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문제 급부상... 테슬라 소유자들이라면 꼭 알아야 할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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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중국서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리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에 들어간다. 매립형(플러시) 문손잡이가 사고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탑승자가 차 안에 갇힐 수 있다는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홈페이지

22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만들었거나 미국에서 수입한 모델3·모델Y·모델S·모델X 약 298만대를 리콜한다. 대상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생산된 물량이다. 단일 시장 기준 테슬라의 역대 최대 리콜이자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이번 조치는 테슬라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규제 당국의 손잡이 안전 점검에 따라 테슬라를 비롯한 10곳이 넘는 완성차 업체가 동시에 리콜에 나섰다. 전체 규모가 430만대에 육박한다. 중국 시장에서 같은 결함으로 이뤄진 리콜 가운데 최대다. 테슬라 비중이 가장 크지만 샤오미와 샤오펑, 지리 계열 지커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도 손잡이 관련 리콜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홈페이지

문제가 된 손잡이는 차체와 매끈하게 붙어 있다가 필요할 때 튀어나오는 전자식 구조다. 디자인은 깔끔하지만, 충돌로 저전압 전원이 끊기면 손잡이가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전원이 나갔을 때 쓰는 실내 비상용 수동 개폐 장치가 어디 있는지 찾기 어려워 탑승자가 스스로 빠져나오거나 외부에서 구조하는 일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지적이다.

매립형 손잡이는 테슬라가 2010년대 초 모델S에 도입한 뒤 전기차 전반으로 퍼졌다. 차체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없어 공기 저항을 줄이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유리한 데다 미래적이고 매끈한 외관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업체가 앞다퉈 채택했다. 스마트폰이나 카드로 문을 여는 방식과도 잘 맞는다. 그러나 전원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사고나 배터리 방전, 한파로 인한 결빙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약점이 꾸준히 지적됐다.

테슬라는 하드웨어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와 안내로 문제를 보완하기로 했다. 우선 비상용 수동 장치의 위치를 알리는 경고 라벨을 무상으로 붙인다. 여기에 무선 업데이트로 창문 제어 소프트웨어를 손봐 사고가 감지되면 창문이 자동으로 내려가도록 한다. 테슬라는 이와 별개로 운전자 주의 감시(어텐션 모니터링) 장치의 결함을 바로잡는 리콜도 함께 진행한다. 이 장치는 자동 조향 등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쓸 때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즉시 개입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손잡이 안전 문제는 이미 여러 건의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그동안의 조사에서 충돌 뒤 불이 난 테슬라 차량에서 탑승자나 구조대원이 문을 열지 못해 최소 1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보급형 모델3 개발을 서두르던 시기에 전통적인 손잡이를 없애고 전자식으로 통일하는 방향을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에서 안전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 방침은 유지됐다.

잇단 사고와 규제 압박에 회사도 뒤늦게 태도를 바꿨다.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는 지난해 9월 전자식과 수동식을 결합해 더 직관적으로 열 수 있도록 손잡이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충돌 후 문이 열리지 않아 가족이 숨졌다며 유족들이 낸 소송도 여러 건 진행 중이다. 워싱턴주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와 사이버트럭 화재 사고 등이 대표적이며, 모두 아직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는 사안이다.

중국은 이 문제에 가장 먼저 규제로 대응한 나라다. 중국 당국은 올해 전기차의 완전 매립형 손잡이를 금지하는 세계 첫 규정을 확정했다. 새 기준은 2027년 1월부터 시행되며, 모든 차량에 전원이 없어도 작동하는 기계식 실내외 손잡이를 갖추도록 했다. 손으로 쥘 수 있는 최소 공간(60×20×25㎜) 규격도 함께 정해졌다. 이미 인증을 받은 모델은 2029년 1월까지 설계를 바꾸도록 유예 기간을 뒀다. 규제 강화의 배경에는 중국산 전기차의 잇단 화재 사고가 있다. 앞서 한 중국산 전기 세단이 충돌한 뒤 손잡이가 열리지 않아 운전자가 차 안에 갇히는 사고가 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번 리콜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려는 테슬라에 또 하나의 악재다.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로 판매가 흔들리는 가운데 대규모 안전 조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전자식 걸쇠를 택한 다른 업체들도 비상 개폐 장치의 접근성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초기 모델에서 덮개를 열고 줄을 당겨야 하는 수동 개폐 방식이 지적되자, 이후 내놓은 보급형 차량에서 장치를 더 쉬운 위치로 옮기기도 했다.

미국도 비슷한 문제의식 아래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한 소비자가 2022년형 모델3의 수동 개폐 장치가 숨겨진 데다 표시도 없어 비상 상황에서 찾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말부터 테슬라 모델3 약 18만대와 모델Y 약 17만대의 문 열림 결함을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모든 차량에 알아보기 쉽고 확실한 비상 탈출 장치를 의무화하는 연방 규정을 새로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의회에서도 수동 개폐 장치를 직관적이고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파장이 한국 완성차 업계로도 번질 수도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규제에 나선 만큼 이곳에 차를 파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설계 변경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에서 손잡이 설계를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은 전기차 모델당 1억 위안(약 1440만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업체들도 2029년 1월까지 주어진 유예 기간 안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