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삼성 에어컨 AS를 요청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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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진대회, AI 진단... 'AS 왕국'의 비결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고장이나 냉방 성능 저하로 서비스센터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여름철은 1년 중 에어컨 점검과 수리 요청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다.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성수기에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사후관리(AS) 역량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AS 왕국'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삼성전자서비스는 매년 여름철을 서비스 역량을 입증하는 시험대로 삼아왔다.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섬 지역 출장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섬 지역 출장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에어컨 AS의 품질은 결국 현장 엔지니어의 손끝에서 갈린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9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1년에 두 차례 '기술자격평가'를 치러 제품군별로 1~3급 자격을 부여한다. 에어컨 자격을 딴 엔지니어는 냉매와 열교환기, 실외기 같은 핵심 구조와 고장 유형을 전문으로 다룬다. 같은 실외기 소음이라도 원인이 압축기인지 팬인지 냉매 부족인지 가려내는 판단이 여기서 갈린다. 9개 제품군 자격을 모두 손에 넣은 최고 등급 엔지니어에게는 '테크니컬 마스터(TM)' 자격이 주어진다. 이 제도는 2001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기업자격으로 인정받은 뒤 제품 흐름에 맞춰 다듬어졌다. 지난해 기업자격 정부인정제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경쟁을 붙여 실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훨씬 오래됐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986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서비스 기술경진대회'를 열었다. 올해로 40년째 이어가며 엔지니어의 진단·수리 능력을 겨룬다. 여기에 고객이 직접 매긴 만족도를 기준으로 한 해 상위 0.3%를 뽑는 'CS 달인' 제도까지 더해 서비스 품질의 눈높이를 끌어올리고 있다.

CS 달인의 문턱은 숫자로 확인된다. 2019년 제도가 생긴 이후 7년 동안 전체 엔지니어 약 5300명 가운데 달인에 오른 인력은 93명뿐이다. 비율로 따지면 1.7% 수준이다. 두 번 이상 뽑힌 경우는 27명(0.5%)에 그친다. 올해 선정된 18명은 휴대폰 8명, 가전 9명, 기업 간 거래(B2B) 1명으로 나뉜다. 휴대폰 서비스를 맡은 최수정 프로는 전남광주 광산센터에서 달인에 오른 데 이어 서울 삼성강남센터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B2B를 담당한 정승철 프로는 고객 만족도 조사 130여 건에서 모두 100점을 받았다. 상패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인 김영호 부사장이 직접 건넸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고장이 난 뒤 고치는 '사후 관리'에서 한발 더 나가 불편이 생기기 전에 문제를 찾아내는 '사전 케어'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해마다 벌이는 '에어컨 사전점검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더위가 본격화하기 전에 고객이 에어컨 상태를 미리 살피도록 돕는다. 기간에 맞춰 수리비까지 깎아준다. 전원 연결 확인, 실내기 먼지필터 세척, 실외기 주변 정리, 시험 가동 같은 자가점검 방법도 함께 안내한다.

서비스 기술경진대회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모습./ 삼성전자 서비스 제공
서비스 기술경진대회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모습./ 삼성전자 서비스 제공

AI 기술도 여기에 붙는다. '가전제품 원격진단(HRM)' 서비스는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제품 상태를 AI가 원격으로 분석하면 상담사가 조치법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스마트싱스 앱의 '인공지능 진단' 기능을 쓰면 고객이 직접 냉매량과 모터 상태, 열교환기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 구독 케어 고객에게는 냉매 부족 같은 고장 징후를 미리 잡아 알려주는 'AI 사전 케어 알림'도 제공된다. 엔지니어가 문을 두드리기 전에 문제를 먼저 알아채는 구조인 셈이다.

안전 관리도 에어컨 AS의 한 축이다. 실외기 작업 환경은 건물 구조와 실외기 위치에 따라 크게 갈리고, 고층 외벽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 단지 정보를 바탕으로 전국 건물을 '1인 작업 가능'과 '2인 작업 필요'로 미리 나눠뒀다. 고객이 서비스를 접수하면 주소만으로 방문 인원이 자동으로 정해져, 2인 1조 작업이 선택이 아니라 원칙이 된다. 업계에서 처음 도입한 '안전승인센터'도 돌아가고 있다. 엔지니어가 작업 전 승인을 요청하면 실시간 영상통화로 설치 환경과 보호구 착용, 화재·누전 예방 조치를 확인하고, 표준 안전 체크리스트를 모두 충족해야만 작업을 승인한다.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출장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출장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AS 왕국'이라는 별칭의 뿌리는 3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1998년 서비스사업부를 분사해 삼성전자서비스를 세웠다. 이후 AS를 독립된 전문 영역으로 키웠다. 지금은 TV와 가전, 모바일, PC 등 전 제품군의 수리와 고객 지원을 맡아 전국 170여 개 서비스센터와 콜센터, 출장 서비스망을 운영한다. IT를 접목한 시도도 빨라서 1999년 온라인 접수·상담이 가능한 사이버 서비스센터를 연 데 이어 2000년대 초에는 국내 처음으로 컴퓨터 원격진단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런 축적은 성적표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 AS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와 국가고객만족도 등 주요 평가의 가전·PC·휴대전화 부문에서 오랫동안 1위를 지키고 있다.

고객이 스마트싱스에서 '인공지능 진단’ 기능을 활용해 에어컨 자가 점검을 하는 모습. /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고객이 스마트싱스에서 '인공지능 진단’ 기능을 활용해 에어컨 자가 점검을 하는 모습. /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서비스가 닿는 범위는 도서·산간 끝까지 이어진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 상설 서비스센터를 두고, 백령도와 덕적도, 흑산도, 비금도처럼 육지와 다리로 이어지지 않은 낙도까지 엔지니어가 배를 타고 직접 들어간다. 흑산도는 가장 가까운 내륙인 목포에서 편도 거리만 110km에 이른다. 엔지니어는 약 25kg짜리 공구가방에 냉매와 용접기까지 챙겨 바다를 건넌다. 심지어 정기 여객선이 없는 섬엔 사선을 빌려 들어가기까지 한다. 섬에서도 육지와 똑같이 에어컨과 시스템에어컨을 비롯한 삼성전자 전 제품의 점검·수리가 이뤄진다. 2025년 남해안 인근 섬에서만 약 5000건의 출장서비스가 이뤄졌다.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2인 1조 작업을 하는 모습. /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2인 1조 작업을 하는 모습. / 삼성전자서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