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올해 온체인 과세대상 4570억달러, CARF는 14%만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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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널리시스, 2025년 온체인 크립토 과세대상 4570억달러 추정
이 중 14%만 OECD 신고망에…미국이 1126억달러로 최다

가상자산 과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가상자산 과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8월 26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한 해 전 세계에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온체인(블록체인상) 크립토 활동 규모가 4570억달러(약 632조원, 1달러 1,382원 기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중 국제 조세정보 교환 체계인 OECD의 크립토자산 신고체계(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 CARF)가 실질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거래는 전체의 14%에 그쳤다. 나머지 86%는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 개인 간 전송, 온체인 소득, 결제 등으로 신고체계의 실질적 적용 범위 밖에 있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126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체이널리시스는 중앙화 거래소 내부 거래는 온체인에 드러나지 않아 집계에서 빠졌다며 4570억달러 추정치는 “하한선(lower boundary)”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북미·EU가 이끈 4570억달러, 상위 10개국은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북미가 1346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유럽연합(EU)이 1251억달러, 동아시아가 547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국가 단위로는 미국(1126억달러)에 이어 독일이 241억달러로 2위, 중국이 210억달러로 3위였다. 영국은 194억달러, 인도는 190억달러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브라질(161억달러), 캐나다(151억달러), 일본(132억달러), 러시아(130억달러), 태국(125억달러)이 뒤를 이어 상위 10개국 명단을 채웠다.

체이널리시스는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Solana)·트론(Tron)·BNB스마트체인·베이스(Base) 등 6개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실현이익, 채굴·스테이킹·대출·도박을 통한 소득, 크립토 결제를 합산해 이 수치를 산출했다. 다만 중앙화 거래소 내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스테이킹·대출은 공개 블록체인에 기록이 남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됐다. 체이널리시스는 이 추정치가 세금으로 실제 걷힐 금액이 아니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활동 규모라는 점도 강조했다. 국가마다 면세 조항과 세율, 분류 기준이 달라 실제 세수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1126억달러, 결제가 절반 넘어 / AI 생성 이미지
미국 1126억달러, 결제가 절반 넘어 / AI 생성 이미지

미국 1126억달러, 결제가 절반 넘어

체이널리시스는 미국의 1126억달러를 결제 646억달러, 실현이익 301억달러, 소득 179억달러로 나눠 제시했다. 결제 항목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크립토 결제와 가맹점 서비스가 미국 내 과세 대상 활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체이널리시스는 2022년 기준 미국의 크립토 세금 격차, 즉 신고돼야 했지만 신고되지 않은 세액을 연간 약 500억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세청(IRS)이 디지털자산 매도 신고용으로 도입한 폼(Form) 1099-DA는 미국 커스터디얼 브로커들이 2025 과세연도 고객 처분 내역부터 신고를 시작했다. 원가 기준(cost-basis) 신고는 2026년 거래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미국 의회 보고서는 이 양식이 10년간 280억달러의 연방 세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체이널리시스는 전했다.

OECD 신고체계 CARF, 46개국은 2027년부터 정보교환

CARF는 OECD가 2022년 마련한 국제 조세정보 교환 체계다. 중앙화 거래소와 브로커를 중심으로 한 보고 대상 크립토자산 서비스제공자가 고객 정보와 세무 거주지, 거래 데이터를 수집해 각국 세무당국에 넘기고 당국들은 이를 국경 간에 자동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일부 소매업체와 지갑 제공업체도 신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OECD가 2025년 11월 채택한 모니터링 업데이트에 따르면 75개 국가·지역이 CARF 도입을 정치적으로 공약했다. 6월 23일 기준 최신 공약 명단에는 46개 국가·지역이 2027년까지 첫 정보교환을 시작하고, 29개 국가·지역이 2028년까지, 미국은 단독으로 2029년까지 교환을 시작하는 것으로 돼 있다. 영국과 EU 회원국 등 48개 국가·지역은 2026년 1월 1일부터 데이터 수집에 들어갔다. EU는 CARF와 유사한 범위를 적용하되 크립토자산시장법(MiCA) 기준의 연결 규정을 적용한 DAC8도 함께 시행 중이다. 중앙화 거래소가 운영하는 주문서 체계는 거래소가 통상 거래 당사자를 파악하고 있어 세무당국이 고객 기록에 접근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다.

DEX·개인 지갑은 왜 신고망을 벗어나나

CARF가 신고 의무를 지우는 대상은 결국 중앙화된 서비스제공자다. 탈중앙화거래소는 스마트컨트랙트로 작동해 고객 자산을 관리하거나 신원 정보를 보유하는 중앙 수탁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CARF의 직접적인 적용 범위 밖에 놓인다.

개인 지갑도 마찬가지다. 이용자가 신고 대상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자산을 보유하거나 프로토콜과 상호작용하거나 자금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사각지대가 생긴다. CARF 관할권과 연결점이 없는 해외 서비스도 신고 요건 밖에 있을 수 있다. 원가 산정 문제도 있다. 한 플랫폼에서 크립토를 취득한 뒤 다른 곳으로 옮겨 매도하면 원가 정보가 끊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체이널리시스는 지적했다.

체이널리시스는 CARF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체계가 대부분의 크립토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세무당국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