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 됐던 제주 전직 경찰, '아내 살해'…과거 가정폭력 이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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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명령 무시한 전직 경찰관의 범행

제주에서 전직 경찰관이 이혼 과정에 있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주거지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자 보호조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25일 오전 12시 30분께 경기도 구리시에서 5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 연합뉴스
서귀포경찰서는 25일 오전 12시 30분께 경기도 구리시에서 5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 연합뉴스

서귀포경찰서는 25일 오전 12시 30분께 경기도 구리시에서 5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 23일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아내 B씨의 주거지에서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 24일 오후 7시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다 지난 22일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로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에는 제주국제공항으로 이동해 다시 제주를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하면서 A씨의 이동 경로와 범행 전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A씨는 과거에도 가정폭력 문제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에는 경기도의 주거지에서 B씨에게 폭언을 해 경찰이 출동했고, 작년 8월에는 서귀포 자택에서도 폭언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후 B씨에 대한 긴급분리 조치가 이뤄졌지만 A씨가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 폭행과 감금 등을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A씨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법적 제한이 내려졌다. 경찰은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A씨에게 피해자 주거지에서 퇴거하고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조치를 적용했다. 전화나 문자 등 통신수단을 이용한 연락도 제한됐다. 이 기간 피해자 주거지에는 순찰이 이뤄졌고 112시스템을 활용한 탄력순찰도 진행됐다.

임시조치가 끝날 무렵 경찰은 피해자에게 법원에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후 법원에 주거지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올해 3월24일부터 내년 4월까지 A씨가 피해자의 주거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A씨는 이 명령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제주로 이동한 뒤 피해자의 집을 찾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에서는 A씨의 실종 신고와 경찰의 현장 대응 과정도 제대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A씨는 제주로 이동하기 전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고 가족들은 서울 중랑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 간 공조가 이뤄졌지만 A씨가 제주에 들어와 범행한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피해자 발견 과정도 경찰 대응 논란과 맞물려 있다. 경찰은 피해자 주거지를 한 차례 확인했지만 당시에는 내부에서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시 현장을 찾아 깨진 유리창을 통해 내부로 진입했고, 그 과정에서 숨진 B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과거 서귀포경찰서 산하 지구대에서 근무했던 전직 경찰관으로, 작년 명예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전후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하게 된 경위와 범행 과정,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