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5분 거리서 발견된 장미란씨 '추정 사인'…남자친구 곧바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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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실종 104일 만에 발견된 장미란씨 시신, 경찰 “범죄 혐의점 없어”
'제주 실종 여성' 장미란씨 시신, 숙소 5분 거리 야자수농장서 발견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됐던 장미란(37)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104일 만에 발견됐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4일 오전 10시 36분께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색을 벌이던 중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다만 실종 당시 장씨가 입었던 옷과 신발, 장신구, 휴대전화 등 소지품이 함께 수습되면서 장씨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경찰은 정밀 감식을 거쳐 정확한 신원을 최종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상태를 근거로 범죄 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 자세와 위치로 미뤄 봤을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역시 같은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 씨 추정 시신에서 아직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장미란씨 남자친구 "극단적 선택할 이유 없었다"
경찰이 추정한 장씨의 사인과 관련해 장씨 남자친구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장씨의 남자친구는 "장 씨가 실종 당일까지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힘든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실종 직전까지 장씨와 동거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상황을 지켜본 당사자의 발언인 만큼 이목이 쏠렸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의 위치도 논란을 키우는 요소다. 이곳은 장씨가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나선 장기 투숙 숙소로부터 약 400m, 걸어서 5분 남짓 거리에 불과하다. 실종 초기부터 숙소 인근을 제대로 훑었다면 훨씬 이른 시점에 장씨를 찾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고 접수 2시간 30분 만에 "연락 닿았다" 거짓 보고
이번 사건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결정적 이유는 최초 실종 신고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장씨의 남자친구는 장씨가 숙소를 나선 사흘 뒤인 지난 5월 15일 112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그런데 신고를 받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은 접수 2시간 30여 분 만에 남자친구에게 "장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한 뒤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A경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돼 있던 장씨 관련 관리 자료까지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와 연락이 계속 닿지 않자 남자친구는 지난달 17일 다시 신고를 시도했지만, 앞서 A경장이 남긴 기록 때문에 접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장씨 가족이 이틀 뒤인 19일 서울 노원경찰서를 찾아 재신고에 나서면서 수색이 다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노원경찰서 담당 경찰관이 가족에게 "다 큰 성인인데 그냥 가출한 것 아니냐", "왜 굳이 직계가족도 아닌 친척 언니를 신고하러 왔느냐", "아직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은 게 좋은 소식"이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역시 논란이 됐다. 노원경찰서 측은 신고 접수 여부를 확인하고 실종자의 직계존속과 통화해 신고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긴급체포됐다 하루 만에 석방된 A경장
뒤늦게 허위 종결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A경장에게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동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지난 23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A경장이 긴급체포가 부당하다며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고, 제주지법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24일 석방됐다.
A경장을 둘러싼 의혹은 장씨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2일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60대 남성 B씨 사건도 A경장이 장씨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B씨 가족은 장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인 지난 21일 다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바로 다음 날인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경장이 단독으로 처리해 종결한 실종 신고가 2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이들 사건 전반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은 장씨와 B씨를 포함해 최근 사흘 사이 제주에서 잇따라 발견된 실종자 4명의 사망과 관련해서는 A경장의 업무 처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미란씨 유족 "비난과 정치적 억측 자제해달라"
시신 발견 소식이 전해진 뒤 장씨 가족은 한때 국가배상청구 등 법적 대응 검토 방침을 SNS에 언급했다가 이후 해당 글을 지우고, 수색에 힘을 보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장씨의 사촌동생은 "그동안 저희 가족과 함께 마음 졸이며 언니(장 씨)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수색에 힘써주신 경찰, 해경, 자원봉사자 여러분, 그리고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많은 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가족이 원했던 건 단 하나, 언니를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며 "모든 경찰이 부패한 것도, 모든 경찰이 무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훌륭한 경찰도 많이 있고 실종자를 찾느라 고생한 많은 경찰, 해경 관계자의 노고를 잘 알고 있으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비난과 억측, 연관 없는 정치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