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말은 그런 뜻이…” 제주 실종사건 ‘타살설’에 표창원이 급히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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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름사' 발언 이후 타살론 확산하자 “단정짓지 말라” 호소

제주 실종 석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 씨 사건을 두고,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이 방송에서 '목조름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이 내린 '목맴사(극단 선택)' 판단이 섣부르며 타살 정황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발언 이후 '타살에 무게가 쏠린다'는 식으로 논란이 커지자, 표 소장은 SNS를 통해 사인에 관한 추측성 주장을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표 소장은 27일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장 씨가 실종된 지 석달 넘게 지나 백골 상태로 발견된 점을 언급하면서,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규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장 씨의 목 부위 골절에 관해서는 확인된 흔적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표 소장은 “‘설골’이라고 해서 목뿔뼈 앞쪽에 있는 가느다란 쉽게 골절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은 ‘목맴사’뿐만 아니라 ‘목조름사’에서도 골절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구압박에 의한 질식이라는 것은 추정이 가능하지만, 과연 스스로가 목을 매 사망한 ‘목맴사’냐, 아니면 타인이 목을 졸라서 질식시킨 ‘액사’ 또는 ‘교사’냐는 부분은 법의학적으로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신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탓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씨는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제주 한림읍 숙소에서 나선 뒤 실종됐고, 104일 만인 이달 24일에야 인근 야자수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사이 행적 확인의 핵심 단서인 보안카메라(CCTV) 영상은 보존 기한 만료로 모두 삭제됐다.
장 씨에 대한 최초 실종신고는 지난 5월 연인에 의해 이뤄졌으나 이를 최초로 접수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은 허위 보고 후 사건을 무단 종결한 혐의로 현재 구속돼 있다. 다만 그가 이런 행위로 얻을 수 있는 뚜렷한 이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찰 내부에서도 동기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장 씨가 실종 당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야자수농장은 딸이 무섭다며 피하던 곳"이라는 장 씨 부친 발언을 표 소장의 '목조름사' 언급과 종합하면, 이 사건은 타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처럼 타살을 둘러싼 여론과 언론의 추측성이 강해지고 자신의 발언이 타살론의 근거로 소비되자, 화두를 던졌던 표 소장이 직접 제동을 걸고 나섰다.

표 소장은 28일 SNS 스레드에 장문의 글을 올려 “경찰도, 언론도, 변호사들도, 심리학자들도 제주 실종 사건의 사인을 단정하지 말고 여론에 호소하거나 선동하지 말고 신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가 인터뷰를 통해 ‘현 단계에서 사인을 단정하는 건 섣부르다’고 말한 것을 ‘자살이 아니다’로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부 모 경장의 범죄 행위로 시간이 경과되고, 한여름 무더위와 폭우 등으로 시신 부패가 진행됐다"며 "족흔(발자국) 등 누군가 현장에 진입한 흔적이 소실됐을 가능성까지 겹쳐 사인 규명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몰린 현지 경찰이 초기부터 섣불리 자살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히려 의혹을 키웠고, 여론이 나빠지자 이때다 하고 '타살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일부 언론·방송은 물론 변호사, 심리학자 등 유명 인사들까지 나서서 타살로 단정하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표 소장은 "이것이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진실과 정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유병언,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등 사인 규명이 어려웠음에도 타살 혐의를 찾지 못했던 사건들에서 이미 충분히 홍역을 치르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일각의 '타살 음모론'에 대해서도 그는 "쉽게 분리되고 부서지는 백골화 상태의 부패한 시신을 흔적 없이 현장에 옮겨 꾸며놓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설령 고도의 기술과 장비, 전문성을 동원해 그렇게 했다고 치더라도, 그렇게까지 어려운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러야 할 동기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살이 아니라고 볼만한 의문점 해소와 타살 가능성에 대한 편견 없는 조사·분석이 함께 이뤄져야 하고, 결과가 나오면 숨김없이 발표해 검증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