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여자 아이 발등 밟고 지나간 차량…2심서도 '뺑소니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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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차로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2부(부장판사 정우석)는 지난 14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72)씨의 재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8세 여아 발등 밟고 지나간 차량 2심서도 뺑소니 무죄 선고
검찰은 A 씨가 피해 아동을 차량으로 치고 지나간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도주했다며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 씨 차량의 보닛 높이가 120cm로 비교적 높은 반면 피해 아동은 키가 작아 충격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도주치상 혐의를 무죄로 봤다. 또 A 씨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죄의 경우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했으면 공소 자체를 제기할 수 없기에 뺑소니 무죄를 포함해 공소를 기각했다.
70대 남성 A 씨는 2024년 1월 SUV 차량을 운전하던 중 조수석 앞 펜더 부분으로 할머니와 함께 걸어가던 당시 8세 초등학생 여아인 김모 양을 들이받아 넘어뜨린 뒤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SUV 차량 바퀴가 넘어진 김양의 발등을 밟고 지나가면서 김 양은 전치 2주의 발목 염좌 및 타박상을 입었다. 이후 A 씨는 사고 현장에서 약 178m 떨어진 주차장까지 계속 주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70대 운전자 "차량 비켜 주려다 아이 보지 못했고 사고가 발생한 줄도 몰랐다" 주장
70대 남성 A 씨는 현장으로 쫓아온 김 양의 할머니에게 "앞에서 나오는 차량을 보고 비켜 주려다 아이를 보지 못했고 사고가 발생한 줄도 몰랐다"라고 주장했다.
김 양의 부모는 재판 과정에서 제출했던 탄원서에서 "아이가 차에 치였을 때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아팠다고 한다"라며 "사고 이후 사고가 난 도로를 지날 때마다 딸아이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힘들어해 이사까지 가야 했다"라고 호소했다.

(뺑소니 혐의는 무엇인가?)
뺑소니는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단순히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며 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했는지와 피해자 구호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사람을 다치게 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주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도주치사로 처벌될 수 있어 형량도 무거워진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는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자신의 인적 사항을 피해자에게 제공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사고 뒤 현장을 떠났더라도 당시 상황과 조치 내용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며 수사기관과 법원은 사고 경위와 운전자의 행동을 종합적으로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