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2년 전 작품인데 결국 '넷플릭스 1위' 찍어버린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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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2년 만에 넷플릭스행...결국 1위 오른 웰메이드 한국 드라마
종영한 지 2년이 지난 드라마가 넷플릭스 상륙 엿새 만에 결국 1위 왕좌를 차지했다.

지난 26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에서 드라마 '유어 아너'가 1위에 올랐다. 이날 순위는 1위 '유어 아너', 2위 '오싹한 연애', 3위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4위 '불량 연애', 5위 '나의 AI 파트너 - 기이안 연애', 6위 '이런 엿같은 사랑', 7위 '나는 솔로', 8위 '아파트', 9위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 10위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순으로 집계됐다.

2024년 종영작인 '유어 아너'는 지난 20일 넷플릭스에 10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다음 날인 21일 곧바로 TOP10 9위로 진입하더니 23일 5위, 24일 3위, 25일 2위를 거쳐 이날 마침내 1위 자리까지 밀고 올라왔다. 5일 연속 순위가 뛰어오른 셈으로, 신작이 아닌 방영 종료작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정상을 밟는 사례는 흔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라마 '유어 아너', 뺑소니 사고로 시작된 두 아버지의 사투
'유어 아너'는 2024년 8월 12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ENA와 지니TV를 통해 방송된 10부작 드라마다. 평생 법과 원칙을 지키며 살아온 존경받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가, 뺑소니 사고를 낸 하나뿐인 아들 송호영(김도훈 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쌓아온 신념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그린다. 아들을 잃은 상대측 인물이자 냉철한 권력자 김강헌 역은 김명민이 맡아, 손현주와 팽팽한 심리전을 펼친다. 김강헌의 장남이자 사고의 또 다른 축인 김상혁 역은 허남준이 연기했다.

방송 초반 성적은 화려하지 않았다. 첫 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7%로 출발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손현주와 김명민의 연기 대결이 입소문을 타면서 2회 2.8%, 3회 3.4%로 뛰었고, 방송 3회 만에 동시간대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 이후 4회 3.7%, 5회 3.9%, 6회 4.3%, 8회 4.7%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다 10회 최종회에서 전국 기준 6.1%, 수도권 기준 6.4%까지 치솟았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7.5%였다. 이는 방영 당시 ENA 드라마 가운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7.5%), '크래시'(6.6%)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권선징악 없는 파국 엔딩, 시즌2 가능성은?
'유어 아너'는 흔한 해피엔딩과 거리가 멀다. 최종회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엔딩으로 마무리된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여타 드라마들과는 달리 권선징악 법칙을 따르지 않는 결말에 방영 당시 시청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김재환 작가는 종영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결말의 의도를 두고 "'유어 아너' 속엔 거대한 진리가 있다. 오류가 있는 진리를 희생시키는, 반드시 존재하는 선(善)에 대한 얘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어 아너'는 현재 시즌2를 구상 중이다. 시즌1 엔딩과 이어지는 내용이 될 것 같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주연 손현주 역시 시즌2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시즌2가 나오게 되면 열심히 만들 것"이라며 "송판호는 앞으로 판사를 하지 못할 거다. 그 대신 강소영 검사(정은채 분)는 김강헌을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 전개를 예고했다. 이어 "김명민 씨와도 이야기를 나눈 건 만약 (시즌2가) 진행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다시 만들어보자고 했다"며 "시즌2가 나오기가 쉽진 않다. 하지만 만들기만 한다면 일정이나 출연료도 다 맞출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넷플릭스에서의 뒤늦은 흥행이 시즌2 논의에 다시 불을 지필지도 관심사다.

할리우드도 반한 원작, 14개국이 리메이크했다
'유어 아너'는 2017년 방송된 이스라엘 드라마 '크보도(Kvodo)'가 원작이다. 슐로모 마시아흐와 론 니니오가 집필한 이 작품은 판사 아버지가 아들의 뺑소니 사고를 은폐하려다 파국을 맞는 이야기로, 이스라엘 현지에서 흥행에 성공한 뒤 전 세계로 판권이 팔려나갔다.
가장 잘 알려진 버전은 2020년 미국 쇼타임에서 방송된 '유어 아너(Your Honor)'다. '브레이킹 배드'에서 월터 화이트를 연기했던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고, 시즌2까지 이어지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스라엘 콘텐츠 제작사 예스 스튜디오 측은 '크보도'를 두고 "지난 10년간 가장 널리 각색된 극본 포맷"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실제로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러시아, 인도, 한국에 이어 최근에는 그리스와 브라질에서도 리메이크가 결정되며 판권 판매국이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판 '유어 아너'는 '제3의 매력', '프로듀사'를 연출한 표민수 감독과 김재환 작가가 의기투합해 완성했고, 테이크원스튜디오와 필름몬스터, 몬스터컴퍼니가 제작에 참여했다.

캐스팅 뒷이야기, 알고 보면 더 재밌다
배우들 사이 숨은 인연도 화제다. 부자 관계로 호흡을 맞춘 손현주와 김도훈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선후배 사이다. 김명민과 안내상은 드라마 '로스쿨' 이후 3년 만에, 손현주와 안내상은 '조강지처 클럽' 이후 무려 16년 만에 '유어 아너'에서 재회했다. 정은채와 박지연 역시 '더 킹: 영원의 군주' 이후 4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극 중 대립하는 손현주와 김명민을 두고는 흥미로운 뒷이야기도 전해진다. 두 사람 모두 각종 연기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데다, 공교롭게도 임진왜란을 다룬 각기 다른 작품에서 김명민은 이순신을, 손현주는 이순신과 대립했던 원균을 연기한 적이 있다. 실제 역사 속 대립 구도가 '유어 아너'에서 판사와 권력자의 대결로 재현된 셈이다.
'유어 아너'는 배우 허남준에게도 인생 작품이 됐다. 2019년 데뷔한 허남준은 2023년 '혼례대첩'과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3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였는데, 2024년 '유어 아너'에서 냉혹한 빌런 김상혁을 연기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작품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같은 해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2024 MBC 연기대상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행보는 더 바빠졌다. 2025년 가수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타이틀곡 'Never Ending Story' 뮤직비디오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돼 서정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였고, JTBC '백번의 추억'에서 첫 메인 주연을 맡아 뉴트로 멜로 장르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2026년에는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 주연으로 활약하며 현재 가장 핫한 남자배우 로 떠올랐다.

웰메이드 드라마 '유어 아너', 종영 2년 만에 역주행 터진 이유는?
'유어 아너'가 방영 당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화제성으로 이어지지 못한 배경에는 플랫폼 제약이 있었다. ENA와 지니TV로만 볼 수 있었던 탓에 다른 OTT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 드라마를 도대체 어디서 볼 수 있냐"는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방영 당시 스튜디오지니 관계자는 이런 반응에 "'유어 아너'는 지니 TV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플랫폼 가입자 혜택 증대에 목적을 둔 작품"이라며 "시청자들이 큰 사랑을 보내주는 건 알고 있지만, 타 OTT 서비스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흐른 뒤에야 글로벌 OTT 넷플릭스행이 성사됐고, 억눌려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공개 하루 만에 TOP10에 안착, 엿새 만에 정상까지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방영 종료 직후 반짝 화제성을 얻은 뒤 시간이 지나며 잊히는 대다수 드라마와 달리, '유어 아너'는 종영 2년 차에 오히려 정점을 찍으며 웰메이드 드라마의 저력을 과시했다.
'유어 아너'에서 열혈 검사 강소영을 연기한 배우 정은채는 이 작품으로 2024년 제10회 에이판 스타 어워즈 중편 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뒷받침된 만큼, 뒤늦게 작품을 접한 넷플릭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