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제피러스 M16, 공장 도포 리퀴드메탈이 방열판 부식시켜 재부팅까지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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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 제피러스 M16, 공장 리퀴드메탈이 방열판 부식시켜 과열·재부팅 반복
리퀴드메탈 제거하고 재도포하자 FPS 3배로 뛰고 문제 사라져

에이수스(ASUS) 게이밍 노트북 제피러스 M16(Zephyrus M16)을 쓰던 한 사용자가 노트북을 분해했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레딧(Reddit) 사용자 “nicknickmeetnick”은 노트북이 게임 도중 갑자기 꺼지고 재부팅되는 증상을 겪었다. 원인을 찾으려 뚜껑을 열어보니 공장에서 도포된 리퀴드메탈(액체금속, 갈륨 계열의 고열전도 서멀 인터페이스 물질)이 시간이 지나며 방열판을 부식시키고 CPU 실리콘을 보호하는 얇은 뚜껑 바로 앞까지 침식이 진행돼 있었다. 리퀴드메탈을 제거하고 일반 서멀 페이스트로 교체하자 게임 프레임률이 3배로 뛰었고 재부팅 증상도 사라졌다.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 WCCF테크(WCCFtech), 자민(zamin.uz), 야후 테크(tech.yahoo.com) 등 외신이 이 사례를 잇따라 소개했다.
게임도 별로 안 했는데 왜 과열됐나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인텔 코어 i9-12900H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2년형 제피러스 M16 모델이다. 구매 시점을 두고는 외신 보도가 조금 엇갈린다. 톰스하드웨어와 이를 인용한 야후 테크는 3년여 전에 구매했다고 전했고, WCCF테크와 이를 인용한 자민(zamin.uz)은 구매 시점을 2023년 2월로 소개했다.
사용자는 그동안 노트북을 게임이나 프로그래밍·엔지니어링 같은 무거운 작업 대신 가벼운 용도로만 써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게임 중 성능이 떨어지다가 결국 하드크래시(강제 재부팅)로 이어지는 증상이 반복됐다. 체감 온도가 평소보다 높다고 느낀 사용자는 방열판에 도포된 열전달 물질을 페이즈체인지 소재인 PTM7950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부품을 주문했다.

뜯어보니 방열판까지 부식…리퀴드메탈이 흘러넘쳤다
PTM7950이 도착하기 전 임시로 GD900 서멀 페이스트(WCCF테크·자민 보도에서는 G900으로 표기)를 발라두려고 뚜껑을 열었다가 사용자는 예상치 못한 광경을 봤다. CPU에 도포된 리퀴드메탈이 지정된 홈을 벗어나 흘러넘친 채 방열판에 눌어붙어 있었고, 그 아래 실리콘을 보호하는 얇은 뚜껑 바로 앞까지 부식이 진행돼 있었다. 톰스하드웨어는 조금만 더 방치했다면 리퀴드메탈이 다이(die) 자체에까지 스며들 수 있었다고 짚었다.
리퀴드메탈은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라 주변 부품에 닿으면 미세한 회로 다리(마이크로브리지)를 만들어 합선을 일으킬 수 있다. WCCF테크는 리퀴드메탈의 주성분인 갈륨이 알루미늄을 녹일 수 있어 제조사들이 구리나 니켈 도금 표면·보호용 가스켓을 함께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톰스하드웨어와 WCCF테크는 에이수스가 리퀴드메탈이 다이에 잘 붙도록 마모성 화학물질을 섞은 것으로 보이며, 이 물질이 시간이 지나며 부식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자민(zamin.uz)이 인용한 익스비티(ixbt.com) 보도는 에이수스가 실제로 그런 화학물질을 첨가했다는 공식 확인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사용에 따른 열전달 물질의 자연적인 노화나 불균일한 도포가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리퀴드메탈 걷어내고 재도포하니 FPS 3배, 재부팅도 사라져
사용자는 이소프로필알코올을 묻힌 면봉으로 굳은 리퀴드메탈을 문질러 부식 부위를 정리한 뒤, 페인터스 테이프로 뭉친 리퀴드메탈 덩어리를 떼어내는 방식으로 최대한 깨끗하게 제거했다. 이후 CPU에 GD900 서멀 페이스트를 다시 발라 조립을 마쳤다.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톰스하드웨어는 온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고 노트북이 훨씬 시원하게 작동했다고 전했다. 페이즈체인지 소재 PTM7950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이 정도 개선이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작위 재부팅 증상은 완전히 사라졌고, 자녀와 함께 즐기던 게임의 프레임률은 3배로 뛰었다. 자민(zamin.uz)이 소개한 사용자 발언에 따르면 그는 “온도 면에서 노트북이 이렇게 잘 작동할 줄 몰라 놀랐다. 훨씬 차가워졌고 더는 재부팅되지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유일한 게임의 프레임률이 2~3배 뛰었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이수스만의 문제일까…리퀴드메탈 논쟁 재점화
톰스하드웨어는 이번 사례가 특이한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구글에서 간단히 검색만 해봐도 에이수스 노트북의 리퀴드메탈 문제를 다룬 레딧 게시물이 수십 건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화된 생산 라인에서 이뤄지는 리퀴드메탈 도포 공정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WCCF테크는 PTM7950이 오랜 기간 좋은 평판을 쌓아온 대안임에도 에이수스 같은 제조사들이 여전히 리퀴드메탈을 고집하는 이유가 의아하다고 밝혔다. 대량 구매로 단가를 낮출 수 있어서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으며, 리퀴드메탈이 도포된 CPU·GPU를 쓰는 사용자라면 가능한 경우 이를 제거하고 PTM7950으로 교체할 것을 권장했다. WCCF테크에 따르면 80×80×0.25mm 크기의 PTM7950 패드는 아마존에서 23.69달러, VRM·모스펫·GPU 메모리용 UPSIREN UTP-X 울트라 서멀 퍼티 20g 제품은 25.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사용자는 노트북처럼 계속 움직이는 기기는 물론 오래 고정된 채 쓰이는 그래픽카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전자제품에서 리퀴드메탈 사용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