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런 외국인은 '한국 취업비자'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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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외국인 취업비자 전면 개편

법무부가 30년 넘게 유지해 온 외국인 취업비자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특정 직종이 허용 목록에 올라 있는지를 기준으로 비자를 내주던 방식을 산업·숙련도·임금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이런 내용의 취업비자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스1이 22일 단독 보도했다.

2023년 4월 30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2023 세계노동절, 강제노동철폐! 이주노동자 메이데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손목에 쇠사슬을 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이주 노동자의 체류와 임금, 노동조건 등에서의 차별을 없애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 뉴스1
2023년 4월 30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2023 세계노동절, 강제노동철폐! 이주노동자 메이데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손목에 쇠사슬을 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이주 노동자의 체류와 임금, 노동조건 등에서의 차별을 없애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E-1부터 E-10까지 10종으로 나뉜 취업비자를 고숙련·중숙련·저숙련 3가지 유형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비자 발급 여부는 직종표가 아니라 숙련도와 시장 임금, 인력 수요를 따져 판단한다. 먼저 어느 산업의 일자리인지 분류한 뒤 해당 직무에 필요한 숙련도와 학력·경력, 중위임금을 종합해 비자 등급과 발급 여부를 정하는 구조다. 심사의 초점은 허용 목록에 있는 직업인지에서 얼마나 숙련됐고 시장 임금 이상을 받는지로 옮겨간다.

모든 직업은 숙련도에 따라 관리·전문·준전문·숙련기능·반숙련·단순노무 6단계로 구분된다. 임금 기준은 내국인이 실제로 받는 임금의 중간값으로 설정된다. 내국인 일자리를 침해하거나 임금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보호장치다. 시장 임금의 중간 수준 이상을 줘야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어 인건비를 아끼려는 목적의 도입은 어려워진다고 뉴스1은 전했다.

현행 E계열 취업비자는 정부가 미리 정한 직종에만 비자를 내주는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이다. 학력과 경력, 기술을 갖췄더라도 취업하려는 직종이 목록에 없으면 심사조차 받을 수 없다. E-7 비자는 허용 직종 94개를 일일이 나열해 두고 있고, 물리치료사와 간호조무사, 승강기 정비원, 버스 운전원, 미용사 등 180개 직업은 이 목록에서 빠져 있다.

외국인 취업비자는 1993년 7종(E-1~E-7)으로 출발해 현재 10종으로 늘었다. 현장에서 수요가 생길 때마다 비자를 하나씩 덧붙이는 방식으로 대응해 온 결과다. 농어촌 일손이 부족하면 계절근로 비자를 새로 만드는 식이었다. 이렇게 목록만 추가되다 보니 체계가 복잡해졌고, 실무진이 확인해야 하는 비자 코드도 39개로 늘었다.

2023년 4월 30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2023 세계노동절, 강제노동철폐! 이주노동자 메이데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손목에 쇠사슬을 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이주 노동자의 체류와 임금, 노동조건 등에서의 차별을 없애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 뉴스1
2023년 4월 30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2023 세계노동절, 강제노동철폐! 이주노동자 메이데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손목에 쇠사슬을 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이주 노동자의 체류와 임금, 노동조건 등에서의 차별을 없애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 뉴스1

그사이 국내 체류 외국인 인력은 저숙련 중심으로 늘었다. 저숙련 외국인 인력은 2007년 21만1091명에서 2025년 40만3995명으로 19만여 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 외국인 인력은 3만3502명에서 10만5165명으로 7만여 명 느는 데 그쳤다. 단순노무도 고학력 전문직도 아닌 중숙련 인력은 진입 경로가 좁았고, 이번 개편의 핵심 대상도 이들이다.

돌봄 분야가 대표적이다. 요양보호사는 특정활동(E-7) 대상 직종에 올라 있지만 유학(D-2)이나 구직(D-10) 자격자 중심으로 운영돼 사실상 국내 대학 졸업생만 채용할 수 있었다. 이민정책연구원은 2032년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57만3000명의 인력이 부족하고, 이 가운데 요양보호사 등 준전문인력 부족 규모가 28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이 분야 내국인 공급도 5만 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지만 돌봄 수요 증가 속도가 더 빨라 수급 불균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내국인 보호장치도 함께 두기로 했다. 일자리 침해가 우려되는 직업을 따로 지정해 막는 네거티브 방식도 검토되고 있으나 대상 직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허용 직종 목록이 사라져도 외국인을 무제한 채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업체별·직종별로 채용 인원 상한을 둔다. 산업별 내국인 중위임금을 임금 기준으로 삼고 고용 경합이 큰 업종에는 별도 제한을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면허가 필요한 직종은 국내 자격증을 먼저 따야 하고, 보건의료 분야는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개편을 위한 이민정책연구원의 연구는 오는 10월 말 마무리된다. 법무부는 토론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개편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뉴스1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