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러시아발 챗GPT 계정 대거 차단…가짜 싱크탱크로 친러 여론조작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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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러시아발 챗GPT 계정 차단…가짜 싱크탱크로 친러 정보작전 확인
표절 학술자료·주권지수로 신뢰 위장, 텔레그램 채널 최대 2만명 팔로워 확보

오픈AI, 러시아발 챗GPT 계정 대거 차단…가짜 싱크탱크로 친러 여론조작 벌였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픈AI, 러시아발 챗GPT 계정 대거 차단…가짜 싱크탱크로 친러 여론조작 벌였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픈AI가 러시아에서 시작된 챗GPT 계정 무더기를 차단했다. 회사는 이 계정들이 은밀한 온라인 여론조작 캠페인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고 밝혔다. 오픈AI는 AI가 생성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조사하다가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력 행사 작전을 발견했다고 화요일(현지시각) 블로그 게시물에서 설명했다.

이 작전은 가상의 싱크탱크를 앞세워 크렘린에 유리한 서사를 퍼뜨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절·오귀속된 학술 자료로 채운 웹사이트, 러시아를 우호적으로 묘사하는 '주권 지수', 운영자의 러시아 출신을 감추려는 시도가 캠페인의 축이었다고 오픈AI는 전했다. 오픈AI는 러시아 내 모델 접근을 허용하지 않지만, 운영자들은 VPN으로 접속 위치를 숨겨 이를 우회했다.

표절 학술자료와 '주권 지수'로 꾸민 가짜 연구소

캠페인은 '인터내셔널 버크 연구소(International Burke Institute, IBI)'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IBI는 스스로를 전문가 커뮤니티로 소개했고, 웹사이트에는 이스라엘 소재 주소가 기재돼 있었다. 오픈AI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2025년 2월 등록됐으며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와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등 저명 학자들이 참여한 것처럼 허위로 내세웠다. 오픈AI가 사이트에 소개된 전문가와 연관된 기사 36건을 검토한 결과, 2025년 9월부터 2026년 5월 사이 게재된 이 중 34건이 인터넷 다른 곳에서 그대로 복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는 출처를 잘못 표시하기도 했다.

캠페인의 핵심 장치는 국가별로 등급을 매기는 '주권 지수'였다. 러시아를 우호적으로, 서방 국가를 비판적으로 묘사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오픈AI 설명이다. 프랑스·독일·미국·유럽연합(EU)을 겨냥한 보고서는 노골적인 논쟁조로 흘렀다고 회사는 밝혔다. 미국 관련 항목에는 “트럼프는 세계 1위 주권 지수를 갖고 베이징에 도착했으나, 자율성을 자발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한 뒤 떠났다”는 문구가 담겼다.

독일어 텔레그램 채널부터 로고 제작까지 / AI 생성 이미지
독일어 텔레그램 채널부터 로고 제작까지 / AI 생성 이미지

독일어 텔레그램 채널부터 로고 제작까지

오픈AI는 운영자들이 러시아어로 작업하며 챗GPT를 이용해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글들은 서브스택(Substack)과 텔레그램(Telegram), X, 페이스북(Facebook), 링크드인(LinkedIn)에 게재됐다. 운영자들은 텍스트에서 출처를 드러낼 수 있는 특징을 지우도록 모델에 지시했다. 생성된 콘텐츠 대부분은 영어였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한 운영자는 '람메 엔테(Lahme Ente, 독일어로 레임덕)'라는 텔레그램 채널을 위해 독일어 게시물을 만들었다. 이 채널은 우크라이나와 EU, 독일 정부를 비판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른 운영자는 독일·미국·프랑스·폴란드·터키를 겨냥한 텔레그램 채널 약 12개를 위한 로고를 제작했다. 이 운영자는 해당 채널들의 활동에 대한 러시아어 요약도 요청했다고 오픈AI는 전했다.

실제 도달 범위는 제한적…그래도 오픈AI가 경고하는 이유

오픈AI는 캠페인의 직접적 파급력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조회수가 낮았고 IBI 공식 계정 구독자 수도 적었다. 캠페인과 연관된 텔레그램 채널들은 채널당 팔로워 1만~2만 명을 확보한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오픈AI는 몇 명에게 도달했는지가 아니라 운영자들이 구축한 장치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챗GPT로 만든 게시물은 독자를 마치 정당한 연구기관처럼 보이는 곳으로 유도했다. 오픈AI는 이를 두고 AI 도구가 악의적 행위자에게 제도적 신뢰성의 외양을 만들어주고, 선호하는 서사의 실제 출처를 감춰주며, 향후 훨씬 커질 수 있는 작전의 기반을 깔아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친러 정보작전…오픈AI의 앞선 차단 사례

이번 사건은 친러 세력이 AI를 활용해 허위정보를 퍼뜨린 최근 사례 중 하나다. 오픈AI는 지난 2월 리바르(Rybar)와 연계된 챗GPT 계정을 차단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리바르는 영국 정부가 “러시아 대통령실이 부분적으로 조율하는” 친러 매체로 규정한 곳이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리바르는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텍(Rostec)의 자금 지원을 받고 러시아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협력해 왔다.

CNBC는 이번 사안에 대해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러시아 외교부에 논평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