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지시 폭로’ 홍장원·‘서강대교 회군’ 조성현…내란 혐의로 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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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은 불입건·핵심 참고인…종합특검은 정반대 판단
홍장원·조성현 나란히 기소…기존 내란 재판에도 변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왼쪽)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 뉴스1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왼쪽)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 뉴스1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19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두 사람은 앞선 조은석 내란·외환특별검사팀 수사에서는 각각 불입건되거나 핵심 참고인으로 평가받았지만 종합특검은 같은 비상계엄 당시 행적을 두고 다른 판단을 내렸다.

조 전 단장은 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예하 부대에 국회 출동 명령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종합특검은 조 전 단장이 2024년 12월 4일 오전 1시 4분쯤 부하 지휘관들에게 총기와 탄약은 두고 진압봉을 챙겨 국회 내부 인원을 끌어내라는 취지로 지시한 정황 등을 기소 근거로 들었다.

다만 조 전 단장은 이후 국회로 이동하던 후속 병력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한 인물이다. 계엄 이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수사 과정에서도 당시 지시 상황을 적극적으로 증언했고 비상계엄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보국훈장을 받았다. 앞선 내란특검은 이런 점을 고려해 조 전 단장을 입건하지 않았다.

내란특검은 불입건…종합특검은 기소

경기 과천시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 사무실 / 뉴스1
경기 과천시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 사무실 / 뉴스1

두 특검의 판단은 조 전 단장을 두고 정반대로 갈렸다. 내란특검은 조 전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위헌·위법한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최종적으로 거부했고 휘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해 불법 상태를 짧은 시간 안에 해소했다고 봤다. 반면 종합특검은 국회 해제 요구 결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조 전 단장이 계엄 실행에 관여했고 이후 회군 지시만으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종합특검은 계엄 직전 조 전 단장이 수방사 예하 특수조직인 ‘수호신TF’를 소집했고, 이 전 사령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전화로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라고 답한 점 등도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단장의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지시 역시 계엄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아니라 병력 이동 과정에서 나온 지시였다고 판단했다.

홍 전 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한 핵심 증인이다. 탄핵심판과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는 말을 들었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정치인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홍 전 차장 역시 계엄 실행 과정에 관여했다고 봤다.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산하 부서장 회의를 열어 국군방첩사령부와 경찰청 사이 연락망을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적용했다.

정치인 체포지시 폭로했던 홍장원도 법정행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월 26일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4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월 26일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4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계엄 해제 이후 행적도 기소 사유에 포함됐다. 종합특검은 국정원이 국가안보실에서 받은 비상계엄 배경 설명 문건을 토대로 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에게 계엄을 옹호하는 취지의 설명을 전달했고 홍 전 차장이 관련 과정을 보고받고 재가했다고 판단했다. 외국 정보협력기관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설명하거나 해외 반응을 수집·보고한 사실 역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에 포함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부서장 회의가 10분 정도 진행됐으며 계엄 상황에서 부서별 업무와 조치 사항을 정리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입장이다. 종합특검은 지난 5월부터 홍 전 차장을 네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내란 가담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종합특검은 이날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황원진 전 국정원 2차장, 김남우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직원들에게 을지연습에 준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포괄적으로 지시하고 미국 정보협력기관에 계엄을 옹호하는 취지로 설명한 혐의를 받는다. 황 전 차장과 김 전 실장에게도 각각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인원 파견 검토와 계엄상황실 파견 인원 선발 등을 지시한 혐의가 적용됐다.

같은 사실 두고 엇갈린 판단…재판서 다시 다퉈질 듯

이번 기소로 기존 내란 재판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조 전 단장과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핵심 진술을 해왔다. 두 사람이 내란 공범으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윤 전 대통령 측 등이 두 사람의 진술 신빙성을 다시 문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앞선 내란특검이 조 전 단장의 행위를 계엄 저지로 평가한 반면 종합특검은 계엄 실행 관여로 본 만큼 법정에서는 당시 지시가 어느 시점부터 위법한 명령 거부로 바뀌었는지 홍 전 차장의 계엄 해제 이후 업무가 통상적인 정보 활동이었는지 계엄 정당화를 위한 후속 행위였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유튜브, MBC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