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어스 테일러 별세... 드라마 '브이'서 흑인 저항군 맡아 한국서도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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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희귀 신경질환 투병

부인 수전 라이트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저녁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이클 라이트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그는 "깊은 슬픔과 가늠할 수 없는 마음의 무게를 안고 사랑하는 남편 마이클 라이트의 별세를 전한다"며 "마이클은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였고, 세대를 아우르며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인 비범한 예술가였다"고 적었다. 이어 "당신의 작품은 영원히 남겠지만, 당신의 사랑은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마음속에 더 오래 살아 있을 것"이라며 "편히 잠들라. 이루 말할 수 없이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라이트는 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숨졌다. 유족에 따르면 사인은 심부전과 희귀 퇴행성 신경질환인 마르키아파바-비냐미병 합병증이다. 수전 라이트는 "우리 가족은 크고도 지극히 개인적인 상실 앞에 슬퍼하고 있다"며 "마음의 준비가 되는 대로 며칠 안에 마이클의 삶과 유산, 그리고 그를 기리고 기념할 방식을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라이트는 1956년 4월 30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는 약 50년에 걸친 활동 기간 동안 50편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라이트는 1979년 성장 영화 '더 원더러스'에서 클린턴 역을 맡아 데뷔했다. 두 번째 장편인 로버트 올트먼 감독의 1983년작 '스트리머스'에서는 출연진 전체가 그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볼피컵)을 공동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어 1987년 코미디 영화 '더 프린시펄'에서 짐 벨루시, 루이스 고셋 주니어와 호흡을 맞춰 빅터 덩컨 역을 연기했다.

라이트를 대표하는 작품은 로버트 타운센드 감독의 1991년 음악 드라마 '더 파이브 하트비트'다. 그는 술과 약물에 시달리는 알앤비 그룹의 리드 싱어 에디 킹 주니어를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 배역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사랑받은 역할로 꼽힌다. 개봉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팬들이 그의 별세 소식에 가장 많이 떠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출연진은 2021년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재회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영화 '슈가 힐'에서 웨슬리 스나입스의 동생 역을 맡았다.

한국 시청자에게는 1980년대 인기 SF 시리즈 '브이'가 가장 익숙한 출연작이다.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에 맞선 인류의 저항을 그린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방영됐다. 통째로 쥐를 삼키고, 벗겨진 피부 아래로 파충류의 살갗이 드러나는 파격적인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라이트는 1984년부터 1985년까지 방영된 이 작품에서 저항군 일라이어스 테일러를 맡아 비중 있게 이야기를 이끌었다.
라이트는 브이 이후에도 꾸준히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방영된 케이블 교도소 드라마 '오즈'에서 수감자 오마 화이트를 연기했고, 2019년에는 슈퍼히어로 드라마 '블랙 라이트닝'에서 라자루스 프라임 역으로 출연했다. 데뷔 이후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반세기 가까이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