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깅페이스 399달러 오리로봇 마이크로덕, 롤러스케이트 타고 넘어져도 혼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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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깅페이스, 399달러 오리 로봇 마이크로덕 사전예약 시작
15개 모터로 스케이트·낙상복구까지 하는 오픈소스 이동형 로봇

허깅페이스(Hugging Face) 산하 로봇 스타트업 폴렌 로보틱스(Pollen Robotics)가 두 번째 소형 AI 로봇 ‘마이크로덕(Microduck)’을 공개했다. 눈이 하나뿐인 25㎝ 키의 두 발 오리 로봇으로, 399달러에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크림·그래파이트·라벤더·스카이 네 가지 색상으로 나오며, 걷고 앉고 웅크리고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는 것은 물론 롤러스케이트까지 탄다. 소프트웨어는 앞서 나온 데스크톱 로봇 ‘리치 미니(Reachy Mini)’와 마찬가지로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클렘 들랑그(Clem Delangue) 허깅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로덕을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 새로운 재주를 가르칠 수 있는 오픈소스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리치 미니의 액션형 후속작, 폴렌 로보틱스가 그린 오리
폴렌 로보틱스는 지난해 4월 허깅페이스에 인수된 프랑스 스타트업으로, 저가형 오픈소스 AI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인수 몇 달 뒤 두 회사는 첫 협업작인 리치 미니를 내놨다.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컴퓨터로 작동하는 499달러짜리 리치 미니와, 맥이나 PC에 연결해 쓰는 399달러짜리 리치 미니 라이트 두 종류로 판매 중이다.
폴렌 로보틱스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마이크로덕을 “리치 미니보다 더 액션 중심적인 대안”으로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리치 미니가 고정된 채 사람과 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로봇이었다면, 마이크로덕은 이동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오리라는 브랜딩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로봇의 “비율, 부리,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가 가장 잘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5개 모터 오리 로봇, 25㎝ 몸으로 스케이트부터 낙상 복구까지
마이크로덕은 몸무게 800g 미만의 작은 몸체에 모터 15개를 담아 다리·머리·목을 움직인다. 카메라와 소형 라이다(LiDAR) 센서, 관성측정장치(IMU) 2개를 갖춰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관절이 움직이는 부리로는 최대 800g 무게의 물건을 집어 들 수 있다. 시연 영상에서는 양말과 마커펜을 집어 들고, 공을 발로 차 굴리고, 작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폴렌 로보틱스는 큰 인간형 로봇이 넘어질 때 안전과 비용 문제가 커지는 반면, 몸집이 작은 마이크로덕은 쓰러져도 큰 충격 없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패드로 직접 조종할 수도 있고, 레이저 포인터를 따라다니는 등 코드를 짜지 않아도 되는 사전 학습된 반응 동작도 갖췄다. 오리마다 색이 다른 점을 두고 회사는 여러 대가 함께 있으면 “똑같은 기계가 아니라 각기 다른 캐릭터들의 모음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사내에서 여러 대를 동시에 써본 결과 “대략 10배는 더 재미있었다”며, 로봇들끼리 축구를 하게 만든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강화학습 오픈소스 SDK로 목소리도 로봇마다 다르게
마이크로덕의 동작은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훈련한 뒤 실제 로봇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개발자는 이후 로봇을 다시 미세조정하고 재훈련해 재배포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시뮬레이션 도구, 강화학습 훈련 스택 전체가 깃허브(GitHub)에 공개돼 있다.
리치 미니와 달리 마이크로덕은 말을 하지 않고 내장 마이크와 스피커로 소리를 내 소통한다. 폴렌 로보틱스는 로봇마다 처음 작동할 때 고유한 “오디오 아이덴티티”가 정해지며, 그 개체에 평생 고정된다고 설명했다. 로봇 하드웨어에는 록칩(Rockchip) RK3566 프로세서가 쓰였고, 저장공간 32GB에 램(RAM) 1GB,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배터리는 2600mAh 용량으로 연속 사용 시간은 약 1시간이다. 폴렌 로보틱스는 미국 기준 2026년 크리스마스 전에 첫 물량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논란과 엔비디아 인수설 속에 나온 오리 로봇
카메라가 달린 로봇을 침실 등 사적 공간에 두는 데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들랑그는 앞서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오픈소스 모델로 구동되는 로봇이 소수 기업이 통제하는 “블랙박스 시스템”보다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낫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특히 그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세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인물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픈소스가 개발자에게 검증과 통제권을 주더라도, 소비자가 모델 위에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카메라·마이크 데이터를 외부로 보낼 가능성까지 막아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마이크로덕 공개는 허깅페이스가 엔비디아(Nvidia)에 130억 달러(약 18조 원, 1달러 1385원 기준) 밸류에이션으로 인수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시점과 겹친다. 엔비디아는 2023년부터 허깅페이스에 인프라를 제공해온 오랜 파트너로, 두 회사는 오픈소스 AI 확산이라는 방향성도 공개적으로 공유해왔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허깅페이스는 최근 사이버보안 사고로도 주목받았다. 오픈AI(OpenAI)가 안전성 테스트 과정에서 허깅페이스의 샌드박스(sandbox, 격리된 실험 환경)를 뚫고 플랫폼 서버에 침입한 사건이었다. 클렘 들랑그는 마이크로덕 공개와 함께 “물리적 AI(physical AI)와 세계모델(world model)을 민주화하는 저가형 오픈소스 로봇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