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남자와 팔짱 낀 전 여친... 흉기에 전기충격기까지 소지하고 방범창 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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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 커플 살인미수... 법원, 징역 10년 선고

헤어진 연인이 다른 남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 뒤 집에 침입해 두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장우석)는 살인미수와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60대)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소지하고 있던 전기충격기를 몰수하고 형 집행 이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선고는 지난 14일 이뤄졌다.

뉴스1에 따르면 A씨가 B(50대·여성)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1개월여 만인 12월 말 끝났다. A씨는 헤어진 뒤에도 B씨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

B씨를 직접 만나기 위해 A씨가 광주의 한 아파트를 찾은 것은 지난 2월 17일 오후 6시쯤이다. 집 앞에서 B씨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A씨는 B씨가 50대 남성 C씨와 팔짱을 끼고 아파트 입구를 걸어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는 두 사람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가 다시 B씨의 집을 찾은 것은 다음 날 오후 11시50분쯤. 길이 34㎝ 흉기를 준비한 A씨는 아파트 복도 쪽 방범창을 공구로 떼어낸 뒤 창문을 통해 B씨 집에 침입했다. 당시 집은 비어 있었다. A씨는 거실에 자리를 잡고 B씨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A씨가 집에 침입한 지 약 2시간 30분이 지난 2월 19일 오전 2시19분쯤 현관문이 열렸다. B씨와 C씨가 함께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두 사람을 공격했다. A씨가 두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른 횟수는 모두 15차례.

법정에 선 A씨는 B씨를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나온 A씨 자신의 진술은 이와 달랐다. A씨는 칼로 사람을 찌르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견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시 B씨의 상복부까지 찌를 생각을 했고 정신없이 흉기를 휘두르다 B씨와 눈이 마주친 뒤 더 이상 찌르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재판부는 이런 진술과 범행 전후 상황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우연히 현장에서 흉기를 집어 든 것이 아니라 칼을 미리 준비한 뒤 방범창까지 뜯고 B씨의 집에 침입해 두 사람을 기다린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해치는 등 극단적 행동에 이를 만한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며 "범행이 단순히 우발적으로만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의 두려움은 이어졌다. B씨는 수사기관에서 A씨가 범행 당시 자신에게 '너는 오늘 안 죽이고 빵에 들어갔다 와서 다시 보자'는 취지로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과 함께 A씨가 과거 폭력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도 주목했다.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KORAS-G) 검사에서 A씨는 총점 12점으로 '높음',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검사에서는 16점으로 '중간' 수준이 나왔다. 보호관찰소 조사관도 A씨가 알코올 사용 장애 추정군으로 음주 문제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고, 충동적이며 문제 해결 능력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A씨에게 살인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피해자 C씨는 장기와 손가락 등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선고 당시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뉴스1 취재 결과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C씨의 가족도 엄벌을 탄원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대부분을 인정한 점,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B씨에 대한 공격은 스스로 중단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경위, 수법,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들이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전자장치 부착 기간에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신고한 주거지에 머물러야 한다. B씨와 C씨, 그 가족들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해서도 안 된다. 특정범죄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흉기 휴대 금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 금지 등의 준수사항도 부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