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한다더니...정부 '1주택 종부세' 수정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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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vs비거주, 종부세 공제액 두고 시끌
1주택자 세 부담 좌우하는 공제액 차등 논의
정부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거주 여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세제개편안 원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여당이 거주·비거주 구분 없이 공제액을 14억원으로 통일하자고 요구했지만 당정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3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오는 9월 1일 국무회의에 세제개편안 원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 축소 부분은 일부 수정하지만, 논란이 된 1주택 종부세 공제액 차등안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간다. 반면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거주하지 않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진다.

종부세는 일정 기준을 넘는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재산세와 함께 대표적인 부동산 보유세로 분류된다. 종부세는 모든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공시가격 기준을 넘어서는 주택 등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서 공시가격은 정부가 세금과 각종 행정 목적으로 산정하는 주택의 가격이다.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인 시세와는 다르다. 종부세는 이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과세표준을 계산한 뒤 세율을 적용해 세액을 산출한다.
1주택자의 경우 기본공제액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 공시가격에서 일정 금액을 먼저 제외한 뒤 남은 금액을 기준으로 종부세 과세 여부와 세 부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제액이 14억원이라면 공시가격이 14억원 이하인 1주택자는 해당 기준만 놓고 보면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제되는 금액이 더 커진다. 반대로 공제액이 9억원으로 낮아지면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이 과세표준 계산에 반영될 수 있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1주택자 가운데 실제 거주하는 사람에게 세제상 더 큰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하는 경우와 투자나 임대 등의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를 구분해 세 부담을 달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보유세인 종부세에서는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4억원으로 통일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여당이 요구한 방식대로라면 실거주 1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도 14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게 된다.
정부와 청와대는 당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기존 개편안의 취지를 유지할 수 있는 절충안도 검토했다. 실거주자의 공제액은 정부안대로 14억원으로 유지하고, 비거주자의 공제액은 당초 정부안인 9억원보다 높여 12억원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 절충안 역시 당정 간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비거주자에게도 14억원의 공제액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비거주자의 공제액까지 14억원으로 올릴 경우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실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한 정책적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세금이 줄어드는 규모도 쟁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9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면 당초 정부안보다 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단순히 공제액을 조정하는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종부세 계산에는 기본공제액뿐 아니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개념도 사용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쉽게 말해 기본공제를 하고 남은 주택의 공시가격 전부를 그대로 과세표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만 반영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본공제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 10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라면 과세표준 계산에는 6억원이 반영되는 식이다. 실제 세액은 여기에 해당 세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따라서 기본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모두 종부세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기본공제액이 높아지면 과세 대상 금액이 줄어들 수 있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지면 기본공제 후 남은 금액 가운데 과세표준에 반영되는 금액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80%까지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만약 공제액을 12억원으로 유지하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높아지면 주택 가격과 공시가격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종부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택 가격이 오른 지역에서는 공시가격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기본공제액을 제외하고 남는 금액도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높아지면 과세표준이 더 커지는 구조가 된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대로 공제액을 12억원으로 통일할 경우 종부세 대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공제액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다른 과세 요소가 함께 변하면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현재 논의의 핵심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얼마로 설정할지와 함께 실거주 여부를 세제 기준으로 삼을지 여부다.
정부안은 실거주자에게 14억원이라는 더 높은 공제액을 적용하고 비거주자에게는 9억원을 적용한다. 민주당은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없애고 모두 14억원을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검토했던 중간안은 실거주자 14억원, 비거주자 12억원이었다.
현재 정부가 원안을 국무회의에 올리기로 하면서 일단 정부안은 실거주 14억원, 비거주 9억원 구조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국회에서 관련 세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종부세 관련 세법 개정은 국회의 심사와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의결한다고 해서 정부안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어떤 내용의 정부안이 확정되는지뿐 아니라 이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공제액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번 논의는 단순히 종부세를 얼마나 내느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주택을 실제 거주 목적으로 보유한 1주택자와 다른 지역에 거주하면서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를 세법상 다르게 취급할 것인지가 함께 걸려 있다.
실거주자에게 더 큰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유지할 경우 주택 보유와 실제 거주를 연계한 세제 정책이 강화된다. 반대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4억원을 적용하면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기준을 동일하게 가져가는 방향이 된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까지 함께 추진되면서 실제 종부세 부담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주택의 공시가격과 공제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적용 세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는 우선 세제개편안 원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공제액도 14억원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실거주 14억원·비거주 9억원의 정부안이 유지될지, 비거주자의 공제액이 12억원으로 조정될지, 아니면 여당의 요구대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4억원으로 통일될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