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경찰 수사 잘못되면 누가 바로잡나”…보완수사권 폐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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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검찰청 폐지 앞두고 보완수사권 논란 집중 조명
경찰 불송치·수사 공백 속 피해자 보호 장치 짚는다
KBS 1TV ‘추적 60분’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달라질 형사사법체계와 수사 공백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다.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거나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이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가 충분한지,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은 앞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을지도 살펴본다.

‘추적 60분’ 1469회는 21일 오후 10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 누구를 위한 것인가’ 편을 방송한다. 지난 7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 78년 역사의 검찰청은 문을 닫는다.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맡고 기소는 공소청이 담당하게 되며, 검찰이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직접 보완해왔던 보완수사권도 폐지된다.
제도 변화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점에서 큰 전환점으로 평가되지만 경찰의 판단이 잘못됐거나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누가 다시 확인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경찰의 초동 수사와 후속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보완 장치의 실효성을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발생한 여고생 이채원 양 살해 사건 역시 이 같은 논쟁에 불을 붙였다. 유족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을 제기하며 “왜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유가족이 대신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제작진은 이 사건을 비롯해 실제 수사 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피해자와 고소인들을 만나 현행 보완수사 제도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펴본다.
경찰 불송치 뒤 다시 들여다본 사건들

한 종교 공동체에서 약 10년 동안 재산과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은 공동체 지도자를 공갈과 협박 등의 혐의로 세 차례 고소했지만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검찰은 기존 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보고 직접 보완수사를 결정했다.
부동산 사기 피해자 김철수(가명) 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김 씨는 사기 피해를 입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김 씨가 이의신청을 제기하자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추가 수사는 1년 5개월 동안 이어졌다. 그 결과 가해자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김 씨는 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거치며 경제적·정신적 부담도 컸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내가 6년 동안 재판하면서 느낀 점이, 돈 없으면 재판도 못 한다. 비싼 변호사 안 사면 재판에서 진다”고 말한다. 제작진은 경찰의 첫 판단 이후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었던 절차가 실제 피해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짚는다.
마을 공동기금 횡령 의혹…경찰은 불송치

취재는 강원도의 한 오지 마을로도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마을 공동기금을 둘러싼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제보자는 전직 이장과 청년회가 마을 돈 수천만 원을 빼돌렸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불송치로 사건을 종결했다.
제보자는 경찰의 초동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채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마을 주민들 사이의 갈등도 오히려 깊어졌다는 설명이다. 제작진이 찾은 현장에서도 공동기금 문제를 둘러싼 주민 간 불신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소인 김태호(가명) 씨는 “반드시 검찰이 아니더라도 경찰을 견제하고 또 억울한 사람이 한 번 더 판단을 받아볼 수 있는 그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방송은 검찰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뒤에도 이처럼 경찰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건을 다시 검토할 실질적인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 따져본다.
살인 혐의 밝혀낸 검찰 보완수사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혐의가 달라진 사례도 소개된다. 고 김창민 감독은 지난해 10월 한 식당에서 다른 손님에게 폭행당한 뒤 뇌사 판정을 받고 숨졌다. 경찰은 가해자 1명에게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이후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면서 사건의 성격이 달라졌다.
검찰은 통화 녹음 약 3000건을 분석했고, 그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는 녹취를 확보했다. 이후 가해자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 검찰의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례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역시 검찰 보완수사를 거친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이 사건은 처음에는 상해 혐의로 수사가 진행됐지만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피해자 김진주 씨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처벌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 씨는 “피해자는 사실 가해자를 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시간만 해도 하루가 모자라거든요”라며 “피해자가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감 그리고 억울함 이런 것들을 풀어주는 게 국가지, 가해하는 국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힌다. 방송은 이 같은 사례를 통해 보완수사권이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어떤 기능을 해왔는지도 들여다본다.
보완수사권 폐지 뒤 공백 메울 수 있을까

정부와 여당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보완수사 요구권 강화와 검·경 사건 책임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권, 수사 기록 열람·등사권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검사에게 직접 수사를 지휘할 권한이 없는 만큼 이 같은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가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어도 강제적으로 수사 방향을 바꾸거나 직접 사건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라면 기존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시행까지 손봐야 할 후속 법안은 134개에 달한다. 새로운 수사·기소 체계가 정착하기 전까지 세부 절차와 기관별 권한 배분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추적 60분’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실제 사건 수사와 피해자 권리 보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추적한다. 경찰 수사가 미흡했을 경우 이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장치는 충분한지, 제도 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은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도 짚는다.
KBS 1TV ‘추적 60분’ 1469회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 누구를 위한 것인가’는 21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