구글 워크스페이스, 지메일·독스·캘린더 접근 기본값 켜짐…관리자가 직접 꺼야 차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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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워크스페이스, 제미나이 기업 데이터 접근 기본값으로 켜져 있었다
지메일·독스·캘린더 등 옵트아웃 구조…관리자가 직접 꺼야 차단

구글 워크스페이스, 지메일·독스·캘린더 접근 기본값 켜짐…관리자가 직접 꺼야 차단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구글 워크스페이스, 지메일·독스·캘린더 접근 기본값 켜짐…관리자가 직접 꺼야 차단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구글이 워크스페이스(Google Workspace) 전반에서 AI 챗봇 제미나이(Gemini)의 데이터 접근을 기본값으로 켜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메일(Gmail), 구글 독스(Docs), 캘린더(Calendar), 채팅(Chat) 등 주요 업무 도구에서 관리자가 별도로 끄지 않으면 제미나이가 회사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다. 테크버즈(techbuzz.ai)는 지디넷(ZDNet)의 조사를 인용해 이런 옵트아웃(opt-out) 방식의 기본 설정이 이미 업무가 몰린 기업 IT팀에 추가 부담을 지운다고 지적했다. 지디넷은 실제 관리자 화면을 캡처해 이 기능을 끄는 절차까지 상세히 소개하며 사안을 진단했다. 다만 두 매체의 시각에는 온도차가 있다. 테크버즈는 정보 유출 위험을 강하게 경고하는 반면, 지디넷은 실제 데이터 처리 방식을 뜯어보면 우려가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정책 문제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옵트인이 아니라 옵트아웃…무엇이 달라졌나

지디넷에 따르면 제미나이는 채팅, 드라이브, 독스, 캘린더, 미트(Meet), 지메일에서 이미 쓸 수 있다. 어느 업무 화면에 있든 AI와 바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다. 구글은 이 여섯 가지 데이터 원천을 “워크스페이스 인텔리전스 소스(Workspace Intelligence Source)”로 묶어 관리한다. 문제는 이 소스들이 관리자의 별다른 조치 없이 기본적으로 활성화돼 있다는 점이다.

테크버즈는 이 기능이 스마트 답장, 문서 요약, 일정 제안 같은 AI 보조 기능을 구동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시에 구글의 알고리즘이 기본값으로 기밀성이 있는 업무 정보를 처리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관리자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면, 조직 전체의 이메일과 문서가 별도 동의 절차 없이 AI 분석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실제로는 어떻게 쓰이나…지디넷이 짚은 RAG 구조 / AI 생성 이미지
실제로는 어떻게 쓰이나…지디넷이 짚은 RAG 구조 / AI 생성 이미지

실제로는 어떻게 쓰이나…지디넷이 짚은 RAG 구조

지디넷은 구글이 이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쓰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조직 밖의 다른 사용자나 다른 회사와 프롬프트나 생성된 응답을 공유하지도 않고, 문서와 이메일로 별도의 AI 전용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지디넷은 이 점을 근거로 “규제·프라이버시 측면의 심각한 화재 경보 수준 사안이 회사 내부 정책 문제로 바뀐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실시간 검색 기반 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이다. 구글은 원래부터 워크스페이스의 모든 데이터를 색인해 왔는데, 제미나이가 프롬프트를 받으면 검색을 하듯 워크스페이스 데이터를 뒤져 접근 권한이 있는 관련 정보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답을 만든다. 즉 데이터를 별도로 저장해 학습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매 질문마다 실시간으로 조회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래도 남는 우려…컴플라이언스와 내부 정보 노출

지디넷은 데이터가 학습에 쓰이지 않더라도 사내 모든 정보를 AI가 접근 가능한 상태로 두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봤다. 가장 먼저 거론된 이유는 컴플라이언스와 규제다. 고객 계약이나 규제상 AI의 데이터 스캔·검색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경우, 혹은 내부적으로도 데이터 공유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테크버즈는 헬스케어, 금융, 법률 분야처럼 HIPAA(미국 의료정보보호법), SOX(사베인스-옥슬리법), 변호사·의뢰인 특권 등에 묶인 조직이라면 기본값 켜짐 설정이 즉각적인 규제 대응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우려는 부서 간 정보 격벽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디넷은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인사 관련 민원이나 비공개 거래 같은 기밀 기록이 실수로 다른 부서 직원에게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인간이든 AI든 발생할 수 있는 내부자 위협 문제와도 연결된다. 궁금한 직원이든 악의적인 직원이든 부서 간 안전장치를 우회해 AI에게 질문을 던지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순수한 의도의 질문이라도 구글 문서나 채팅 로그에 남아 있던 민감 정보가 뜻하지 않게 드러날 수 있다고 지디넷은 덧붙였다.

테크버즈는 좀 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제미나이의 요약 기능이 팀 전체가 보는 채팅방에 기밀 인수합병 논의를 실수로 노출시킬 수 있고, 캘린더 분석 기능이 경영진 회의 패턴을 드러내 경쟁사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메일 자동완성 제안이 원래 특정인만 봐야 할 특권적 대화 내용을 참조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다만 이런 시나리오들은 보안 연구자들이 제기한 우려로, 실제 사고 사례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끄는 방법과 남은 과제…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접근

지디넷이 소개한 차단 절차는 다음과 같다. 워크스페이스 관리자 권한이 있는 계정으로 admin.google.com에 접속해 ‘생성형 AI(Generative AI)’ 메뉴에서 ‘워크스페이스의 제미나이(Gemini in Workspace)’를 클릭한다. 이어 ‘워크스페이스 인텔리전스 소스’ 항목에 들어가면 조직 전체에서 해당 기능을 끄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개인 단위 설정에는 한계가 있다. 지디넷 기자가 특정 사용자만 드라이브·독스 접근을 끄려 했지만 해당 선택 항목이 조회 전용(view-only)으로 막혀 있어 변경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개별 사용자 단위로 이 기능을 끄려면 해당 사용자를 별도의 조직 단위나 그룹으로 옮겨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조직 전체 설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세밀한 조정을 원하는 관리자에게는 여전히 번거로운 구조인 셈이다.

테크버즈는 이런 방식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응과 대조된다고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코파일럿(Copilot)의 데이터 접근 정책을 두고 비슷한 논란을 겪은 뒤 기업들의 반발에 세밀한 제어 기능을 추가했다. 테크버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기능을 관리자가 거부할 수 있는 프리미엄 부가기능으로 포지셔닝한 반면, 구글은 제미나이를 워크스페이스 기반 구조 더 깊숙이 심어놓았다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AI 사용 정책을 정비하고 데이터 보호 규제에 대응해 나가는 시점에, 관리자가 사전에 검토할 기회 없이 기본값이 바뀐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