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힐, 수노·앤트로픽에 저작권 소송…500곡서 1만곡까지 확대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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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힐 뮤직, 수노·앤트로픽에 저작권 소송…배상액 최대 10억달러
500곡 무단학습 주장, 수노 소송엔 브라이트데이터도 공동피고로 포함

라운드힐, 수노·앤트로픽에 저작권 소송…500곡서 1만곡까지 확대 예고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라운드힐, 수노·앤트로픽에 저작권 소송…500곡서 1만곡까지 확대 예고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음악 퍼블리셔 라운드힐 뮤직(Round Hill Music)이 AI 스타트업 수노(Suno)와 앤트로픽(Anthropic)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8월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각각 제출됐다. 라운드힐은 두 회사가 자사가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수백 곡의 음악 저작물을 라이선스나 보상 없이 AI 모델 학습에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소송 측은 각 사건의 손해배상액이 “최대 10억 달러(약 1조4,150억원, 1달러 1,415원 기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설립된 라운드힐은 11억 달러(약 8억1,000만 파운드) 규모의 음악 저작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미국 음악 회사다.

Qnews24h — Music Publisher Round Hill Sues Suno, Anthropic for $1 Billion Over AI Copyright Claims

무단 학습 의혹과 데이터 스크래핑 정황

라운드힐은 수노와 앤트로픽이 구구 돌스(Goo Goo Dolls)의 “아이리스(Iris)”, 보니 타일러(Bonnie Tyler)의 “토탈 이클립스 오브 더 하트(Total Eclipse Of The Heart)”,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아이 갓 유(아이 필 굿)” 등 자사가 관리하는 곡들을 무단으로 서버에 복제해 저작권법(Copyright Act)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또 저작권관리정보(CMI)를 제거하고, AI 모델이 학습과 결과물 생성 과정에서 이를 무시하도록 훈련시켜 침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특히 수노를 상대로 한 소송에는 데이터 스크래핑 업체 브라이트데이터(Bright Data)가 공동 피고로 이름을 올렸다. 이스라엘 네타냐에 본사를 둔 브라이트데이터는 “수상 경력의 프록시 네트워크와 강력한 웹 스크레이퍼, 즉시 사용 가능한 데이터셋”을 제공한다고 자사를 소개하는 업체다. 라운드힐은 브라이트데이터의 도구가 “음원 파일을 대량으로 스크래핑하고 CMI를 제거해 AI 모델 학습용으로 가공하도록 특별히 설계됐다”며, 이 업체가 라이선스 플랫폼의 접근 제한을 우회하는 데 쓰였다고 주장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브라이트데이터는 2025년 매출이 3억 달러를 넘어섰고 전년 대비 50% 성장했으며, 2026년 연간반복매출(ARR) 전망치는 4억 달러에 달한다. 브라이트데이터는 앞서 2023년에도 X(옛 트위터)로부터 “혁신 기술 기업들을 기반으로 불법 데이터 스크래핑 사업을 구축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 바 있다.

500곡에서 최대 1만곡까지…커지는 배상 청구 / AI 생성 이미지
500곡에서 최대 1만곡까지…커지는 배상 청구 / AI 생성 이미지

500곡에서 최대 1만곡까지…커지는 배상 청구

라운드힐은 두 소송 모두에서 우선 500곡 안팎의 자사 저작물이 AI 학습에 무단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소송장에는 “원고들은 궁극적으로 보유한 음악 저작물과 음원 1만 곡 이상을 목록에 추가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렇게 될 경우 청구하는 법정 손해배상액 총액이 수억 달러 수준을 넘어 “최대 10억 달러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 있다”고 소송장은 명시했다.

앤트로픽에 대해서는 “이전 소송에 대응해 부분적인 출력 필터를 도입했음에도, 클로드가 라운드힐 카탈로그의 상당수를 그대로 재생성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라운드힐 측은 이를 “고의적 침해”로 규정했다. 아울러 저작물을 무한정 보유하며 향후 활용을 도모하는 행위는 “공정 이용(fair use)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목적이 변형적이지 않고 원저작물 전체를 제한 없이 보유하며, 무단 복제본이 실제 시장에서 판매·라이선스를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는 논리다.

“수십억 달러 사업, 창작자에겐 한 푼도”

라운드힐 최고경영자 겸 창업자 조시 그러스(Josh Gruss)는 “우리는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음악 저작물의 관리자로서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이를 만든 작곡가와 아티스트들에게 책임을 다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인공지능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 위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짓고 창작자에게는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다는 발상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이선스는 혁신의 장애물이 아니라 원재료의 정당한 소유자와 그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 사건들을 재판까지 끌고 가 이들 기업에 책임을 물을 것이고, 작곡가와 아티스트들이 정당한 보상 몫을 박탈당하는 결론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운드힐을 대리하는 애덤스앤리스(Adams and Reese LLP)의 리처드 부시(Richard S Busch) 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은 복잡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활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만들어졌고, 앤트로픽의 경우 이제 기업가치가 1조 달러(약 1,415조원, 1달러 1,415원 기준)를 넘는 회사가 됐지만, 그 가치의 기반을 만든 작곡가와 퍼블리셔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며 “그 이용에는 공정한 부분이 전혀 없다. 법정과 배심원 앞에서 우리 주장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시 변호사는 앞서 마빈 게이(Marvin Gaye) 유족을 대리해 “블러드 라인스(Blurred Lines)” 사건에서 승소를 이끈 바 있다. 수노는 이번 소송에 대한 논평을 거절했고, 앤트로픽은 보도 시점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잇따르는 AI 음악 저작권 소송, 판이 더 커진다

이번 소송은 라운드힐만의 사례가 아니다. 수노는 이미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로부터 미국에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독일 음악저작권협회 게마(GEMA)가 제기한 소송에서 독일 법원이 수노에 저작권 침해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앤트로픽 역시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그룹, 콘코드뮤직그룹, ABKCO 등으로부터 클로드 학습에 가사를 무단 사용했다는 유사한 혐의로 소송을 당하고 있다.

음악 저작권을 둘러싼 AI 소송전은 음악 산업을 넘어 출판·미디어 업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저자와 출판사, 미디어 기업들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을 상대로도 저작물 무단 학습을 문제 삼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앤트로픽은 앞서 별도의 저작권 분쟁에서 작가 그룹과 15억 달러(약 2조1,225억원, 1달러 1,415원 기준) 규모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라운드힐 소송이 어떤 결론에 이르든, AI 기업들이 저작물 학습 대가를 어떻게 지불할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다시 시험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