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개봉했는데…갑자기 넷플릭스 TOP 10 뚫은 제작비 수천억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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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영화가 왜 지금 뜬걸까? 넷플릭스 역주행의 비결
할리 퀸 신드롬이 만든 기적, 악당들의 팀플레이가 재조명받다
개봉한 지 10년 된 DC 영화가 한국 넷플릭스 순위에 깜짝 진입했다. 정체는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액션 블록버스터 ‘수어사이드 스쿼드’다.

지난 20일 넷플릭스 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오늘 대한민국 TOP 10 영화’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8월 국내 극장에 걸린 작품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다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때아닌 역주행에 성공한 것이다.
개봉 10년 만에 넷플릭스 TOP 10 역주행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히어로들이 나서기 어려운 비밀 임무에 투입된 슈퍼 악당들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퓨리’와 ‘엔드 오브 왓치’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6년 국내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는 189만8220명을 기록했다. 윌 스미스와 마고 로비, 자레드 레토, 카라 델러빈, 조엘 킨나만, 비올라 데이비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며 관심을 모았다.

영화의 출발점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이후다. 슈퍼맨의 죽음으로 강력한 존재의 공백이 생기자 정부 기밀 요원 아만다 월러는 수감된 악당들을 모아 비공식 특수부대 ‘태스크 포스 X’를 조직한다.
월러는 이들에게 형량 감면과 특별 사면을 제시하는 대신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극비 작전을 맡긴다. 임무에 성공하면 자유에 가까워지지만, 명령을 거부하거나 도주하면 목숨을 잃는다. 정부로서는 작전이 실패해도 관계를 부인할 수 있는 ‘소모 가능한 요원’들인 셈이다.
제작비 약 2400억원…DC 악당 총출동한 초대형 프로젝트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는 1억7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현재 환율로 단순 환산하면 약 24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홍보·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도 수천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팀의 중심에는 정확한 사격 능력을 지닌 킬러 데드샷이 있다. 윌 스미스가 맡은 데드샷은 냉혹한 암살자이면서도 딸에게만큼은 애틋한 아버지라는 양면성을 지닌 인물이다.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 퀸을 비롯해 제이 코트니의 캡틴 부메랑, 제이 에르난데스의 엘 디아블로, 아데웰레 아킨누오예-아그바제의 킬러 크록, 아담 비치의 슬립낫, 카렌 후쿠하라의 카타나가 팀에 합류한다. 이들을 현장에서 지휘하는 릭 플래그 대령은 조엘 킨나만이 맡았다.
서로를 믿기는커녕 팀플레이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악당들이 하나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설정이 영화의 핵심이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능력과 욕망, 숨겨진 사연을 드러내며 충돌한다. 이들의 불협화음은 어두운 세계관 속에서도 속도감 있는 액션과 블랙 유머를 만들어낸다.
영화보다 더 뜨거웠던 ‘할리 퀸 신드롬’

작품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단연 할리 퀸이다. 정신과 의사 할린 퀸젤이 아캄 수용소에서 조커를 치료하다 그에게 빠져들면서 악당 할리 퀸으로 변한다.
할리 퀸은 의학과 심리학 지식은 물론 뛰어난 민첩성과 전투 능력까지 갖춘 인물이다. 야구방망이를 거침없이 휘두르고 상대의 심리를 교묘하게 흔드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양쪽으로 묶은 금발 머리에 파란색과 분홍색을 더한 스타일, 번진 듯한 메이크업과 강렬한 의상도 화제를 모았다. 개봉 이후 할리 퀸의 외형은 세계적으로 할로윈 코스프레와 패션 콘텐츠에 활용되며 하나의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마고 로비 역시 할리 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그는 다른 배역과 바꾸고 싶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를 사랑한다고 밝혔고, 이후 ‘버즈 오브 프레이’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같은 역할을 연기했다.
할리 퀸은 1992년 코믹북이 아닌 애니메이션 ‘배트맨’ 시리즈를 통해 처음 등장했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캐릭터였지만 특유의 광기와 유머, 조커와의 복잡한 관계가 인기를 끌면서 DC를 대표하는 빌런으로 성장했다.
조커·배트맨까지 등장…악당의 시선으로 뒤집은 히어로물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조커도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레토는 촬영 기간 캐릭터의 감정과 말투를 유지하는 메소드 연기를 시도했고, 제작진은 그가 다른 배우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촬영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속 조커는 범죄 세계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화려한 의상과 문신, 금속 치아 등 기존 작품과 다른 외형을 앞세웠다. 수감된 할리 퀸을 되찾으려는 그의 움직임이 태스크 포스 X의 임무와 맞물리면서 극에 또 다른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벤 애플렉이 연기한 배트맨의 등장은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DC 확장 유니버스(DCEU)와 연결한다. 배트맨은 데드샷과 할리 퀸을 체포한 인물로 등장해 악당들의 과거를 보여준다. 에이어 감독은 이 작품을 악당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배트맨 영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 후반부에는 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존재가 깨어나면서 태스크 포스 X에 첫 실전 임무가 내려진다. 조커와 할리 퀸, 데드샷, 캡틴 부메랑 등 각자의 목적만 좇던 악당들은 살아남기 위해 처음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극장 개봉 당시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캐릭터와 음악, 배우들의 개성만큼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할리 퀸은 영화의 성과를 넘어 독자적인 생명력을 얻었다. 개봉 10년 만에 이뤄진 넷플릭스 TOP 10 진입은 익숙한 DC 악당들의 첫 번째 팀플레이를 다시 확인하려는 시청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