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1개월 일한 중국인, 중국으로 돌아가 평생 한국 국민연금 수령' 사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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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국민연금 추납 가능' 제도의 허점

한 달만 국민연금에 가입하고도 평생 매달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사업장에서 단 1개월 일한 뒤 나머지 10년 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몰아넣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 기간인 120개월(10년)을 채우는 방식이다. 이렇게 자격을 만든 뒤 본국으로 돌아가 해외에서 원화 연금을 매달 받아 가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1일 보도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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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의 핵심 통로는 추후납부(추납) 제도다.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과 경력단절 전업주부 등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마련된 제도가 취지와 어긋나게 외국인의 연금 수급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민연금공단 안팎에서 나온다.

추납이 무엇인지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있을 때 보험료를 내고, 나이가 들어 소득이 끊기면 그동안 쌓은 가입 기간에 따라 노령연금을 받는 구조다. 그런데 살다 보면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공백이 생긴다. 실직하거나 사업을 접어 소득이 없어진 '납부예외' 기간, 결혼·출산으로 소득 활동을 멈추거나 배우자가 직장에 다녀 스스로는 소득이 없던 '적용제외' 기간이 대표적이다. 추납은 이렇게 비어 있던 기간의 보험료를 뒤늦게 한꺼번에 내서, 그 기간을 가입 기간으로 되살려 주는 제도다. 공백을 메우는 만큼 최종 가입 기간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매달 받는 연금액도 커진다.

추납은 1999년 처음 도입됐다. 이후 2016년 11월부터는 대상이 넓어져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처럼 애초에 보험료 납부 대상에서 빠져 있던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서도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게 됐다. 추납 보험료는 한 번에 낼 수도 있고 여러 달로 나눠 낼 수도 있다. 전업주부가 젊은 시절의 빈 기간을 사후에 채워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식으로, 본래는 국내 가입자의 노후를 두껍게 하려고 만든 장치다.

문제는 외국인 가입자에게도 추납 신청 대상 기간이 인정된다는 점이다. 과거 해당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10년 미만 범위에서 제한 없이 추납을 신청할 수 있다. 최근 F2·F4·F5·F6 비자 등을 가진 외국인,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추납 신청이 꾸준히 늘면서 노령연금 수급자도 함께 늘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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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는 영주 자격을 얻기 전 장기 체류자와 우수인재, 투자자 등에게 주어지는 거주 비자, F4는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민족 혈통 동포에게 폭넓은 취업과 체류를 허용하는 재외동포 비자, F5는 체류 기간과 취업 활동에 제한 없이 국내에 평생 거주할 수 있는 영주 비자, F6은 한국 국민과 법적으로 혼인한 외국인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결혼이민 비자다.

매체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지사 현장에서 단기 가입 뒤 거액의 추납 보험료를 내고 수급 요건인 120개월을 채우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중국인 A씨는 방문취업 비자(H-2·중국과 구소련 지역 외국국적동포가 국내 단순노무 등 지정 업종에 취업하도록 허용하는 비자)로 입국해 사업장에서 단 1개월만 가입한 뒤 60세가 됐다. 원래는 그동안 낸 돈을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다. 그런데 연금으로 받는 편이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119개월 치 추납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지금은 매달 연금을 받고 있다.

여기서 반환일시금을 이해하면 이 사례가 왜 문제가 되는지 분명해진다. 반환일시금은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한 채 자격을 잃었을 때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목돈으로 돌려주는 급여다. 다만 이 돈을 받는 순간 그동안 쌓은 가입 기간은 사라진다. A씨처럼 목돈 대신 연금을 택하면, 짧은 실제 근무에 추납을 더해 평생 지급되는 노령연금으로 갈아타게 된다.

중국인 B씨는 더 복잡한 경로를 거쳤다.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한 뒤 출국해 반환일시금을 받았다가, 다시 입국해 1개월 가입, 임의계속가입 1개월, 앞서 받은 반환일시금 반납, 119개월 추납을 차례로 밟아 총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만들었다. 반환일시금을 받아 소멸했던 기간을 반납으로 되살린 뒤, 추납으로 나머지를 채워 결국 연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영주 자격(F-5)을 가진 중국인 C씨는 9개월 가입한 상태에서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128개월 치를 추납하고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했다. C씨는 현재 중국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추납을 두고 여러 구조적 문제점이 공단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외국인 추납은 경력단절 전업주부나 영세 근로자의 연금 수급권을 지키려는 제도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한국 국민과 달리 외국인은 임의가입자가 될 수 없도록 정한 국민연금법 제126조와, 외국인이 무소득 배우자였던 적용제외 기간을 추납할 수 있게 허용하는 현행 방식이 법리적으로 어긋난다는 문제도 있다.

과도한 혜택에 따른 기금 유출과 사후관리 한계도 심각하다. 외국인은 가입 대상 여부와 배우자의 가입 이력, 체류자격 등을 공적 자료로 정밀하게 확인하기 어려워 추납 대상 기간이 잘못 산정될 위험이 크다. 국가마다 가족관계와 혼인 증빙 서류 양식이 제각각이고 위조 가능성까지 있어 일선 창구에서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 해외에 사는 수급자의 사망 여부를 제때 파악하지 못해 노령연금이 부정 지급되거나 유족연금 관리에 구멍이 생길 우려도 상존한다.

반납과 추납을 함께 활용해 수급 자격 기간 120개월을 채우는 외국인이 늘면서 국민의 신뢰를 지키고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추납과 수급 기준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단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