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옳이 남친' 한의사가 건넨 조언, 의사들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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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39.4도까지 견뎌보기' 조언, 의료계가 반발한 이유
체온 숫자만 본 발열 조언, 왜 위험한가

인플루언서 아옳이의 연인으로 알려진 김형배 한의사가 SNS에서 발열 증상에 대해 특정 체온까지 견뎌봐도 된다는 취지의 조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의사단체는 고열의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체온을 기준으로 경과를 지켜보라고 권하는 것은 진료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며 해당 발언을 문제 삼았다.

논란은 김형배 한의사가 자신의 SNS에서 발열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 한의사는 성인의 경우 면역력 형성을 위해 체온이 39.4도까지 올라가더라도 참아봐도 좋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소아와 관련해서는 38.5도 정도까지 견뎌보는 것을 권한다는 취지의 답변도 남겼다.

김 한의사는 단순히 체온만을 기준으로 모든 상황에서 병원 진료를 미뤄도 된다고 설명한 것은 아니다. 보도된 SNS 답변에는 어린아이의 경우 38.5도를 넘었을 때 두통이나 근육통으로 힘들어하거나 처지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약을 복용하거나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특정 체온까지는 견뎌볼 수 있다는 수치가 제시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졌다.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은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김 한의사의 발열 관련 조언을 비판했다.

유튜브 '건강 한의사 김형배'
유튜브 '건강 한의사 김형배'

의사단체가 문제 삼은 지점은 ‘체온 숫자’만이 아니다

공의모는 39.4도의 고열이 나타났을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체온을 떨어뜨릴지 여부가 아니라 고열을 일으킨 원인 질환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열은 감기와 같은 비교적 흔한 감염에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폐렴이나 뇌염, 패혈증 등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공의모의 설명이다. 따라서 특정 체온에 도달할 때까지 일률적으로 경과를 지켜보라는 방식의 조언은 질환에 따라 필요한 진료 시기를 놓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의모는 특히 “39.4도까지 경과를 지켜보라”는 내용의 의학적 가이드라인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발열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때는 체온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연령, 기저질환, 발열 지속 시간, 의식 상태, 호흡 상태, 탈수 여부, 통증 등 여러 요소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공의모는 38도 이상의 발열이 지속되는 경우 원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며, 상황에 따라 혈액검사와 흉부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39.4도 기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의사단체는 김 한의사가 제시한 구체적인 체온 기준의 근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공의모는 김 한의사의 발언에 등장한 수치가 특정 연구에서 사용된 조건을 일반적인 가정 내 발열 환자에게 적용한 것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당 연구의 환자들은 이미 배양검사를 받고 항생제 투여 등 의료적 처치를 받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아무런 진단이나 처치 없이 집에서 발열을 견디는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공의모의 주장이다.

즉 의료계가 문제를 제기한 핵심은 ‘열이 나면 무조건 해열제를 먹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다르다. 발열 자체가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체온 수치 하나만으로 진료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소아는 성인과 발열에 대한 대응이 동일하지 않다. 연령과 증상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 특정 체온까지 일률적으로 참으라고 권하는 방식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의모는 이러한 이유로 온라인에서 단일 수치를 제시하는 방식의 건강 정보 전달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옳이 인스타그램
아옳이 인스타그램

'한의사인데 doctor?’ 계정 표기도 도마 위

논란은 발열 조언에서 끝나지 않았다. 김 한의사가 SNS 계정명으로 사용한 ‘gungang_doctor’와 프로필에 적힌 ‘Korean medicine doctor’라는 표현을 놓고도 공의모가 문제를 제기했다.

공의모는 일반인이 계정명에 포함된 ‘doctor’라는 표현만 접할 경우 김 한의사를 의사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의 한의사를 나타내는 영문 표현과 의사를 뜻하는 ‘doctor’가 함께 사용된 점을 문제 삼으며 관련 표기 정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다만 여기서 구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김형배 한의사가 한의사라는 사실 자체는 공개된 내용에 명시돼 있으며, 이번 논란 역시 그가 한의사라는 사실을 전제로 의사단체가 의학적 조언의 범위와 표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발생했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사실은 공의모가 해당 계정 표기가 일반인에게 의사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공의모는 김 한의사를 향해 논란이 된 의학적 조언을 삭제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국회를 향해서는 한의사와 의사를 일반인이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 명칭이나 표기 문제를 검토하고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블로그 캡쳐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블로그 캡쳐

아옳이와의 공개 열애로 이름 알려져

김형배 한의사는 최근 인플루언서 아옳이와 공개 열애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이후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에서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활동도 알려지면서 이번 발언 역시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김 한의사는 2대째 가업을 잇는 한의원의 대표 원장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건강 관련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최근에는 아옳이와의 열애가 알려지면서 의료 분야를 넘어 연예·인플루언서 관련 기사에서도 이름이 등장했다.

이번 논란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김 한의사가 SNS에서 성인과 소아의 발열에 대해 특정 체온까지 견뎌보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고, 이를 두고 공의모가 의학적으로 부적절한 조언이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공의모는 해당 수치의 근거와 적용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게시물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SNS 계정의 ‘doctor’ 표기에 대해서도 일반인의 오인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한의사의 발언이 실제 환자의 진료나 치료 과정에서 이뤄진 것인지, 해당 조언을 따른 결과 실제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의료계 단체의 비판과 제도 개선 요구가 제기된 상황이라는 점과 실제 피해 발생 여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