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2분기 순이익 42.6% 급감…메모리값 폭등에 스마트폰 마진 뚝 떨어졌다
작성일
샤오미 2분기 조정순이익 42.6% 감소, 메모리값 폭등이 직격
스마트폰 마진 11.5%→8.5%로 추락, EV 매출 비중은 23%로 확대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Xiaomi)가 메모리 가격 폭등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샤오미는 8월 18일(현지시각) 2분기 조정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6% 줄어든 62억 위안(9억 1,950만 달러)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 66억 위안에도 못 미쳤다. 매출은 6.1% 감소한 1,089억 위안으로, 컨센서스 전망치 1,122억 위안도 밑돌았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는 실적발표문에서 “메모리를 비롯한 핵심 부품 비용의 큰 폭 상승과 업계 경쟁 심화가 사업에 지속적인 역풍이 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폭등이 만든 실적 충격
샤오미의 2분기 전체 매출총이익률은 19.8%로 1년 전 22.5%보다 낮아졌다. 스마트폰 사업 매출은 421억 위안으로 7.5% 줄었고, 스마트폰 매출총이익률은 11.5%에서 8.5%로 떨어졌다. 회사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26.5% 감소한 3,120만대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이를 26% 감소로 집계하며 2개 분기 연속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옴디아는 샤오미가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200달러 미만 가격대에서 판매해, 상위 5개 스마트폰 제조사 중 메모리 가격 상승에 가장 취약한 회사라고 지적했다. 샤오미는 중저가 모델 출하를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평균판매가격은 26% 오른 역대 최고 1,351위안을 기록했지만, 이런 프리미엄화 전략으로도 치솟은 부품 비용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했다. 샤오미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도 메모리 비용 상승 영향으로 6% 줄었다. 샤오미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이 같은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났다”는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샤오미 윌리엄 루(William Lu) 사장은 2분기에도 메모리 비용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스마트폰·태블릿 사업 마진을 눌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스마트폰 사업의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났다”며 제품 구성과 출시 일정을 조정해왔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메모리 가격 상승 속도가 이미 둔화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제품을 포함한 사물인터넷(IoT)·라이프스타일 사업도 타격을 받았다. 세탁기·청소기 등을 포함하는 이 부문 매출은 중국 국내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19% 줄어든 313억 위안에 그쳤고, 매출총이익률도 22.5%에서 20.1%로 낮아졌다. 씨티(Citi) 애널리스트들은 스마트폰 마진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분기가 실적의 단기 저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가 떠받치는 실적, 그러나 남은 과제
스마트폰과 가전이 흔들리는 사이 전기차(EV) 사업은 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EV 매출은 16% 늘어난 239억 위안을 기록했다. 인도량 증가가 판매가 하락을 상쇄한 결과다. EV·AI 등 신사업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23%를 차지해 1년 전 18.3%보다 비중이 커졌다.
다만 EV 한 대당 평균판매가격은 22만9,312위안으로 9.6% 떨어졌다. SU7 울트라 모델의 인도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다. 샤오미는 올해 55만대 인도 목표를 세웠는데, 이는 2025년보다 약 33%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인도량은 18만5,055대에 그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상반기의 거의 두 배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라인 스카이노매드(SkyNomad)의 7인승 N90과 5인승 N70을 앞세워 하반기 인도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가격이 구매 수요는 끌어올릴 수 있지만 마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양극화 속 남은 관전 포인트
중국 자동차 내수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고, 다른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샤오미는 아직 자국 밖으로 차량을 정식 수출하지 않았지만 2027년 유럽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메모리 가격 급등은 샤오미 같은 완제품 제조사에는 악재지만, 같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하다. 최근 자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몰리며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의 실적은 오히려 뛰어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완제품 제조사와 위탁생산업체가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를 두고 서로 다른 국면을 맞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실제로 꺾일지가 샤오미의 실적 회복 속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