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바오, 현금 없이 비트코인 2380개로 2184억원 조달…이사회 4석 새 주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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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바오, 비트코인 2380개로 2184억원 사모조달…이사회 4석도 새 주인 몫
나스닥 상장유지 압박 속 경영권까지 넘어가는 초유의 트레저리 딜

나스닥 상장 중국계 보험테크 기업 즈바오 테크놀로지(Zhibao Technology, 종목코드 ZBAO)가 현금 한 푼 없이 비트코인(BTC) 2,380개만으로 1억5,470만달러(약 2,184억원, 1달러 1,412원 기준) 규모의 사모발행(PIPE)을 마무리했다. 즈바오는 8월17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6-K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시했다. 비미국계 투자자 컨소시엄이 대금 전액을 비트코인으로 즈바오 지정 지갑에 직접 납입한 구조가 특징이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재무전략 변경을 넘어 이사회 구성과 경영권까지 뒤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상장유지 요건 위반 통지까지 받았던 즈바오로서는 비트코인 트레저리(재무보유) 전략이 회사의 명운을 가를 승부수가 됐다.
비트코인으로만 채운 2,184억원 규모 사모발행
즈바오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임베디드 디지털보험 선도업체를 자처하는 회사다. 투자자들은 대금 전액을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 2,380개로 즈바오가 지정한 지갑 주소에 직접 납입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계약 체결일인 7월30일(현지시각) 시세를 기준으로 개당 6만5,000달러(약 9,178만원)로 계산됐다.
투자자들은 대가로 단가 0.35달러짜리 유닛 4억4,200만개를 받았다. 유닛 하나는 클래스A 보통주 1주와 2년 만기 워런트(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 0.35달러) 1개로 구성된다. 인도는 두 차례로 나뉘었다. 8월17일 종결 시점에 3억9,567만8,152개(1차 인도분)가 먼저 전달됐고, 나머지 4,632만1,848개(2차 인도분)는 회사의 승인 정관자본 증액에 대한 주주 승인을 조건으로 30일 안에 추가 인도될 예정이다.
보타오 마 이사는 이번 거래를 “회사 10년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순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달로 재무기반이 강화되고 AI 기반 보험상품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과 인프라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회사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즈바오는 조달 자금(비트코인)을 일반 경영비용과 사업 확장, AI를 포함한 연구개발, 그리고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삼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전략 강화에 쓰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에 발행된 주식과 워런트에 대한 리세일 등록신청서(F-1)를 7월31일(현지시각) 발효일 기준 45일 안에 SEC에 제출하기로 했다.

원래 3,500 BTC 계획에서 1,120 BTC 줄어든 배경
이번 거래는 즈바오가 처음 구상했던 계획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7월22일(현지시각) 작성된 비구속적 조건부계약서(term sheet)에는 약 3,500 BTC, 약 2억2,000만달러(약 3,106억원) 규모의 사모발행이 담겨 있었다. 최종 확정된 계약은 이보다 1,120 BTC, 약 6,500만달러(약 918억원) 줄어든 규모로 마무리됐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타임스(cryptotimes.io)는 이런 축소가 전략적 후퇴라기보다 8월 들어 약세를 보인 비트코인 가격 환경 탓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계약 기준가인 6만5,000달러보다 낮은 6만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즈바오가 새로 확보한 비트코인 보유분은 매입 단가 대비 약 240만달러(약 34억원)의 미실현 손실을 안고 있다고 크립토타임스는 짚었다. 다만 이 매체는 해당 손실 규모가 거래의 전략적 무게에 비하면 반올림 오차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분 8억8,400만주 늘어날 수도…경영권도 통째로 바뀐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크립토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PIPE를 주도한 투자자 컨소시엄은 과거 언론 보도에서 조이어테크(Joyertech)와 인포메이션 OPC(Information OPC) 등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거래 종결과 함께 이사회 5석 중 4석을 새로 지명하고, 신임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6-K 보고서에는 현 CEO 진메이 궈 헬스트룀(Jinmei Guo Hellstroem)이 서명했지만, 기존 이사 4명과 현 CEO·CFO는 사임하고 보타오 마 이사만 유임돼 경영 연속성을 담당하게 된다.
주식 물량 측면 변화도 크다. 워런트가 모두 행사될 경우 클래스A 보통주가 최대 8억8,400만주 추가로 발행될 수 있다. 이는 거래 이전 즈바오의 클래스A 보통주 약 3,220만주와 클래스B 보통주 약 1,680만주를 합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크립토타임스는 이를 두고 이번 PIPE가 사실상 트레저리 구축과 동시에 나스닥 상장사라는 껍데기(shell)를 비트코인으로 사들이는 경영권 인수 성격을 함께 띤다고 평가했다.
상장유지 압박 속 주가는 요동…업계 순위는 이미 33위
즈바오는 이번 비트코인 조달 이전부터 나스닥 상장유지 규정 위반 문제를 안고 있었다. 5월27일부터 7월9일까지 주가가 최소 호가 기준인 1달러 밑에서 마감되자, 즈바오는 7월10일(현지시각) 나스닥으로부터 결격 통지서를 받았다. 회사는 2027년 1월6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주가를 1달러 이상으로 유지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크립토타임스에 따르면 즈바오 시가총액은 보도 시점 기준 약 3,500만달러(약 494억원)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으로 조달한 1억5,470만달러 규모 거래는 자기 시가총액의 4배가 넘는 셈이다. 주가는 비구속적 조건부계약서가 처음 공개된 7월 당시 약 24% 급등했고, 확정 계약 체결 소식이 나온 뒤에는 약 79% 뛰었지만 이후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고 크립토타임스는 전했다.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소식을 전한 벤자이너(Benzinga)는 즈바오 주가가 연초 대비 약 77% 급락한 상태라고 짚었다. 벤자이너는 비트코인트레저리스(bitcointreasuries.net) 집계를 인용해 즈바오가 이번 조달로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과 사이퍼디지털(Cipher Digital)을 제치고 세계 33위 규모 기업 비트코인 보유자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같은 집계에서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Strategy)는 530억달러(약 74조8,000억원)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즈바오의 행보는 일본 메타플래닛이 미국 트레저리 법인에 2,100 BTC(약 1억3,200만달러, 약 1,864억원)를 투입한 사례나, 이 전략을 처음 대중화한 스트래티지가 최근 매주 이어온 비트코인 매입을 멈추고 오히려 보유분을 일부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사례와 함께 놓고 볼 필요가 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은 그대로 둔 채 주식 매각으로만 3억3,400만달러(약 4,716억원)를 조달했다.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편입하는 이른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전략이 확산하는 동시에, 일부 후발주자는 포지션을 정리하는 등 균열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