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00만원씩 받았는데…김부선 “지원금” 유족 “갚아야 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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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과 생일 등 특정 시기에도 돈 보내
배우 김부선이 고인이 된 지인에게 장기간 받은 돈의 성격을 놓고 유족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유족 측은 해당 금액이 갚아야 할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김부선 측은 상당 부분이 별도의 상환 의무가 없는 지원금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부선은 고인이 된 지인 A 씨의 유족으로부터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당해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핵심은 A 씨가 2013년부터 2025년까지 김부선에게 전달한 돈 가운데 어느 정도가 ‘빌려준 돈’이고 어느 정도가 ‘무상으로 지원한 돈’이었는지다.
유족 측은 A 씨가 약 12년에 걸쳐 여러 차례 김부선에게 약 2억 원을 건넸으며, 이 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부선은 A 씨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 성격이 대여금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김부선 측 설명에 따르면 A 씨는 매달 300만 원씩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거나 명절과 생일 등 특정 시기에 금전을 전달했다. 그러나 김부선은 이를 A 씨가 자신에게 제공한 무상 지원금으로 보고 있다. 즉 돈을 받았다는 사실과 그 돈을 갚아야 할 채무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대로 김부선은 A 씨에게 실제로 돈을 빌린 경우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부선 측은 지원금과 별도로 8000만 원을 빌렸으며, 이 가운데 1000만 원을 이미 갚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자신이 인정하는 현재 채무는 7000만 원이라는 것이다.
결국 재판에서는 단순히 A 씨가 김부선에게 얼마를 송금했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금전거래가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쟁점은 ‘돈을 받았느냐’보다 ‘어떤 돈이었느냐’
민사상 돈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금액이 곧바로 대여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빌려준 것인지, 갚지 않아도 되는 증여나 지원인지, 특정한 목적에 따라 지급된 것인지 등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대여금은 말 그대로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돌려받기로 한 금전을 의미한다. 이 경우 돈을 빌린 사람에게는 원칙적으로 반환 의무가 발생한다. 반면 증여나 무상 지원으로 인정된다면 돈을 받은 사람이 이를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부분도 이 지점이다. 김부선 측은 A 씨가 장기간 정기적으로 돈을 보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돈이 자신을 돕기 위한 지원금이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매달 일정 금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돈이 반드시 대여금이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반면 유족 측에서는 A 씨가 김부선에게 상당한 규모의 돈을 지속적으로 지급한 만큼 이를 단순한 지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족 측은 두 사람이 연인 관계가 아니라 단순히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또 김부선이 과거에도 A 씨에게 돈을 빌리고 갚는 거래를 반복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며, 김부선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여금과 지원금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같은 송금 내역을 두고도 한쪽은 ‘도움을 주기 위해 건넨 돈’으로, 다른 쪽은 ‘나중에 돌려받을 돈’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간 이어진 금전거래…법원은 무엇을 살필까
이번 사건에서 금전거래가 짧은 기간 한두 차례에 그친 것이 아니라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통상 금전 반환을 둘러싼 민사소송에서는 돈을 실제로 주고받았는지뿐 아니라 당사자 사이에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 송금 당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돈을 보낸 뒤 반환을 요구한 정황이 있었는지, 일부 금액이 실제로 상환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계좌이체 내역 역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거래내역만으로 해당 금액의 법적 성격이 언제나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송금 당시 메모나 문자메시지, 차용증 등 별도의 자료가 있다면 거래의 목적을 판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김부선 측이 8000만 원의 차용 사실을 별도로 인정하면서 1000만 원을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양측의 주장을 가르는 요소다. 김부선 측은 자신이 실제로 빌린 돈과 지원받은 돈을 구분해왔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고, 유족 측은 과거 반복된 차용·상환 관계를 근거로 전체 금전거래의 성격을 다르게 보고 있다.
법원은 결국 제출된 금융거래 자료와 당사자들의 주장, 관련 증거 등을 바탕으로 각각의 금전이 어떤 법률관계에서 오갔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자택 가압류까지…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
유족 측은 소송과 함께 지난 4월 김부선이 거주하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에 약 2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신청해 집행한 상태다.
가압류는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이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재산을 처분해 강제집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법원의 결정을 받아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절차다.
가압류가 됐다고 해서 해당 재산이 최종적으로 채권자에게 넘어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안소송에서 실제로 반환해야 할 채무가 인정되는지와 별개로, 장래 강제집행을 확보하기 위한 보전 절차에 해당한다.
따라서 현재 김부선의 아파트에 가압류가 설정됐다는 사실만으로 김부선이 약 2억원의 채무를 최종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최종적으로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금전거래의 성격과 반환 의무가 어떻게 판단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오랜 기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사람들 사이에서 오간 돈이 사후에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특히 정기적으로 돈을 주고받으면서도 이를 대여금인지 지원금인지 명확하게 기록하지 않았다면, 당사자 중 한 사람이 사망한 뒤 유족과 수령자 사이에서 거래의 성격을 둘러싼 해석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배우 김부선, 연기 경력과 사생활
김부선은 1983년 영화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로 데뷔한 배우다. 이후 ‘애마부인3’ 등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으며, 1980년대에는 ‘염해리’라는 예명으로도 활동했다. 본명은 김근희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출연작으로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친절한 금자씨’, ‘너는 내 운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황진이’, ‘몬스터’,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있으며, 드라마 ‘불새’, ‘천일의 약속’, ‘아랑사또전’, ‘네 이웃의 아내’, ‘모던파머’ 등에도 출연했다.
특히 김부선은 오랜 기간 영화와 방송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활동해왔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분식집 아줌마 역을 맡아 작품의 주요 인물들과 호흡을 맞췄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과 특별출연 등을 통해 연기 경력을 이어갔다.
연기 활동 외에도 사회적 현안과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행보로 여러 차례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2014년에는 아파트 난방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이른바 ‘난방열사’라는 별칭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아파트 난방비 문제를 둘러싼 주민 간 갈등 과정에서 폭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았고, 법원은 김부선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