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흰밥에만 섞었다면 아깝다… 알고 보면 9월 제철이라는 '이 곡물'
작성일
가을 제철 흑미, 맛있게 먹는 방법
흰쌀에 조금만 섞어도 밥 색이 짙은 보라색으로 바뀌는 '흑미'가 가을 제철을 맞는다. 보통 잡곡밥에 넣어 먹곤 하지만, 흑미는 영양밥이나 주먹밥, 죽, 볶음밥, 누룽지 등 다양한 요리로 차려낼 수 있다.

9~10월 수확하는 흑미… 짙은 색은 안토시아닌 때문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정보누리에 따르면 흑미의 생산 시기는 9~10월이다. 주요 산지는 전남 진도와 전북 등이며 흑수정, 조은, 선향 등의 품종이 있다.
흑미는 검거나 짙은 자주색을 띠는 유색미다. 일반 쌀과 달리 현미의 과피와 종피 부분에 흑자색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들어 있다. 흰쌀과 함께 밥을 지었을 때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드는 것도 이 색소 때문이다.
흑미는 보통 흰쌀과 섞어 밥을 짓는다. 흑미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밥 색이 짙어지고 특유의 씹는 맛도 또렷해진다. 백미와는 다른 색과 식감이 더해져 평소 먹는 잡곡밥과도 차이가 난다. 흑미에서 나온 색이 주변 쌀알에 스며들기 때문에 밥을 지은 뒤에도 선명한 보랏빛이 남는다.

안토시아닌·폴리페놀 풍부… 흑미에 든 영양 성분
흑미의 대표적인 성분은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붉은색이나 보라색, 검푸른색을 띠는 식물에 존재하는 폴리페놀계 색소 성분이다.
농식품정보누리에 따르면 흑미에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비타민 B군을 비롯해 철, 아연, 셀레늄 등 무기질이 들어 있으며,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도 백미보다 높다.
조리 전 흑미 100g에는 단백질 8.2g과 총식이섬유 3.9g이 들어 있다. 인은 264mg, 철은 1.9mg, 칼륨은 117mg이며 비타민 B1과 B2, 나이아신 등도 포함돼 있다. 식이섬유는 정상적인 배변 활동을 돕고, 철은 체내 산소 운반과 혈액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다.
다만 흑미 역시 쌀인 만큼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다. 특정 성분만 보고 양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평소 먹는 흰쌀에 적당량을 섞어 먹는 방식이 무난하다. 다른 잡곡과 함께 넣을 때도 흑미의 양은 식감과 취향에 맞춰 조절하면 된다.
흑미밥 맛있게 짓는 법… 흰쌀과 비율·취사법이 관건
흑미는 백미보다 식감이 단단하고 씹는 맛이 강한 편이다. 처음 흑미밥을 지을 때는 흰쌀에 적은 양부터 섞어 식감을 확인해 보는 것이 무난하다. 흑미 비율을 높일수록 밥 색과 향이 진해지고 씹는 맛도 한층 또렷해진다.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흑미를 미리 물에 불려 쓴다. 흰쌀에 소량만 섞을 때는 밥솥의 잡곡 취사 기능을 이용하거나, 불리는 시간을 약간 조절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쌀을 씻을 때는 흑미만 따로 세게 문지를 필요 없이 흰쌀과 함께 가볍게 헹군 뒤 물을 맞춰 밥을 짓는다. 잡곡을 여러 종류 함께 넣거나 흑미 비율을 높일 때는 물의 양과 불리는 시간을 조금 늘려 주는 것이 좋다.
완성된 밥이 너무 단단하게 느껴지면 다음에는 흑미 양을 줄이거나 불리는 시간을 늘린다. 반대로 톡톡 터지는 식감을 좋아한다면 흑미 비율을 조금씩 높여 취향에 맞추면 된다.

밤·대추 넣은 영양밥부터 주먹밥·볶음밥까지
갓 지은 흑미밥에 밤과 대추를 더하면 간단한 영양밥을 만들 수 있다. 흰쌀과 불린 흑미를 섞고 손질한 밤과 씨를 뺀 대추를 올린 뒤 평소처럼 밥을 안치면 된다.
대추와 밤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넣으면 밥과 함께 떠먹기 편하다. 밤 대신 한입 크기로 썬 고구마를 넣거나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등을 더해도 잘 어울린다. 완성한 밥은 그대로 먹거나 간장에 다진 파와 참기름, 깨를 섞은 양념장을 곁들인다. 밤과 고구마는 익으면서 단맛이 더해지고, 버섯은 쫄깃한 식감을 보탠다. 부재료를 너무 많이 넣으면 밥이 질어질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한두 가지 정도만 더하는 것이 무난하다.

남은 흑미밥은 주먹밥으로 만들면 간편하다. 밥을 따뜻하게 데운 뒤 김가루와 깨, 참기름을 넣어 골고루 섞고 한입 크기로 뭉친다. 간을 더하고 싶다면 소금을 조금 넣거나 잘게 다진 단무지를 섞는다.
참치를 넣을 때는 기름을 충분히 빼고, 당근이나 양파 같은 채소는 잘게 썰어 볶은 뒤 섞는다. 볶은 소고기나 익힌 채소를 가운데 넣어 속을 채워도 된다. 다만 속재료를 너무 많이 넣으면 주먹밥이 자칫 흩어질 수 있어 양을 적당히 맞춘다. 갓 데운 밥이 너무 뜨거울 때 바로 뭉치기보다는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한 김 식힌 뒤 모양을 잡으면 편하다.

찬 흑미밥은 볶음밥으로도 잘 어울린다. 대파를 기름에 볶아 향을 낸 뒤 달걀을 넣어 익히고, 흑미밥을 넣어 뭉친 밥알을 풀어가며 볶는다.
간은 소금이나 간장으로 맞추면 된다. 당근과 양파, 버섯처럼 냉장고에 남아 있는 채소를 잘게 썰어 함께 볶아도 되고, 김치를 넣어 흑미 김치볶음밥으로 만들 수도 있다. 김치에 수분이 많다면 먼저 충분히 볶은 뒤 밥을 넣어야 질척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냉장 보관한 밥이 단단하게 뭉쳤다면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덩어리를 풀어준 뒤 팬에 넣으면 볶기가 한결 수월하다.
남은 백숙 국물에 흑미밥 넣어 만드는 닭죽
흑미는 죽으로 끓여도 잘 어울린다. 생쌀부터 푹 끓이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지어둔 흑미밥이 있다면 별도로 불릴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남은 백숙 국물이 있다면 냄비에 붓고 끓인 뒤 흑미밥을 넣는다. 익힌 닭고기는 결대로 잘게 찢어 함께 넣고 밥알이 충분히 퍼질 때까지 끓인다.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하고 대파나 깨를 올리면 된다.
백숙 국물에 이미 간이 돼 있다면 소금은 마지막에 맛을 본 뒤 넣는다. 닭고기는 먹고 남은 살코기를 잘게 찢어 넣으면 밥과 고르게 섞인다.

죽을 끓이는 동안 밥알이 국물을 흡수하면서 점점 되직해진다. 국물이 빠르게 줄어들면 물이나 육수를 조금씩 보태 원하는 농도로 맞춘다. 바닥이 눌어붙지 않도록 중간중간 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흑미밥으로 죽을 끓이면 일반 흰죽보다 색이 짙고 밥알의 씹는 느낌도 조금 남는다. 부드럽게 퍼진 죽을 원한다면 약한 불에서 충분히 끓이고, 밥알의 형태가 어느 정도 남는 식감을 좋아한다면 지나치게 오래 끓이지 않는다.
남은 흑미밥은 프라이팬에 눌러 고소한 누룽지로
냉장고에 남은 흑미밥은 누룽지로 만들 수 있다. 프라이팬에 밥을 얇고 고르게 펼친 뒤 주걱이나 숟가락으로 눌러 모양을 잡는다. 밥알이 도구에 달라붙는다면 주걱에 물을 살짝 묻히면 편하다.
밥을 너무 두껍게 펼치면 가운데까지 바삭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밥알이 서로 붙어 모양을 유지할 정도로 얇게 펴는 것이 알맞다.

불은 약하게 유지한다. 밥 속 수분이 천천히 빠지면서 밑면이 단단해지고 노릇해지면 뒤집어 반대쪽도 굽는다. 센 불에서는 겉면이 먼저 탈 수 있어 약한 불에서 서서히 익혀야 한다.
완성한 흑미 누룽지는 충분히 식힌 뒤 그대로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따뜻하게 먹고 싶다면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끓인다. 밥알이 퍼지고 국물이 걸쭉해지면 구수한 흑미 누룽지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