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검찰,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에 사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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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검찰이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31일 오후 장윤기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으며,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이 드문 보행로에서 귀가하던 고교 2학년 여고생 이채원 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려던 또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윤기에게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과 살인미수 등 모두 8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당초 경찰 수사에서 다뤄진 범행 동기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장윤기가 특정 여성에게 거절당한 뒤 분풀이를 위해 여고생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장윤기가 피해 여고생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는 목적을 갖고 접근한 것으로 판단하고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이 적용한 ‘강간 등 살인’은 일반 살인과 법정형이 다르다. 관련 법에 따라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어, 이번 재판에서 검찰이 사형을 구형할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리고 31일 검찰이 실제로 사형을 구형하면서 1심 재판은 선고 절차를 앞두게 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여고생 살해 사건 외에 장윤기가 과거 다른 여성에게 저지른 성범죄와 청소년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여고생 살해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20대 외국인 여성에게 성폭행과 감금 등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여중생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 등을 함께 기소 내용에 담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장윤기의 과거 행적과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에 대한 증거도 다뤄졌다. 검찰은 장윤기가 범행 당시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했고 차량 뒷문을 열어놓았다는 사실을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고교 시절 지인들과 나눈 SNS 대화 내용 가운데 청소년 여성을 차량으로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도 검찰이 증거로 제출했다. 다만 해당 자료가 범행과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는 재판부의 증거 판단과 양형 판단을 통해 결정될 사안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초동수사 과정과 장윤기의 경찰관 부친을 둘러싼 논란도 별도로 수사되고 있다. 장윤기의 부친은 현직 경찰관으로, 사건 발생 이후 아들의 자취방을 정리하면서 내부에 있던 사람 형태의 성인용품을 폐기하고 아들의 구형 휴대전화 등을 소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청은 장윤기의 부친이 수사에 개입했는지, 수사 정보가 유출됐는지, 초동수사 과정에서 부실이나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감찰하고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담당 수사팀이 주요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전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강력팀장 및 팀원 등 관련자들을 수사하거나 송치했으며, 이 가운데 강력팀장과 팀원은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수사는 장윤기에 대한 형사재판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
장윤기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은 앞선 공판에서 장윤기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지난 8월에는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진행한 엄벌 탄원 온라인 서명에 4만7268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검찰의 ‘사형 구형’과 법원의 ‘사형 선고’는 전혀 다른 절차다. 구형은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하는 형량이고, 실제 형벌은 법원이 증거와 법률에 따라 판단해 선고한다. 따라서 현재 확정된 사실은 검찰이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다는 것이며, 최종 형량은 아직 법원의 선고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향후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