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 모인 안동역에 “폭탄 설치”…‘다큐3일’ 현장 뒤집은 10대가 받은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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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3일’ 10년 재회 현장에 허위 폭발물 글 올린 19세
경찰 50여명 출동·시민 대피…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KBS ‘다큐멘터리 3일’ 안동역 재회 현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글을 올린 1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5년 경북 안동시 안동역에서 여대생들이 인터뷰하는 모습. / KBS '다큐 3일' 방송 캡처
2015년 경북 안동시 안동역에서 여대생들이 인터뷰하는 모습. / KBS '다큐 3일' 방송 캡처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천수 판사는 공중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사기 혐의로 기소된 양모 씨에게 지난 12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양 씨는 19세로 보호관찰 명령도 함께 받았다.

양 씨는 지난해 8월 15일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KBS 다큐멘터리 채널 유튜브 라이브 방송 ‘안동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실시간 채팅창에 “저 거기 있는데 폭탄 설치했습니다”라는 허위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폭탄 협박 글 하나에 경찰 50여명 출동

당시 옛 안동역 광장에는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편 촬영을 위해 제작진과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2015년 방송에서 시작된 ‘10년 뒤 재회’ 약속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양 씨의 글을 본 한 시청자가 경찰에 “안동역에 폭탄이 설치됐다”고 신고하면서 현장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안동경찰서 경찰관 50여명이 출동해 폭발물 수색에 나섰고 광장에 있던 시민들도 대피했다.

재판부는 양 씨의 범행으로 안동역에 모여 있던 다수의 사람이 불안과 불편을 겪었고 경찰력이 크게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KBS 다큐멘터리 채널 촬영에 차질이 생긴 점도 언급했다.

다만 양 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에서 10년 전 안동역 재회 약속을 돌아보는 장면. / KBS ‘다큐멘터리 3일’ 캡처
지난해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에서 10년 전 안동역 재회 약속을 돌아보는 장면. / KBS ‘다큐멘터리 3일’ 캡처

10년 전 안동역에서 시작된 약속

‘다큐멘터리 3일’은 2022년 종영했지만 2015년 방송된 안동역 편은 지난해 다시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이지원 촬영감독은 안동역에서 기차 여행 중이던 대학생 김유리·안혜연씨를 만나 즉석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화 도중 안 씨가 10년 뒤 같은 코스를 다시 여행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이 감독에게 “2025년 8월 15일 여기서 만나요”라고 제안했다.

이 감독도 약속에 응하면서 세 사람의 ‘10년 뒤 재회’가 만들어졌다. 해당 장면은 시간이 흐른 뒤 온라인에서 다시 화제가 됐고 KBS는 약속 날짜에 맞춰 특별편을 마련했다.

지난해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에서 10년 전 안동역 재회 약속을 돌아보는 장면. / KBS ‘다큐멘터리 3일’ 캡처
지난해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에서 10년 전 안동역 재회 약속을 돌아보는 장면. / KBS ‘다큐멘터리 3일’ 캡처

지난해 8월 15일 제작진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옛 안동역을 찾았다.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주목받으면서 현장에는 시민 수백명도 모였다.

하지만 폭발물 신고가 접수되면서 광장 일대가 한때 통제됐고 재회도 무산될 뻔했다. 수색과 통제가 끝난 뒤 이 감독과 김 씨는 결국 다시 만났다.

김 씨 요청에 따라 재회 장면은 방송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각자 휴대전화로 기념사진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안 씨는 당시 해외에 머물고 있어 현장에 나오지 못했지만 약속 전날 메시지를 보내 10년 전 추억을 기억하고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지 업소에서는 10만원인 척 ‘10원 송금’

양 씨는 폭발물 협박 사건 외에 사기 혐의로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양 씨는 지난해 9월 경기 남양주시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10만원 상당의 서비스를 받은 뒤 실제 요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계좌이체 과정에서 송금인 표시를 ‘10만원’으로 바꿔 정상적으로 돈을 보낸 것처럼 보이게 한 뒤 실제로는 10원만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혐의까지 함께 유죄로 판단했다. 양 씨는 결국 공중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사기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보호관찰 명령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