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서 몸 불편한 승객 ‘용변 실수’…운전기사가 보인 행동, 온라인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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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은 영웅들이 모여 더 좋은 사회를 만든다”

서울에서 경남 양산으로 향하던 고속버스 안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몸이 불편한 승객이 미처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용변 실수를 한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자칫 승객에게 큰 수치심으로 남을 수 있었던 순간, 버스 기사는 뜻밖의 선행을 베풀었다. 뒤늦게 공개된 사연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곤란한 상황에 놓인 승객을 끝까지 보살핀 두 사람을 향해 “우리 시대의 작은 영웅”이라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휴게소 도착하자 직접 승객 씻긴 버스 기사

지난 16일 소셜미디어 스레드에는 경남 양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 씨가 고속버스에서 목격한 사연이 올라왔다.

A 씨는 이날 오전 7시께 서울에서 양산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안에는 50~60대로 보이는 승객이 타고 있었다. 해당 승객은 하체가 불편해 지팡이 없이는 이동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한다.

이동 도중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승객이 화장실을 오래 참았지만 몸이 불편한 탓에 제때 이용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실수한 것이다.

고속버스가 휴게소에 도착하자 기사는 망설이지 않고 승객을 씻기기 시작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A 씨도 곧바로 도움에 나섰다.

A 씨는 휴게소 매장에서 승객이 갈아입을 바지를 구매했다. 이후 기사와 함께 승객의 몸을 씻기고 새 바지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도왔다. 지팡이를 챙겨주고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씌운 뒤 버스에 다시 오르는 과정도 함께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는 승객이 자리에 앉은 뒤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오염된 좌석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승객이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방석까지 깔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무엇보다 기사님께서 정말 대단하셨다”며 기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사는 A 씨에게 새로 산 바지값을 건네려 했지만 A 씨는 이를 받지 않았다. A 씨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뜻깊었다면서, 이 일로 버스 도착이 약 30분 늦어져 카페 문을 늦게 열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인류애 충전된다”…온라인에 쏟아진 반응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족에게도 선뜻 하기 어려운 일을 외면하지 않은 기사와 A 씨의 행동에 감사와 응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인류애가 충전된다”, “두 분 모두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이런 작은 영웅들이 모여 더 좋은 사회를 만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기사님과 카페 사장님이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여행이나 자동차, 집을 자랑하는 게시물만큼 이런 선행을 알리는 글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A 씨가 자신의 선행을 과시한 것이 아니라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버스 기사의 배려를 세상에 알렸다는 점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이번 사연이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승객의 몸을 씻기고 옷을 마련해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실수로 당황했을 승객을 탓하거나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고, 필요한 도움부터 건넸다는 점이 더욱 깊은 울림을 남겼다.

몸이 불편한 승객에게는 실수 자체보다 주변의 시선과 반응이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기사와 A 씨는 운행 지연과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승객이 다시 안전하게 자리에 앉을 때까지 곁을 지켰다. 곤란에 처한 사람의 존엄을 지켜준 배려가 온라인을 움직인 셈이다.

만원버스 멈추고 “임신부에게 자리 양보해 주세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버스에서 건넨 작은 배려가 승객에게 큰 위로가 된 사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퇴근길 만원버스에서 임신부를 발견한 기사가 직접 승객들에게 자리 양보를 요청한 일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당시 임신 27주 차 직장인이었던 B 씨는 오후 5시 10분께 서울 광화문에서 271번 버스에 탑승했다. 퇴근 시간대라 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출입문 근처에 선 B씨는 안쪽으로 이동하기조차 어려웠다.

두 정거장가량 이동한 뒤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자 기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승객들을 향해 임신부가 타고 있으니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퇴근길 혼잡한 버스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안내를 들은 한 승객은 곧바로 자리를 내줬다. B 씨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약 15분 동안 안전하게 앉아서 이동할 수 있었다.

B 씨는 임신부라는 이유로 반드시 자리를 양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체력이 바닥나는 날에는 누군가의 배려가 간절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기사와 자리를 내준 승객에게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는 심경도 전했다.

기사의 배려는 하차 순간까지 이어졌다. 혼잡한 버스 안에서 이동하기 어려운 B 씨에게 앞문으로 내려도 된다고 안내한 것이다. B 씨는 빠르게 내릴 수 있었지만 경황이 없어 기사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했고 이름도 확인하지 못했다.

그는 이후 서울시버스운송조합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감사 글을 남겼다. 바쁜 운행 중에도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승객들에게 양보를 요청해 준 기사에게 고마운 마음이 꼭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속버스에서 몸이 불편한 승객을 돌본 기사와 시민, 만원 버스에서 임신부의 안전을 먼저 살핀 기사와 자리를 내준 승객. 두 사연은 특별한 영웅이 아니라 주변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었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낸 짧은 배려가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