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 논란에 현직 역무원 인터뷰 “발로 눌러줘야...낡은 기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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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 발로 누르는 현장 관행, 안전장치인가 위험요소인가

유튜버 박위의 KTX 낙상사고를 계기로 이동식 경사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코레일 역무원이 방송에서 직접 입을 열었다.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 21일이다. 박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통해 KTX에서 하차하던 중 낙상사고를 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박위가 공개한 CCTV에는 휠체어를 탄 박위가 이동식 경사로를 이용해 열차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경사로를 고정하고 있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바퀴가 걸리면서 앞으로 넘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박위는 사고 당시 사회복무요원이 고의로 행동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사로 위에 발을 올려놓은 행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KTX를 수백 차례 이용했다며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문제를 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영상 공개 이후 논란의 방향은 달라졌다. 사고 자체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과 별개로, 사고 직후 사과한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대규모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에서 공개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박위가 사고 장면을 공개하면서 해당 사회복무요원이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음에도, 영상 속 인물이 특정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공개 방식이 과도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박위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이동식 경사로를 고정하는 방식인데, 현직 역무원이 인터뷰에 나선 것이다.

박위와 송지은 / 유튜브 '위라클 WERACLE'
박위와 송지은 / 유튜브 '위라클 WERACLE'

“지면에 안 닿으면 발로 눌러준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직 코레일 역무원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코레일 역무원 A씨는 방송에서 이동식 경사로의 구조와 현장 사용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사로가 지면과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 발로 눌러주는 일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대부분 기계가 딱 설치했을 때 지면과 닿지 않는다. 그걸 발로 꾹 눌러줘야 된다. 보통 그렇게 눌러준다. 그렇지 않으면 들뜨게 된다. 이게 좀 괜찮은 거면 딱 되는데, 안 되는 건 또 안 된다”고 말했다.

경사로를 설치했을 때 바닥과 완전히 밀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발로 눌러 안정시키는 방식이 현장에서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A씨는 장비의 형태나 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구형은 신형보다 잘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노후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사고를 단순히 사회복무요원의 부주의만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현장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경사로가 어떻게 고정되는지, 이용객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방송에서는 이동식 경사로의 무게와 설치 방식 때문에 작업자가 혼자 대응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도 언급됐다.

유승민 작가는 방송에서 “(경사로를 발로 누르는 것이) 일종의 노하우처럼 공유가 된다고 하더라. 상당히 무거운데, 수동으로 해야 되니까 이 과정에서 발 끼임 사고도 발생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2인 1조로 대응해야 되는데, 혼자 대응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사고 이후에도 남은 안전 문제

이번 논란에서 중요한 부분은 ‘발을 경사로에 올린 행위가 옳았느냐’에만 머물지 않는다. 휠체어 이용객이 열차에서 내릴 때 사용하는 경사로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고, 어떤 방식으로 설치·고정되며, 이를 담당하는 직원이 어떤 안전교육을 받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식 경사로는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의 높이 차이나 공간적 조건 때문에 휠체어 이용객의 이동을 돕는 장비다. 휠체어 이용객은 일반 승객처럼 계단이나 좁은 틈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사로의 안정적인 설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휠체어는 일반 보행자보다 무게중심이 높고 바퀴를 이용해 이동하기 때문에 경사로가 움직이거나 들뜨면 이용객이 균형을 잃을 위험이 있다. 경사로의 각도와 폭, 바닥과의 밀착 상태뿐 아니라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공간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사고처럼 휠체어 바퀴가 경사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장애물이 생기면 이용객이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휠체어 이용자는 스스로 즉각적인 자세 전환을 하기 어려울 수 있어 작은 실수도 큰 낙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경사로를 설치하는 직원에게는 단순히 장비를 옮기는 방법뿐 아니라 설치 상태를 확인하고, 이용객이 통과하는 동안 장비가 움직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까지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용객을 돕는 직원과 사회복무요원이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도 명확해야 한다. 담당자가 혼자 무거운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인지, 다른 직원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이용객이 이동하는 동안 어느 위치에서 안전을 확인해야 하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어야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장에서 사용되는 이동지원 장비 자체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수밖에 없다. 코레일 역무원 A씨가 구형 장비의 경우 신형보다 잘 맞지 않는 느낌이 있고 노후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실제 장비의 사용 연한과 점검 주기, 교체 기준 등이 적절한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실제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실제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고 예방”과 “공개 방식”은 별개의 문제

박위가 CCTV를 공개한 이유는 재발 방지와 안전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사고 과정에서 경사로를 안전하게 고정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사고 예방을 위한 문제 제기와 개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는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영상 공개 이후에는 경사로 안전 문제뿐 아니라 사회복무요원의 신상이나 업무 수행 과정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결국 박위는 논란이 커지자 CCTV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이후에도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장 시스템의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홍콩 여행 당시 박위와 송지은 / 박위 인스타그램
홍콩 여행 당시 박위와 송지은 / 박위 인스타그램

휠체어 이용객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열차에서 내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현장 직원 입장에서는 장비를 안전하게 설치하고 이용객을 지원할 수 있는 명확한 지침과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 장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정비와 교체가 이뤄져야 하고, 인력 배치가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한편 박위는 2014년 낙상사고로 전신마비 진단을 받은 뒤 재활치료를 통해 상체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이후 장애인식 개선과 일상생활을 다루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활동해 왔다. 2024년에는 가수 송지은과 결혼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 구독자는 100만 명에 달했으나 최근 논란으로 3만 명 정도가 이탈했다. 또한 27일엔 박위가 직접 서울시 홍보대사에서 사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