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세상 떠난 명진스님, 장례식 이렇게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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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민사회장으로... 분향소 봉은사, 영결식은 25일
제주 바다에서 입적한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장례가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명진스님의 법구는 23일 제주를 떠나 서울 봉은사로 운구된다. 명진스님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주지를 지낸 봉은사엔 분향소가 마련된다. 영결식은 오는 25일로 잠정 결정됐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제주 서귀포에서 입적한 명진스님의 법구는 현재 서귀포의료원에 안치돼 있다. 유가족 동의 등 행정 절차가 마무되는 대로 이날 중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운구된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명진스님의 출가 본사인 법주사, 스님과 인연을 맺은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장례위원회도 구성된다. 장례위원회가 구성되면 구체적인 장례 일정과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명진스님이 생전 종교계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문화예술계, 정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만큼 각계 인사들이 장례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진스님은 전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오전 9시 38분께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0시 28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명진스님은 마스크와 스노클, 다이빙슈트, 핀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명진스님은 몇 년 전부터 제주에서 프리다이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70대의 나이에도 관련 훈련을 이어왔다.
다만 명진스님이 사고 당시 실제로 프리다이빙을 하던 중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사고 수습 등을 맡았던 유발상좌 유병문 씨는 연합뉴스에 "가까운 해안에서 발견되신 것으로 봐서 깊은 바다에서 다이빙하시지 않고 바다수영을 하시다 심정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명진스님의 법구에는 특별한 외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 혐의점도 확인되지 않아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명진스님은 제주에서 오랜 기간 프리다이빙을 해왔다. 주변에 따르면 매년 제주에 머물며 바다에서 잠수 훈련을 이어왔다. 70대의 나이에도 수중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스님은 195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했다. 1974년 탄성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1994년에는 조계종 종단 개혁을 주도했다.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을 지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중앙종회 부의장을 맡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지를 지냈다. 봉은사 주지 시절에는 사찰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봉은사 재정을 공개하는 등 사찰 운영에 변화를 추진했다. 2006년 12월부터 2009년 8월까지 1000일 동안 하루 세 차례 1000배 기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명진스님은 종단 내부 문제뿐 아니라 사회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유가족을 위로하고 연대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유가족들과 함께했다. 명진스님의 장례가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지는 것도 이 같은 사회 활동과 관련이 있다.
봉은사 주지 시절에는 조계종 총무원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다. 봉은사의 직영사찰 전환 문제 등이 갈등의 배경이 됐다. 명진스님은 주지 임기를 마친 뒤에도 조계종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당시 자승 총무원장과 이명박 정부를 둘러싼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국가정보원의 불법 민간인 사찰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조계종과의 갈등은 승적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조계종은 2017년 명진스님의 승적을 박탈하는 징계를 내렸다. 명진스님은 이에 불복해 징계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 다툼은 여러 해 이어졌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명진스님 측이 승소했다. 올해 초 조계종과 명진스님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기로 하면서 법적 분쟁도 마무리됐다. 명진스님의 승적도 회복됐다. 승적을 박탈당한 지 약 9년 만이었다.
장례식장이 마련되는 봉은사는 명진스님의 생애에서 중요한 장소다. 명진스님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봉은사 주지를 맡았다. 주지 재임 기간 사찰 운영과 종단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과 갈등이 발생했다.
명진스님의 장례위원회에는 대한불교조계종과 법주사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생전 인연이 있었던 다른 종교계와 문화예술계, 정계 인사들도 장례에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