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면 된다”…대출 막힌 요즘 2030이 선택한 아파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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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집 포기하고 서울 입지 선택
전월세 부담에 외곽까지 확산한 초소형 아파트 열풍

서울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초소형 아파트 선호가 노원·강서·구로 등 서울 외곽으로 확산하면서 거래량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 건수는 466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489건보다 33.6% 증가한 수치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초소형 아파트는 일반적인 소형 아파트보다 면적이 작아 1~2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이 주로 찾는 상품이다. 방과 거실, 주방 등의 공간이 제한적인 대신 같은 단지 안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서울 핵심 생활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한 자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가격과 월세가격까지 오르면서 주거비를 계속 부담하기보다 작은 집이라도 직접 매수하려는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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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노원·강서까지 번졌다

초소형 아파트 거래는 서울 전역에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가 4341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 2806건, 구로구 254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초소형 아파트 선호 지역으로 꼽혀온 송파구는 2509건, 강남구는 1821건, 서초구는 1337건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강남권에서 ‘작더라도 서울 핵심 입지에 들어가려는 수요’가 초소형 아파트를 찾는 주요 이유였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서울 외곽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가격 상승 사례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가양동 성지2단지 전용면적 34㎡는 지난달 24일 7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거래가격이 6억6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수개월 사이 1억3500만원 오른 것이다.

가양6단지 전용 39㎡도 지난 10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연초 거래가격이 8억25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억2500만원가량 상승했다.

노원구에서도 가격 오름세가 나타났다. 하계동 한신 전용 35㎡는 지난 16일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거래가격인 4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9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동대문구 용두동 동대문 푸르지오시티 전용 36㎡ 역시 지난달 21일 4억59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면적만 놓고 보면 서울에서 가장 작은 축에 속하는 아파트들이지만, 매매가격 자체가 낮다고만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수요가 붙는 것은 서울이라는 입지와 아파트라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가격 부담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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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도 서울”…대출 막히자 면적부터 줄였다

시장에서는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를 단순히 ‘작은 집 선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서울에서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총자금이다. 아파트 가격이 높아질수록 같은 지역에서 더 넓은 집을 구입하려면 필요한 자기자본이 커진다. 여기에 대출 규제가 더해지면 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된다.

결국 입지를 포기하고 면적을 유지하거나, 면적을 포기하고 입지를 유지하는 선택지가 생긴다. 최근 서울 초소형 아파트 시장에서는 후자를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강서구 가양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를 찾는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실거주와 투자 목적의 대기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적정 가격의 매물이 나오면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동대문구 용두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30대가 초소형 아파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전세가격과 월세가격까지 오르면서 ‘작더라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30세대에게 초소형 아파트는 주거비와 자산 형성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다. 넓은 집을 빌려 사는 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기보다, 자신의 자금으로 접근 가능한 작은 아파트를 먼저 매수한 뒤 향후 갈아타기를 노리는 방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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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월세도 비싸졌다…“차라리 작은 집이라도”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초소형 아파트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에서 전세와 월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주거 선택 자체가 어려워진다. 전세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고 월세까지 오르면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비가 커진다. 반대로 매수를 선택할 경우에는 대출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실수요자들은 처음부터 넓은 집을 구하기보다 자신의 자금 규모에 맞는 초소형 아파트를 선택하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가 빌라나 오피스텔과 비교해 선호되는 이유도 있다. 아파트라는 상품 특성상 상대적으로 관리가 편하고 주차·커뮤니티·보안 등에서 장점이 있으며, 향후 매도할 때도 아파트라는 이유로 수요층을 확보하기 쉽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입지가 좋은 초소형 아파트라면 교통이나 상권, 직장 접근성 등을 그대로 누리면서 주거 면적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젊은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서울 외곽으로 한 번 밀려나면 이후 핵심 지역으로 다시 진입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도 작용한다. 이에 따라 처음부터 원하는 지역의 넓은 집을 고집하기보다 작은 평형으로 먼저 진입한 뒤 자산을 늘려 더 넓은 집으로 이동하는 ‘갈아타기’ 전략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초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역세권 여부, 신축 여부, 단지 규모, 재건축 가능성, 주변 업무시설과 학군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면적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가격 부담이 낮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최근 사례처럼 소형 평형의 매매가격 자체가 크게 오른 경우에는 ㎡당 가격이 중대형보다 오히려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향후 시장에서는 ‘면적별 가격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같은 지역에 위치하더라도 대형 평형보다 상대적으로 초기 자금 부담이 낮은 초소형 주택에 매수세가 집중될 경우 소형 평형의 가격이 먼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초소형 아파트가 모든 수요자에게 유리한 선택인 것은 아니다. 실제 거주 공간이 좁아 가족 구성원이 늘어나면 다시 더 넓은 주택으로 옮겨야 할 가능성이 있고, 관리비나 주차 여건, 수납공간 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특히 투자 목적이라면 단순히 면적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 해당 단지의 입지와 교통, 정비사업 가능성, 임대수요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초소형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고가 아파트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구조적인 변화인지에 따라 향후 가격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