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나이엄과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험…MAS 블룸 참여로 주 7일 정산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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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나이엄과 스테이블코인 주7일 정산 파일럿…싱가포르 블룸 첫 카드사 합류
MAS 감독 아래 달러·유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주말·공휴일 정산 가능성 시험

비자, 나이엄과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험…MAS 블룸 참여로 주 7일 정산 도전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자, 나이엄과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험…MAS 블룸 참여로 주 7일 정산 도전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정산 이니셔티브 “블룸(BLOOM)”에 비자(Visa)가 합류했다. 비자는 8월 25일(현지시각) 크로스보더 결제기업 나이엄(Nium)을 첫 파일럿 파트너로 발표했다. 두 회사는 미국 달러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 7일 정산이 가능한지 시험한다. 통상 은행 영업일에만 이뤄지던 정산을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상시화할 수 있는지가 핵심 질문이다. 두 회사는 파일럿 완료 시점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이 만들어진 배경

MAS는 지난해 10월 16일(현지시각) 블룸을 출범시켰다. 블룸은 국경 없는(Borderless), 유동적인(Liquid), 개방적인(Open), 온라인(Online), 다중화폐(Multi-currency)를 뜻하는 약자다. 디지털 싱가포르달러 인프라를 시험한 프로젝트 오키드(Project Orchid)의 뒤를 잇는 사업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0여 차례 실험을 거친 오키드가 국내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블룸은 범위를 국경 간 정산으로 넓혔다.

출범 당시 참여 기관은 서클(Circle), 코인베이스(Coinbase), DBS, OCBC, UOB, 파티어(Partior), 스트라이프(Stripe), 앤트인터내셔널(Ant International), 스트레이츠X(StraitsX) 등이었다. 이후 메이뱅크 싱가포르가 올해 8월 초 합류했고, 리플(Ripple)은 올해 3월 XRP 레저 기반 RLUSD를 활용한 무역금융 정산 파일럿을 시작했다. MAS 레옹 싱 치옹 부총재는 지난해 11월 열린 핀테크 페스티벌 2025에서 블룸에 16개 이상의 글로벌 기관이 참여해 국경 간 정산에 적용할 공통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자와 나이엄, 무엇을 시험하나 / AI 생성 이미지
비자와 나이엄, 무엇을 시험하나 / AI 생성 이미지

비자와 나이엄, 무엇을 시험하나

비자와 나이엄은 미국 달러와 유로로 표시된 규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정산을 시험한다. 목표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정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비자는 “정산 지연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참여 금융기관이 더 빠르게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비자 동남아시아 지역 총괄 애들린 킴(Adeline Kim)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결제 인프라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파일럿”이라며 “글로벌 상거래를 지탱하는 보안, 복원력,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유지하면서 정산의 유연성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 다른 형태의 화폐 간 상호운용성이 금융 생태계 전반에 가치를 전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엄의 최고위험관리·컴플라이언스책임자 아마레시 모한(Amaresh Mohan)은 파일럿을 “전통 금융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레일 간 매끄러운 상호운용성으로 가는 단계”라고 평가하며 두 체계의 융합이 불가피하고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재블린 스트래티지 앤드 리서치(Javelin Strategy & Research)의 암호화폐 분석가 조엘 후겐토블러(Joel Hugentobler)는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움직이고 정산되지만, 그 주변의 은행·결제 인프라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자의 파일럿은 기관들이 정산 절차, 트레저리, 컴플라이언스, 대조 작업 등에서 실제로 ‘항상 켜져 있는’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규제가 촘촘한 싱가포르에서 작동한다면 시장 전반에 통용될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일럿 이전부터 이어진 협력, 블룸이 더하는 것

비자와 나이엄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밖에서 USDC로 양자 간 정산을 이미 진행해왔다. 블룸 파일럿이 새롭게 더하는 것은 기술적 역량이 아니라 MAS가 설계하고 감독하는 공통 컴플라이언스 체계다. MAS는 2023년 8월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확정하며 싱가포르달러나 G10 화폐에 연동된 단일 화폐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 구성, 가치평가, 유동성 요건을 정했다. 블룸 안에서 비자가 쓰는 스테이블코인은 이 기준을 통과해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검증한 자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구조적 차이 덕분에 비자는 중앙은행이 감독하는 스테이블코인 정산 체계에 참여한 첫 주요 카드망이 됐다. 정산 지연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은행을 거쳐 자금을 중계하는 전통적 결제 방식인 코레스폰던트뱅킹(correspondent banking) 구조가 분산원장이 없던 시절에 설계됐기 때문이다. 나이엄이 190여 개국에 걸쳐 자금을 옮길 때 거래는 여러 중개은행의 노스트로·보스트로(nostro/vostro, 해외 은행에 개설한 계좌) 구조와 영업시간, 청산 창구를 거친다. 스테이블코인 전송은 이 과정을 온체인 거래 하나로 압축해 초에서 분 단위로 정산을 끝낸다. 테크타임스는 에코닷컴(eco.com)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가이드를 인용해 솔라나는 1초 이내, 이더리움은 약 12분 안에 거래가 되돌릴 수 없이 확정되는 경제적 최종성(economic finality)에 도달한다고 전했다.

나이엄의 디지털자산 확장과 업계 파급

나이엄에게 이번 참여는 자체 디지털자산 확장 전략의 연장선이다. 나이엄은 지난 7월 크립토 네이티브 비수탁형 지갑·카드 발급 기업 사이퍼(Cypher)를 인수해 온체인 자금 이동 인프라를 넓혔다. 올해 4월에는 코인베이스 인프라를 자사 네트워크에 통합해 USDC 기반 지급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수취 통화 계좌를 사전에 채워두지 않고도 필요한 시점에 USDC나 EURC 같은 디지털자산을 바로 정산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블룸 생태계 안에서 다른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리플과 공급망 금융기업 언록(Unloq)은 올해 3월 선적 검증과 금융 조건을 정산과 연동하는 무역금융 시스템을 시험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메트로(Metro) 백화점 체인이 지난해부터 매장과 온라인 모두에서 테더(Tether)의 USDT, 서클의 USDC 같은 달러 기반 자산으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카드망과 결제기업, 금융기관이 잇따라 블룸에 참여하면서 싱가포르는 전통 금융과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잇는 실험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