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광산구 시민들, 택배 노동을 춤으로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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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80명 참여한 ‘춤소풍’으로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 마무리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택배 노동자의 일상적인 몸짓이 시민들의 춤으로 재해석됐다. 물건을 들고, 옮기고, 건네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노동의 움직임이 예술적 표현으로 확장되며 시민 참여형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29일 ‘춤소풍’에서 시민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광주시 광산구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29일 ‘춤소풍’에서 시민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광주시 광산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는 지난 29일 소촌아트팩토리 일원에서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의 폐막 프로그램인 ‘춤소풍’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춤소풍’은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움직임을 춤의 언어로 풀어내는 참여형 예술 프로그램이다. 노동을 단순히 생계를 위한 활동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일하는 사람의 몸과 삶 자체를 예술의 소재로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를 비롯한 시민 80여 명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동작을 관찰하고 연결하며, 개인의 움직임을 하나의 공동 창작물로 발전시켰다. 관객과 공연자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 누구나 예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공연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 일하는 몸에서 춤추는 몸으로

행사는 ‘만나서 반가워!’를 시작으로 ‘함께 배우고 만드는 춤’, ‘춤 놀이터 체험’, ‘다 함께 점심’, ‘굿바이 댄스’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했지만, 간단한 몸풀기와 움직임 놀이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몰입했다. 손과 팔을 움직이고, 물건을 옮기는 듯한 동작을 반복하면서 노동의 장면을 몸으로 표현했고, 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변형해 새로운 춤을 만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노동 현장에서 익숙하게 반복되는 움직임이 예술적 상상력을 만나 새로운 의미로 바뀌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일하는 몸이 춤추는 몸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시민들이 함께 체험했다는 점에서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29일 ‘춤소풍’에서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택배기사’ 역할로 참여해 시민에게 물품을 건네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 광주시 광산구
지난 29일 ‘춤소풍’에서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택배기사’ 역할로 참여해 시민에게 물품을 건네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 광주시 광산구

◆ ‘택배가 춤이 된다’…6개 장르로 재해석

프로그램의 핵심 주제는 ‘택배가 춤이 된다’였다. 참가자들은 택배 노동자가 물건을 들고 나르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동작을 관찰한 뒤, 6개 장르의 춤을 배웠다.

이후 참가자들은 모둠별로 택배 노동의 움직임과 자신들이 익힌 춤 동작을 조합해 각 팀만의 안무를 만들었다. 같은 노동 동작을 바탕으로 했지만 팀마다 음악과 리듬, 동작의 연결 방식이 달라 각기 다른 분위기의 공연이 완성됐다.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택배 상자를 옮기거나 전달하는 모습, 빠르게 이동하는 노동자의 동선 등을 춤으로 표현했다.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힘 있는 동작으로 노동의 특징을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춤을 전문적으로 배운 경험이 없는 시민들도 서로의 동작을 이어 붙이고 의견을 나누며 공연을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의 가치를 생각하는 동시에, 함께 창작하는 즐거움도 나눴다.

◆ 박병규 광산구청장도 시민들과 무대 참여

박병규 광산구청장도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춤을 배우고 공연을 만들었다. 박 구청장은 ‘택배기사’ 역할을 맡아 택배 노동자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참가자들과 동작을 맞추며 폐막 프로그램에 힘을 보탰다.
지난 29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춤소풍’에서 시민들이 서로의 동작을 따라 하며 춤을 만들고 있다. / 광주시 광산구
지난 29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춤소풍’에서 시민들이 서로의 동작을 따라 하며 춤을 만들고 있다. / 광주시 광산구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노동의 장면을 예술로 표현해보면서 평소와 다른 시선으로 노동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세대가 함께 몸을 움직이고 하나의 공연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일하는 시민예술제는 노동을 단순히 일의 영역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시민의 삶과 문화, 예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축제”라고 말했다.

이어 “춤소풍이 일상적인 노동의 움직임에서도 예술을 발견하고, 시민 누구나 예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 노동과 예술의 만남 가능성 제시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은 ‘일하는 시민’을 주제로 노동과 예술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시민예술 축제다. 소촌아트팩토리를 중심으로 전문 작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전시를 비롯해 체험형 프로그램과 공연 등이 마련됐다.

축제는 일터와 예술 공간을 분리된 영역으로 보지 않고, 시민들의 삶 속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동자가 예술을 감상하는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창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춤소풍’은 축제의 취지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 택배 노동자의 움직임이라는 구체적인 소재를 통해 노동의 가치와 현장성을 표현하고, 시민들이 직접 춤으로 재구성하면서 예술과 삶의 거리를 좁혔다.

광산구는 앞으로도 일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삶과 경험을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조명하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동의 현장을 기록하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로 연결하는 시도도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과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고, 서로의 노동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는 시민예술의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