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2026년 예고했던 비트코인 수탁 올해 안으로 앞당겨…이더리움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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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8월18일 커스터디플러스 공개…연내 비트코인 수탁 시작 예고
채권처럼 관리, 이더리움은 제외…월가 은행권 가상자산 진출 가속

씨티, 2026년 예고했던 비트코인 수탁 올해 안으로 앞당겨…이더리움은 제외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씨티, 2026년 예고했던 비트코인 수탁 올해 안으로 앞당겨…이더리움은 제외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씨티(Citi)가 비트코인 커스터디(가상자산 수탁) 서비스에 정식 이름을 붙였다. 씨티인베스터서비스(Citi Investor Services)는 8월18일(현지시각) 새로운 수탁 플랫폼 ‘커스터디플러스(Custody+)’를 공개했다. 회사는 “올해 안에 비트코인 수탁을 시작으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월이나 고객 등급, 키 보관·보험 방식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씨티가 오래전부터 예고해온 가상자산 수탁 작업을 정식 상품명 아래 처음으로 편입한 사례다. 초기 대상은 비트코인 한 종목으로 한정되며, 이더리움 등 기관용 ETF 복합체를 이루는 다른 가상자산은 출시 시점에서는 빠진다.

씨티가 내놓은 커스터디플러스, 무엇이 담겼나

커스터디플러스는 압축된 결제 주기와 24시간 거래에 대응하는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씨티는 자체 특허 기술인 단일이벤트처리(Single Event Processing) 기술의 미국 내 도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체 이벤트 처리 물량의 80% 이상이 이제 실시간으로 처리되고, 자발적 기업행동(voluntary corporate action) 처리 시간은 최대 92% 줄었다. 미국 내 자발적 이벤트의 96%는 2시간 이내에 처리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커스터디 사업은 62개 자체 시장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시장에서 고객을 지원하며, 씨티의 서비스 부문은 매년 20억달러(약 2조8,280억원, 1달러 1,414원 기준)를 플랫폼 전략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씨티인베스터서비스 커스터디 부문 책임자 아밋 아가르왈(Amit Agarwal)은 “커스터디플러스는 고객 전략의 속도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다년간의 약속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영 환경의 복잡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객이 운영 모델을 단순화할 수 있도록 각 솔루션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씨티인베스터서비스 책임자 크리스 콕스(Chris Cox)도 “커스터디플러스는 기관투자자 고객을 위해 지연과 마찰을 없애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투자의 명확한 사례”라고 밝혔다.

지갑 없이 비트코인 굴린다…수탁 구조는 어떻게 짜였나 / AI 생성 이미지
지갑 없이 비트코인 굴린다…수탁 구조는 어떻게 짜였나 / AI 생성 이미지

지갑 없이 비트코인 굴린다…수탁 구조는 어떻게 짜였나

커스터디플러스에서 고객은 지갑이나 개인키, 일회용 주소를 직접 다루지 않고도 비트코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이 계층은 씨티가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씨티의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구축을 이끄는 니샤 수렌드란(Nisha Surendran)은 올해 초 “먼저 핵심 커스터디와 보관을, 이후 기관급 키 관리와 지갑 인프라를 갖추는” 순서로 모델을 설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비트코인 포지션은 고객이 기존에 증권 자산에 쓰던 것과 동일한 보고 채널, 세무 워크플로, 컴플라이언스 체계로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지시는 스위프트(SWIFT)나 API, 표준 인터페이스로 전송할 수 있다.

장기 로드맵에는 자산 분리, 담보 관리, 크로스마진 처리가 포함돼 있다. 이 로드맵이 실현되면 고객은 국채를 보유한 것과 같은 마스터 계좌 안에서 비트코인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는 기관 데스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능으로 꼽힌다. 씨티가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는 통합이다. 고객이 주식·채권을 보유하는 동일한 프레임워크 안에 비트코인을 두고, 가상자산 전문 수탁사가 아닌 글로벌 은행을 거래상대방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상자산 전문 수탁사를 승인하기 어려운 투자 지침을 가진 펀드들에 특히 의미가 크다.

규제 빗장 풀리자 월가 은행들 잇달아 가상자산行

씨티는 지난해인 2025년 10월(현지시각) 2026년 안에 네이티브 가상자산 토큰을 수탁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밝혔다. 당시 씨티의 파트너십·혁신 부문 글로벌 총괄 비스와룹 채터지(Biswarup Chatterjee)는 이 프로젝트가 2~3년째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계상 걸림돌은 2025년 초 풀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고객 가상자산을 은행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처리하도록 유도했던 지침인 직원회계지침(SAB) 121을 폐지하면서다.

씨티가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제공하는 첫 대형 은행은 아니다. BNY는 이미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2월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제공할 법인을 위한 전국은행신탁 인가를 신청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올해 1월 씨티, BNY와 함께 토큰화된 주식·ETF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씨티는 토큰화된 예금을 활용해 실시간 국경 간 결제를 지원하는 씨티토큰서비스(Citi Token Services)도 운영 중이며, 일부 시장에서는 토큰화 예금의 24시간 이전을 지원한다. 씨티는 지난해부터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다른 대형 은행들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상품 발행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입법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는 지난주 클래리티법(Clarity Act)에 대해 “씨티는 디지털자산 분야의 선두주자”라고 말했다. 그는 법안에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좋은 법안이 통과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토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정의하는 이 법안은 9월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아직 남은 물음표…규모는 얼마나, 이더리움은 언제

씨티의 몸집은 이번 서비스의 파급력을 짐작케 한다. 씨티는 24조달러 규모의 수탁·관리 자산(AUC/A)을 보유하고 있으며, 씨티의 증권서비스 부문이 관리하는 총 고객 자산은 30조달러에 가깝다. 씨티 자체 대차대조표 규모는 약 2조6,400억달러로, 커스터디 사업 규모가 은행 자체보다 약 10배 크다고 크립토티커(cryptoticker.io)는 짚었다. 이런 규모의 은행이 관리하는 자산 중 일부만 비트코인 커스터디로 흘러들어도 기관 자금과 가상자산이 만나는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이번 발표에는 정확한 출시 월이나 고객 등급, 키 보관·보험 방식이 담기지 않았다. 서비스는 비트코인만으로 출발하며, 씨티는 수요에 따라 다른 가상자산으로 확장할 계획을 시사했지만 구체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씨티가 실제로 언제, 어떤 조건으로 비트코인 커스터디의 문을 여는지는 앞으로 나올 후속 발표를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