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추석 전 값 뛰는 '8대 성수품'… 올해는 언제 사야 가장 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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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추석 성수품 가격 폭등, 품목별 '장보기 골든타임'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차례상에 오르는 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 수산물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성수품값 오름세에 소비자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매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매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4년째 반복되는 성수품 오름세…고등어 20.9%↑

국회 이만희 의원실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소매가격이 오른 15대 성수품이 절반을 넘는다. 무와 배추, 물오징어, 닭고기, 고등어, 감자, 돼지고기, 사과 등 8개 품목이 매년 추석을 앞두고 값이 뛰는 흐름을 보였다. 무 1개 평균가격은 2145원에서 3706원으로 72.7% 올랐고, 배추 한 포기는 5110원에서 7049원으로 37.9% 상승했다. 추석을 한 달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4년간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감자가 26.8%, 고등어가 20.9%, 배추가 12.6%, 돼지고기(삼겹살)가 11.4%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15대 성수품 가운데 유독 절반 넘는 품목이 매년 추석 한 달 전부터 오름세로 돌아선다는 점에서, 명절 수요가 몰리기 전 미리 장을 봐두는 게 가계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품목별로 가격이 가장 낮아지는 시점도 제각각이다. 연휴 4주 전에는 감자와 물오징어, 배추, 소고기(등심), 양파 가격이 가장 저렴했고, 마른멸치는 연휴 3주 전, 갈치와 무·배·사과는 연휴 2주 전이 최저가 시점이었다. 반면 계란과 고등어, 깐마늘, 닭고기, 돼지고기(삼겹살)는 연휴 1주 전 가격이 가장 낮았다. 결국 품목마다 '장보기 골든타임'이 다른 셈이어서, 무작정 명절 직전에 몰아서 장을 보기보다 품목별 최저가 시점을 따져 나눠 구매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삼치·꽁치·조기도 꿈틀…전복·갈치는 평년보다 싸

수산물 개별 품목의 최근 시세를 뜯어봐도 등락이 엇갈린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별 소매가격 조사(KAMI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조사된 수산물 24개 품목 가운데 전일 대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삼치(6.3%↑, 1만2107원)였고, 꽁치(1.2%↑, 7167원)와 조기(0.9%↑, 1393원)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대로 수입 조기(2.2%↓, 4510원)와 새우(1.9%↓, 5548원), 물오징어(1.9%↓, 3952원)는 전일보다 내렸다. 평년과 비교하면 전복이 20.9% 낮고 갈치는 16.6%, 건다시마는 13% 낮은 수준이어서, 이들 품목은 지금이 오히려 사기 좋은 시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어획량과 기상 여건에 따라 신선 어류 가격은 하루 단위로도 등락 폭이 크게 나타나는 만큼, 며칠 단위로 시세를 확인한 뒤 구매 시점을 정하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냉동 품목인 명태나 건어물류인 마른멸치·김·마른미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흐름이 안정적인 편이어서, 미리 구매해 냉동 보관해두는 것도 한 방법으로 꼽힌다.

폭염에 배값 20% 올라…사과·무·계란은 아직 안정적

수산물뿐 아니라 폭염에 민감한 농산물도 최근 들썩이고 있다.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12일 신고배 상품 10개의 소매가격은 4만329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5903원)보다 20.6% 높았다. 다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7.8% 내려, 최근 들어 추가로 더 오른 것은 아니다. 배추 상품 1포기는 4512원으로 한 달 새 28.6% 뛰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4.8%, 평년보다는 29.1% 낮은 수준이다. 대파 상품 1㎏ 가격도 한 달 전보다 10% 오른 3125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사과와 무, 계란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후지 사과 상품 10개는 2만5513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 올랐지만 지난해와 평년보다는 각각 18.8% 낮다. 무 1개는 1991원으로 지난해보다 23.3%, 평년보다 30.8%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계란 30구 소비자가격도 지난 11일 기준 7349원으로 이달 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폭염에 따른 산란율 저하가 가격 불안 요인으로 꼽히지만, 아직 소비자가격에는 뚜렷한 변동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사과 출하량이 3만3000t으로 지난해보다 19.3% 늘고, 추석이 낀 9월 출하량도 7만100t으로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열매 수가 늘어난 데다 생육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조사돼, 8월 홍로 상품 도매가격은 10㎏당 6만5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8만5600원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이번 추석 물가의 최대 변수는 폭염이 몇 도까지, 얼마나 더 길게 이어지느냐에 달린 셈이다.

지난 24일부터 명태 1만5700t 등 비축 수산물 2만t 방출

이런 흐름에 대응해 해양수산부는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명태와 고등어, 오징어 등 정부 비축 수산물 2만t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품목별로는 명태가 1만5700t으로 전체 물량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오징어 1700t, 고등어 1500t, 갈치 800t, 조기 200t, 마른멸치 100t이 뒤를 잇는다. 명태 비중이 유독 큰 것은 명절 차례상과 국물 요리에 두루 쓰이는 데다, 대구와 동해를 중심으로 정부가 꾸준히 수매해 비축해온 물량 자체가 풍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질 부담을 줄인 고등어 필렛과 동태포, 통코다리 등 가공 제품도 함께 공급된다.

방출 물량은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풀리지 않고, 전국 주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온·오프라인 도매시장 등에 나눠 공급된다. 추석 성수기 내내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판매 가격은 시중가보다 최대 40% 저렴하게 책정된다. 해양수산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민이 합리적인 가격에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 수산물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주요 수산물의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면밀히 살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급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과일 판매대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과일 판매대 모습. / 연합뉴스

비축 물량 방출과 별도로 손질 제품 공급을 늘린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고등어 필렛과 동태포, 통코다리처럼 미리 손질해 바로 조리할 수 있는 형태의 제품을 함께 풀어, 명절 음식 준비에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구나 1인 가구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판매처도 전통시장부터 대형마트, 온라인몰까지 소비자가 수산물을 접하는 거의 모든 유통 경로에 물량을 배분해, 어느 채널을 이용하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방출 규모가 예년보다 큰 만큼, 물량이 조기에 소진될 경우 추가 방출 여부도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비축만으론 한계…폭염 장기화가 최대 변수

다만 정부가 비축 물량을 아무리 풀어도, 폭염이 길어지면 물가 안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추와 배 등 일부 품목은 이미 한 달 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상태이고, 폭염이 9월 초까지 이어질 경우 배추와 무 등 김장·명절용 채소류 작황에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만희 의원은 물가 불안이 민생경제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이라며, 특히 추석 기간에는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성수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안정을 위해 물가 당국의 총력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 비축 물량 방출 일정과 품목별 최저가 시점을 함께 살펴, 필요한 품목을 미리 나눠 구매하는 전략이 이번 추석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