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연금 탄다며 성실하게 일했던 청소 노동자 제주도서 실종, 경찰 대응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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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고 후 12일 만에 발견된 실종자, 초기 수색 미흡 논란
주민 증언 무시한 경찰, 장미란 사건 이후에야 수색 시작

장미란 씨 실종사건에 대한 수색이 본격화된 사흘 동안 제주에서 모두 4구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실종자의 수색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해당 60대 남성의 발견이 장미란 씨 사건과 관련해 뒤늦게 수색에 나선 결과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경찰의 초기 대응을 두고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JTBC 뉴스룸이 단독보도한 사건이다.

논란이 된 사례는 제주 애월읍 무수천 인근에서 발견된 60대 남성이다. 청소 노동자로 일하던 이 남성은 애월읍의 한 빌라에서 혼자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오후에도 평소처럼 집을 나섰고, 이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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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들은 남성이 평소 성실하게 생활했고,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모습도 자주 봤다고 전했다. 특히 실종 당일에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집을 나섰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이웃 주민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아주 착실했어요. 열심히 일을 하고. 가는 날까지 한 바퀴 돌아보고. 그러고 집에 들어갔다가 물병 하나만 들고 나간 거거든요.”라고 말했다.

남성이 귀가하지 않자 가족들은 사흘이 지난 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남성이 거주하던 빌라 내부의 CCTV와 주변 주민들의 증언 등을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후다. 주민들은 경찰에 남성이 평소 어디로 운동을 하러 가는지까지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주민은 남성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등산로와 팔각정 방향을 경찰에 직접 알렸다고 밝혔다.

이 주민은 “아니 안타까운 게 내가 분명히 그랬거든. '운동을 여기로 갈 수도 있습니다. 저 팔각정 쪽으로 이렇게 하면 길이 있어요'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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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민들은 이후 현장에서 경찰의 본격적인 수색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남성이 실종된 뒤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주민들이 예상했던 장소에 대한 집중적인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장미란 씨 실종사건이 전국적인 논란으로 번졌고, 제주에서 실종자 수색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천 인근에서도 경찰과 119 등이 수색에 나섰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한 주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어저껜가 그저껜가 여기 119 오고, 경찰 오고… 그러고 올라가서 그때 찾는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결국 이 60대 남성은 지난 24일 오전 발견됐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12일 만이었다. 발견 장소는 주민이 앞서 남성의 평소 이동 가능성을 설명했던 등산로와 가까운 계곡이었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이날이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날이었다는 점이다. 장씨의 시신은 같은 날 제주시 한림읍 인근에서 발견됐다. 제주에서 장씨 사건에 대한 수색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또 다른 실종자의 시신까지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두 사건의 수색을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즉 장씨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 된 이후 경찰이 무수천 일대 수색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60대 남성을 발견했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방에 공동 수색을 요청한 시점이 24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에서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황에서 왜 경찰과 소방의 공동 수색이 24일에 이뤄졌는지, 그 이전에 경찰이 어느 범위까지 수색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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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실종자의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보다 이른 시점에 수색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안타까운 게 하루면 찾을 수 있었던 건데. 바로 했으면 금방 찾을 수 있었지 않았겠나. 죽었든 살았든.”

이 발언에는 단순히 발견 시점에 대한 아쉬움뿐 아니라 실종자 가족과 주변 주민들이 느끼는 답답함이 담겨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경찰이 수색을 지연해 남성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남성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종 신고 이후 경찰이 어떤 조치를 했는지와 실제 수색이 어느 시점부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를 따져봐야 책임 소재를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사례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장미란 씨 사건에서 경찰관이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경찰의 실종자 대응 체계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장씨 사건에서는 실종 신고를 받은 담당 경찰관이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 목록에서도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장씨가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졌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실종자 역시 경찰 신고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주민들이 예상했던 장소와 가까운 곳에서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실종사건 대응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종자 수색은 단순히 신고자의 말을 듣고 현장을 한 차례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는 업무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장소와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CCTV와 휴대전화 등 확보 가능한 정보를 종합해 수색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산이나 하천처럼 사고 위험이 있는 장소가 예상된다면 경찰뿐 아니라 소방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실종자가 혼자 생활하고 있고, 평소 이동 경로가 비교적 뚜렷하다면 주변인의 진술도 수색 범위를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물론 주민의 추정만으로 특정 장소를 무조건 수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황과 일치한다면 해당 장소를 확인했는지 여부는 수색 과정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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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의 경우 생전에 자신의 생활을 지켜본 이웃이 평소 이동 경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실제 발견 장소가 그와 가까웠다는 점에서 경찰의 수색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웃 주민은 남성이 평소 일상과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3년만 있으면 연금 타 가지고 편안하게 청소 안 하고 살겠다고. 나한테 호언장담을 하고 그랬었는데…”

평범하게 이어지던 한 사람의 일상이 갑작스럽게 끊겼고,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한 뒤 12일 만에 계곡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재로서는 경찰의 수색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고 이후 어떤 판단과 조치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남은 과제다.

특히 장미란 씨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전국의 장기 실종사건과 실종 업무 처리 체계를 점검하기로 한 만큼, 이번 사례 역시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 넘기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실종 신고가 어떻게 처리되고 수색이 결정되는지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당시 확보했던 CCTV와 주민 진술, 수색 기록 등을 토대로 시간대별 대응 과정을 명확히 설명한다면 현장에서 제기된 의문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경찰의 설명과 주민들의 기억 사이에 차이가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정확한지는 수사와 기록 확인을 통해 판단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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