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자들이 받는 월급, 남자들과 비교했더니 이 정도로 격차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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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고용평등법 30년 넘었는데도 못 막는 남녀 임금격차
저임금 구간에 여성 70% 몰려.. 고임금은 남성 우위 심화

남녀고용평등법이 30년 넘게 이어졌음에도 한국 여성이 받는 월급이 남성의 3분의 2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금근로자 절반 이상은 월 3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데 반해 남성은 넷 중 하나에 그쳤다. 보건·사회복지업처럼 여성 인력이 몰린 업종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1일 내놓은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 분석 결과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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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종숙)은 이날 발표한 기획보도자료에서 노동시장 성평등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기 위해 성별 임금 격차의 평균값뿐 아니라 임금계층별 분포와 산업·직업별 격차를 함께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성이 남성보다 얼마나 덜 버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이 노동시장의 어떤 자리에 몰려 있는지까지 함께 짚어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여성이 285만1000원, 남성이 439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64.8% 수준이며 금액으로는 154만7000원 차이가 났다. 이 비율은 2008년 58.6%에서 완만하게 상승해 2023년 65.3%까지 올랐다가 2024년에는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개선 흐름이 최근 들어 정체되고 있는 셈이다.

여성 절반 이상 월 300만원 미만

임금 수준별 분포를 뜯어보면 격차는 더 뚜렷해진다. 2024년 5인 이상 사업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월 임금이 300만 원에 못 미치는 비율은 여성이 57.1%에 달했지만 남성은 25.1%에 그쳐 32.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반대로 월 500만 원 이상을 받는 고임금 구간에서는 남성이 37.2%였던 반면 여성은 14.5%에 불과해, 이번에는 남성이 22.7%포인트 앞섰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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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구간이 올라갈수록 그 안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드는 양상이 확인됐다. 200만 원 미만 구간에서는 전체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이 70.7%에 달했지만 200만~300만 원 미만 구간에서는 57.8%, 300만~400만 원 미만에서는 38.0%, 400만~500만 원 미만에서는 28.1%로 낮아졌다. 500만 원 이상 구간에서는 21.1%까지 떨어졌다. 저임금 구간에는 여성이 몰려 있고 고임금 구간으로 갈수록 남성 위주로 재편되는 구조가 숫자로 드러난 것이다.

판매·서비스 종사자에서 격차 두드러져

업종별로 보면 격차의 편차가 컸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조사 대상 산업 중 가장 낮은 남성의 54.0% 수준이다. 2024년 이 업종의 월평균 임금은 여성 273만 원, 남성 506만 원으로 233만 원의 차이가 났다. 다만 연구원은 산업별 임금 수준에는 같은 업종 내에서도 여성과 남성 근로자의 직종, 직급, 근속기간, 근로시간 등 구성상의 차이가 반영돼 있기에 이를 동일 직무·동일 조건에서의 임금 차이로 곧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반대로 운수 및 창고업에서는 여성 임금이 남성의 93.3%에 달해 산업 중 격차가 가장 작았고, 남녀 모두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금융 및 보험업에서는 여성(627만3000원)이 남성(810만5000원)의 77.4%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판매 종사자와 서비스 종사자에서 격차가 두드러졌다. 여성 판매 종사자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60.4%, 서비스 종사자는 61.2%,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63.0% 수준에 그쳤다. 반면 관리자는 84.7%, 단순노무 종사자는 79.9%,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는 79.2%로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아, 직업군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성별 임금 격차, OECD 평균의 3배 육박

국제 비교에서 한국의 순위는 더 낮았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0%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0.1%의 약 2.9배에 달했다. 이는 전일제 임금근로자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남성 임금 대비 남녀 임금 차이를 계산한 수치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025년 기준으로는 27.8%까지 소폭 개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임금근로자 비율에서도 한국 여성의 처지는 두드러졌다. 시간당 임금이 중위임금의 3분의 2에 못 미치는 전일제근로자를 뜻하는 저임금근로자 비율은 한국 여성이 2024년 23.8%, 2025년 23.1%로, OECD 회원국 평균 여성 저임금근로자 비율(2024년 16.9%)보다 6.1%포인트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런 구조적 격차가 여성의 저임금 일자리 집중, 산업·직업별 임금 차이 등 노동시장 내부의 특성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성평등가족부를 중심으로 고용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국정과제인 '고용평등공시제'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연구원 측은 정부와 협력해 공시제 입법의 근거자료 작성, 매뉴얼 개발, 기업 맞춤형 지원서비스 마련 등을 통해 제도 안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성별 임금 격차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평균 임금 차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안에서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일자리에서 일하고 어떤 기회를 얻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분석을 계기로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고 지속되는 원인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실질적인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성인지 통계'는 여성과 남성의 삶 전반에 대한 차이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양성평등 정책 수립과 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다.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는 인구 및 가족, 돌봄 및 사회서비스, 사회보장, 보건, 여성폭력 및 안전, 교육 및 훈련, 노동 및 소득, 정치 및 사회참여, 문화 및 정보 등 9개 영역의 통계를 담고 있으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통계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