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어질어질 국회 유치원
작성일
대법원장 서면 제청 논쟁, 삼권분립의 경계는 어디인가?
정치자금법 전력까지 등장한 조희대 퇴진 요구의 진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거친 언어전으로 번지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 대법원장을 ‘조희대씨’라고 부르며 공개적으로 퇴진을 요구하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김 대표의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까지 꺼내 들며 맞받았다.
김 대표는 19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을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이라고 비판하며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관 후보를 대통령과 최종 합의하지 않은 채 서면으로 제청한 것이 대통령의 임명권과 기존 관례를 무시한 행동이라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김 대표는 이후 전국에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도록 지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 의원은 김 대표의 표현과 사퇴 요구를 문제 삼았다. 그는 SNS에서 김 대표를 똑같이 ‘김민석씨’라고 부르며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과거 두 차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도 거론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SK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받은 사건으로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원이 확정됐다. 이후 지인들에게서 7억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건으로 2010년 대법원에서 벌금 600만원과 추징금 7억2000만원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과거 자신의 정치자금 사건을 ‘표적 사정’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갈등의 출발점인 대법관 제청은 법적 권한과 관례가 충돌하는 사안이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조 대법원장은 손봉기·김성수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그동안 이어져 온 대통령실과의 최종 합의 및 대면 제청 관례는 따르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대통령실과 협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했고 대통령을 만날 기회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서면 제청을 곧바로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여권은 대통령 임명권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권한 행사라고 비판한다. 반대로 야권은 여당 대표가 사법부 수장의 사퇴와 탄핵까지 압박하는 것이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맞선다. 대법관 인선 문제에서 시작한 갈등이 이제 삼권분립과 사법개혁의 범위를 둘러싼 정면충돌로 확대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