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12시간 만에 원룸서 남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여성… 경찰, 국과수 부검 의뢰

작성일

경찰 “여러 가능성 열어놓고 수사할 방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 시흥시 소재 한 다세대 주택 원룸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지인인 6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돼 관할 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B씨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영상 분석과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현장을 특정했다.

이후 강제 개방한 실내에서 두 사람의 시신과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변 비관 내용의 메모장을 확보했다.

수사 당국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B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24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쯤 시흥시에 위치한 다세대 주택 내 A씨의 원룸에서 60대 남녀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관들이 발견했다.

사망자는 해당 원룸의 거주자인 A씨와 최근 알고 지내던 지인 여성 B씨로 확인됐다.

시신 발견 현장인 원룸 내부에서는 A씨가 평소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며 작성해 온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과학수사대의 초기 감식 결과 외부인의 강제 침입 흔적 등 제3자에 의한 범죄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사망 사실이 확인되기 12시간 전인 지난 23일 오후 8시쯤 경찰 112 상황실에는 B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B씨의 최종 소재 파악을 위한 동선 추적 수사에 돌입했다.

수사팀은 B씨 자택과 주요 이동 경로 주변에 설치된 방범용 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영상 분석 결과, 실종 신고 당일 오전 7시 30분쯤 B씨가 시흥시 소재 A씨의 주거지 부근 골목길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A씨 거주지 일대 다세대 주택 건물들을 대상으로 방문 조사를 일일이 실시했다.

경찰은 방문 조사 과정에서 거주자의 행방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의심 세대를 여러 곳 추려냈다. 이후 실종된 B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추적 결과를 대조하는 방식을 거쳐 A씨가 거주하는 원룸을 최종 의심 장소로 특정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내부에서 인기척이 없고 문이 잠겨 있자 소방 당국의 협조를 받아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진입해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

수사 결과 두 사람은 최근 들어 알고 지낸 사이로 파악됐으며 과거 갈등으로 인해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이력은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의 시신 상태와 현장 정황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A씨가 원룸 내부에서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일 가능성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법의학적 소견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담당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살해 후 사망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단정을 지을 수는 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해 부검을 의뢰하고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은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과 1인 가구의 고립으로 인한 우울증 및 자살 비율이 꾸준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빈곤, 신체적 질환,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같은 비극을 낳는다고 분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웃과 지역사회의 세심한 관심이 필수적이며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