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 신형 F-B100W, 55파운드에 블루투스·걸음수 넣고도 배터리 2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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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 F-B100W, 55파운드 디지털워치에 블루투스·걸음수 기능 담았다
CR2016 배터리로 2년 유지, 스마트워치는 아니지만 커뮤니티서 화제

카시오가 55파운드짜리 디지털워치에 블루투스와 걸음수 측정 기능을 얹었다. 신제품 F-B100W는 스마트워치를 표방하지 않으면서도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활동량을 기록하고 시계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이나 앱스토어, 끊임없는 알림 스트림 같은 스마트워치의 상징적 요소는 아예 없다. 그럼에도 교체형 CR2016 배터리로 약 2년을 버틴다는 점, 해커뉴스와 레딧에서 화제가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영국 IT 매체 더 레지스터(The Register)와 야후 테크(Yahoo Tech)가 각각 이 제품을 다뤘다.
클래식한 겉모습에 최소한의 스마트 기능만 얹었다
F-B100W는 카시오 특유의 LCD 화면과 고무 소재 밴드를 그대로 유지했다. 야후 테크는 이를 두고 “전통적인 카시오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시계 설정을 제어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소리를 내게 하는 폰 파인더 기능도 담겼다.
걸음수 측정 기능도 핵심이다. 목표 걸음수를 설정하고 하루 진행 상황을 앱이나 시계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캘린더, 타이머, 스톱워치 기능과 함께 약 300개 도시를 선택할 수 있는 이중 세계시각 표시 기능도 포함됐다. 카시오는 이 제품을 레트로와 첨단을 결합한 콘셉트로 홍보하고 있는데, 프로모션 이미지에는 옛 신문 기사 스크랩과 시계 실물 사진을 나란히 배치했다. F-B100W는 현재 영국에서 블랙과 그린 색상으로 55파운드에 판매 중이다. 미국 카시오 스토어에는 아직 입점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제품군을 참고하면 약 95달러 선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에서는 정식 판매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2년의 비밀, 하루 한 번만 신호를 보내는 절전 설계
더 레지스터에 따르면 F-B100W는 전자 부품이 추가됐음에도 교체형 CR2016 코인셀 배터리로 약 2년을 사용할 수 있다. 비결은 통신 방식이다. 이런 저가형 블루투스 탑재 카시오 제품들은 하루에 한 번, 블루투스 저전력(BLE) 신호를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데 그친다. 화면에 실시간 알림을 띄우거나 양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반면 카시오의 고급 라인업인 G-쇼크(G-Shock) 제품군에는 양방향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모델도 있다. 129파운드(185달러 상당)인 GBD-200과 GBD-300은 시계 화면에 알림을 직접 띄울 수 있고, 무음 진동 알림 기능도 갖췄다. 다만 그만큼 가격이 높아진다. 저가형 모델에는 또 다른 제약도 있다. 다수의 보급형 카시오 시계는 날짜를 미국식 월/일 형식으로만 표시하는데, 유럽식 날짜 표기를 쓰려면 135파운드(185달러 상당)인 GW-M5610U-1ER처럼 더 비싼 모델을 사야 한다는 지적이 커뮤니티에서 나왔다. 공식 동기화에는 카시오의 자체 앱이 필요하지만, 카시오 G-쇼크 스마트 싱크(Casio G-Shock Smart Sync) 같은 오픈소스 대안 앱도 존재한다.
카시오 vs 애플워치, ‘가장 많이 팔린 시계’ 타이틀 경쟁
F-B100W가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카시오의 스테디셀러 F-91W와의 비교에서 나온다. F-91W는 20파운드(30달러)에 살 수 있는 클래식 쿼츠 디지털워치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시계로 꼽히기도 한다. 배터리 수명은 7년으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더 오래가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졌다. 한때 근거 없이 특정 테러조직의 상징으로 잘못 언급된 적도 있을 만큼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모델이다. 이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는 상대가 바로 애플워치다. 애플워치 역시 지금까지 약 3억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도 블루투스 연동과 걸음수 측정을 지원하는 카시오 모델은 있었다. ABL-100이 대표적인데, F-B100W보다 가격이 25% 이상 높고 무게는 두 배 이상 나간다. F-B100W가 눈길을 끄는 지점은 여기에 있다. 비슷한 기능을 더 작고, 더 가볍고, 더 저렴한 시계에 담아냈다는 점, 그리고 배터리 수명은 오히려 유지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애플이 오라링(Oura Ring)이나 후프(Whoop) 같은 화면 없는 웨어러블의 도전에 맞서 애플워치 라인업 전반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앞서 전해졌다. 카시오는 정반대 방향에서 답을 찾은 셈이다. 화면을 없애는 대신, 이미 익숙한 저가 디지털시계에 최소한의 연결 기능만 얹어 실용성을 높였다.
레딧의 호평과 더 레지스터의 실사용 경험
레딧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사용자는 “실제로 사고 싶은 시계”라며 “레트로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고, 다른 사용자는 “정말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더 레지스터는 자신들의 저가 스마트워치 경험을 함께 소개했다. 처음 산 보급형 스마트워치는 60파운드(80달러)짜리 어메이즈핏 비프(Amazfit Bip)였다. 언제나 켜져 있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갖췄고 한 번 충전으로 한 달 반을 버텼지만, 5년쯤 지나 배터리가 더 이상 충전을 유지하지 못했다. 후속으로 최신 모델인 비프5(Bip 5)를 구입했는데, 오히려 상시 켜짐 화면이 사라지고 배터리 수명도 이전 모델의 4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결국 이들은 중고로 어메이즈핏 네오(Amazfit Neo)를 구했다. 15파운드(20달러)에 산 이 제품은 이들이 접한 것 중 가장 기본적인 스마트워치로, 세그먼트형 LCD가 시계를 보여주고 작은 보조 화면이 세계시각·걸음수·심박수·소모 칼로리·배터리 잔량·대기 알림을 순환 표시한다. 지금도 한 번 충전으로 열흘 반을 쓴다고 한다. 더 레지스터는 이런 “복고를 넘어선” 디자인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대 방향으로 최소한의 연결 기능만 더한 카시오의 시도에 관심을 보였다. 매체는 카시오에 추가 정보와 리뷰용 제품을 요청했지만, 기사 게재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