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30조 달러 시장 내걸며 매출로 오픈AI 앞질러…IPO는 9~10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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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연매출 650억 달러로 오픈AI 제치고 30조 달러 시장 내걸며 IPO 준비
2분기 수익성도 첫 역전…2조 달러 밸류·데이터센터 반발 등 변수도 상존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의 기업공개(IPO)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인공지능(AI)이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전체 업무 시장, 즉 총주소가능시장(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30조 달러 규모로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월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환산 매출 실행률(run rate)은 지난해 말 약 90억 달러(약 12조원, 1달러 1383원 기준)에서 올해 7월 말 650억 달러(약 90조원)로 뛰어올라 오픈AI의 400억 달러(약 55조원)를 앞질렀다. 두 회사 모두 IPO를 준비 중인데 앤트로픽은 9~10월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반면 오픈AI는 당초 2026년 상장을 검토했다가 2027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조 달러라는 시장 추정치는 스페이스X가 상장 전 제시했던 TAM을 웃도는 수준이어서 그만큼 회의적 시선도 뒤따른다.
매출도 수익성도 앤트로픽이 앞서갔다
연환산 매출 기준으로 보면 앤트로픽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말 약 90억 달러였던 실행률은 올해 7월 말 650억 달러로 늘며 오픈AI의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오픈AI 역시 지난해 말 200억 달러 수준에서 거의 두 배로 뛰었는데, 코덱스(Codex)와 챗GPT워크(ChatGPT Work) 구독, 광고 등 여러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분기 실적에서는 격차가 더 선명하다. 4~6월 2분기 매출은 앤트로픽이 116억 달러(약 16조원), 오픈AI가 67억 달러(약 9조3000억원)로 앤트로픽이 처음으로 오픈AI를 앞질렀다. 수익성 차이도 벌어졌다. 앤트로픽은 조정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를 기록한 반면 오픈AI는 123억 달러(약 17조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앤트로픽의 실적은 아직 회계감사를 거치지 않은 수치이며, 컴퓨팅 비용 부담이 커지면 이후 분기 실적이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두 회사의 고객 구성 차이가 이런 격차를 만든다. 앤트로픽은 클로드코드(Claude Code)를 중심으로 기업과 개발자를 겨냥해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같은 투자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면서 유료 고객을 늘려왔다. 반면 오픈AI는 챗GPT를 앞세워 소비자 시장을 광범위하게 공략해왔는데, 무료 사용자 비중이 커 추론 비용 부담이 크고 그만큼 수익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지다. 다만 오픈AI 역시 최근 기업용 매출이 소비자용 챗GPT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기업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앤트로픽, 30조 달러 시장 내걸고 사상 최대 IPO 준비
앤트로픽이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30조 달러의 TAM은 AI 모델이 처리할 수 있는 관련 업무를 전부 차지했을 때 이론상 벌 수 있는 연간 매출을 뜻한다. 이는 스페이스X가 상장 전 내세운 28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기회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앤트로픽의 2028년 매출 전망치는 1900억~2000억 달러(약 263조~277조원)로, 로이터가 8월 15일(현지시각) 보도한 수치다. 이 전망치조차 앤트로픽이 내세운 30조 달러 시장의 1%에도 못 미친다.
은행권에서는 앤트로픽이 2조 달러(약 2766조원) 안팎의 밸류에이션으로 1000억 달러(약 138조원)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8월 안에 상장신고서(prospectus)를 공개할 수 있으며, 9~10월 상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5월 진행된 투자 유치에서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335조원)로 평가받았는데, 이번 논의대로라면 불과 몇 달 만에 밸류에이션이 두 배 이상으로 뛰는 셈이다.
커지는 회의론…데이터센터 반발과 고금리도 변수
시장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팩트셋(FactSet) 집계에 따르면 S&P1500 지수에 속한 191개 기술기업의 지난해 매출을 다 합쳐도 2조4000억 달러(약 3319조원)에 불과하다. 뉴욕대 파이낸스 교수 애스워드 다모다란은 앞서 스페이스X가 내놓은 AI 시장 추정치를 두고 ‘AI 판타지랜드’ 수준으로 넘어갔다고 비판한 바 있다.
벤처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반AI 정서와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 높은 국채 수익률이 AI 산업 전반의 확장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뉴욕 등 일부 주는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나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다. 앤트로픽은 컴퓨팅 자원을 아마존과 구글에 의존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AI 여론을 IPO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명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인프라 생태계 경쟁으로 전선이 넓어진다
두 회사의 경쟁은 모델 성능이나 매출 비교를 넘어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까지 아우르는 ‘AI 인프라 전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모델 성능을 높이고 폭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하려면 반도체와 메모리, 네트워킹,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를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하버캐피털(Harbor Capital)은 8월 12일(현지시각) 앤트로픽과 오픈AI 각각의 AI 생태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앤트로픽 AI랩 에코시스템 ETF(ANTW)’와 오픈AI 관련 ETF ‘OAIW’를 각각 출시했다. 두 ETF가 공통으로 담은 종목은 어느 쪽이 승리하든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이고, 각 ETF에만 담긴 종목은 두 회사의 전략적 차이를 보여준다. 앤트로픽과 오픈AI의 IPO 경쟁이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나든, 그 이면에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기업들의 수혜 경쟁도 함께 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