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특별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 집중 배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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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500여 명 결의대회…농협·수협중앙회 등 10대 핵심 기관 우선 유치 요구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에 걸맞은 공공기관 이전 인센티브를 확보하고, 농생명과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공공기관 유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7일 광주청사에서 시민 결의대회를 열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시민사회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해 통합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 공공기관 우선 이전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결속을 다졌다.
이번 결의대회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광주특별시가 지역의 요구와 유치 전략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들은 공공기관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기보다 산업과 생활권을 고려해 통합지역에 집중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대 핵심 공공기관 우선 배치 요구
1부 시민 결의대회에서는 강선아 사단법인 국민농업포럼 대표와 김태진 광주청년센터장이 시민 결의문을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통합지역 공공기관 집중 배치 ▲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 등 10대 핵심 공공기관 우선 배치 ▲IBK기업은행 전남광주 배치 ▲통합 이전에 따른 불이익 배제 원칙 준수 등을 요구했다.
특히 농업과 수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등을 핵심 이전 기관으로 꼽고, 전남과 광주가 가진 산업·경제적 특성을 고려해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생명산업과 수산업 기반이 넓은 전남, 금융과 산업 인프라를 갖춘 광주의 강점을 결합할 경우 관련 기관 이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참석자들은 행정통합 이전의 광주와 전남 두 지역이 각각 확보하고 있던 행정·산업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통합 이후 공공기관 배치가 단순히 하나의 광역지자체 몫으로 축소돼서는 안 되며, 통합에 따른 규모와 역할을 반영한 수준의 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유치 목표 45곳으로 확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2월 농생명과 인공지능 첨단산업, 재생에너지 등 5대 기능을 중심으로 한국환경공단을 비롯한 40개 공공기관의 이전을 정부에 건의했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을 유치해 공공기관 이전이 단순한 청사 이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생명 분야는 전남의 농업 기반과 연계하고, AI 첨단산업은 광주의 기술·기업 인프라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산업별 기능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계획이 발표되면서 반도체 관련 공공기관 유치에도 힘을 더했다. 통합특별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기술개발과 용수관리 분야의 반도체 관련 공공기관 5곳을 추가로 건의하면서 전체 유치 목표를 45곳으로 확대했다.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용수와 전력 등 기반시설, 금융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전남광주특별시는 관련 공공기관을 지역에 유치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 구축을 뒷받침하고, 기업 간 협력과 기술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IBK기업은행 이전 정부에 건의
전남광주특별시는 지난 25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공급망을 완성하기 위해 IBK기업은행을 전남광주로 이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지역 산업생태계에 필요한 자금 공급과 기업 성장 지원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통합특별시의 설명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초기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데다, 중소기업과 소부장 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기업은행이 지역에 자리 잡으면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 기업에 대한 금융 접근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민 결의대회에서도 기업은행 이전은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호남권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문 금융기관의 지역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토론회서 산업 연계 방안 제시
2부 정책토론회에서는 공공기관의 기능적 재배치와 지역산업 연계 방안이 논의됐다.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공공기관을 단순히 지역별로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관의 기능과 지역의 산업 기반을 연결하는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이 이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기관의 업무 특성과 지역의 산업·인재·생활 기반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기관을 배치하고, 산학연 협력과 기업 지원, 인재 양성까지 연계해야 이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자유토론에서는 전남과 광주의 강점을 결합한 산업 발전 전략도 논의됐다. 강혜정 전남대학교 교수는 옛 전남의 스마트농업과 옛 광주의 AI 기술을 연계한 ‘남도형 가치사슬 벨트’ 구축을 제안했다.
스마트농업에 AI와 데이터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과 유통, 농산물 품질관리, 농촌 인력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적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전남의 농업·농생명 자원과 광주의 AI 기술을 결합할 경우 통합지역만의 차별화된 산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선영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 실장은 반도체 연구개발 전문기관 유치 전략을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뿐 아니라 연구기관과 전문인력, 장비·시험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청년 정착·가족 이전 지원 필요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관과 기업을 유치하는 것뿐 아니라 직원과 가족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진실 한전KDN 직원은 청년 정착을 위해 지역인재 채용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주거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에서 교육받은 청년들이 공공기관과 관련 기업에 취업하고, 이후에도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채용과 주거, 생활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철순 전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족 단위 이전을 유도할 수 있는 촘촘한 정착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과 의료, 교통, 문화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공공기관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지역으로 이동하고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전기은 ㈜터빈크루 대표는 창업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을 통한 공공기관과 기업 간 파트너십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공공기관이 지역 창업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실제로 활용하면 초기 판로 확보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재섭 광주독립영화관 관장은 한국문화 원형에 대한 AI 데이터를 확보해 전남광주특별시를 독자적인 문화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의 문화자원과 AI 기술을 결합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지역산업과 관광, 교육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통합지역에 걸맞은 인센티브 필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을 통해 새로운 광역 발전 기반을 마련한 만큼, 정부가 통합지역에 상응하는 공공기관 이전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시장은 “공공기관 1차 이전 당시 광주와 전남은 하나로 힘을 모아 공동혁신도시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다른 지역이 하지 못한 광역 행정통합까지 이뤄냈다”며 “정부가 통합지역에 인센티브를 약속한 만큼 전국 시·도의 16분의 1이 아니라 17분의 2로 대우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320만 통합특별시민이 한목소리로 힘을 모으면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17개 시·도 중 2개 시·도에 해당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 시장은 반도체 산업과 금융기관 이전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투자가 이뤄지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전남광주 전역에 조성되는 만큼 자본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기업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기업은행을 전남광주로 보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시민 결집으로 이전 논의 대응
이번 시민 결의대회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지역의 요구를 하나로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합특별시는 시민과 전문가, 기업, 공공기관 관계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유치 대상 기관을 구체화하고, 기관별 이전 논리를 마련해 정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발전의 촉매제가 되기 위해서는 기관 수를 늘리는 것만큼 이전 기관의 기능과 지역산업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생명과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문화산업 등 전남과 광주의 강점을 공공기관 기능과 연결해야 지속적인 산업 효과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전 기관이 지역사회와 협력할 수 있도록 산학연 공동 연구와 지역인재 채용, 중소기업 지원, 공공조달 연계 등 구체적인 상생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가족 단위 정착을 위한 주거·교육·의료 지원도 함께 추진돼야 공공기관 이전의 실질적인 효과가 지역에 남을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앞으로 정부와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10대 핵심 기관과 기업은행 등 주요 기관의 우선 배치를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시민사회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통합지역의 규모와 산업 경쟁력에 걸맞은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전남광주특별시가 행정통합과 산업 연계를 앞세워 공공기관을 집중 유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