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김주애, 북한서 대체 어느 정도 위치길래…국정원이 오늘 내놓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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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주애,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지도자 각인 목적 분석
ICBM·열병식·전차 조종까지 군사 행보 집중…4대 세습 가능성 주목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된 단계로 평가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김주애의 최근 공개 행보와 관련해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는 이유에 대해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북한 주민에게 지도자로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주애는 올해 들어 군사 관련 행보를 잇달아 공개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북한 매체를 통해 사격하는 모습과 신형 주력 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장면이 공개됐고 최근 전승절 73주년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국정원은 이런 공개 행보가 후계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주애가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2년 11월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어린 딸을 데리고 나타났다. 북한 매체는 이름 대신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소개했고 국정원은 이후 해당 인물이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라고 확인했다. 김주애는 2013년생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김 위원장 부부의 아기인 ‘주애’를 안았다고 밝히면서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첫 등장 이후 김주애의 공개 활동은 군사 분야에 집중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김주애의 공개 행사 참석 이력을 분석한 결과 전체 행사 가운데 51%가 군 관련 일정이었다. 여기에 방위산업과 대외안보 관련 일정을 더하면 약 70%가 북한의 국가안보 정책과 연결된 행사였다. 38노스는 이런 행사 참석의 성격과 반복되는 노출 자체가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정황적 근거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매체에서 김주애를 다루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38노스에 따르면 김주애는 2022년 첫 등장 이후 2025년 10월까지 북한 조선중앙TV에 41차례 등장했고 이 가운데 25차례가 군 관련 행사였다. 노동신문에서도 주요 행사 때마다 전면에 배치됐고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귀하신 자제분’ 등으로 호칭이 격상됐다. 2024년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김주애를 함께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는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상징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주애가 유독 군 관련 행사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에서 군사적 지도력은 최고지도자의 통치 정통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후계자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군사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구축했다. 김주애를 열병식과 무기 시험, 군 관련 행사에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는 것이 군사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과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성 최고지도자의 전례가 없는 북한에서 여성이라는 점이 향후 권력 승계 과정의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의식해 군사적 지도력과 강한 이미지를 미리 강조하려는 선전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김주애의 군사 행사 노출을 곧바로 군부 장악 작업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김정은 정권이 잠재적 후계자를 군 관련 행사에 지속적으로 동행시킬 만큼 군을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주애가 아직 당이나 군, 국가기관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았고 노동당 가입 연령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도 동행했다. 당시 국정원은 김주애가 해외 경험을 쌓으면서 유력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진 것으로 평가했다. 방중 기간 외부 노출은 제한됐지만 김 위원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가 후계자에게 필요한 ‘혁명 서사’를 쌓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지난 4월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당시 이종석 국정원장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볼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며 “단순한 정황 정도의 판단이 아니고 신빙성 있는 첩보를 근거로 판단한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라는 표현까지 나온 것이다.
국정원 “북미정상회담 어느 때라도 가능”

국정원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정원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어느 때라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북미 간 구체적인 접촉 사실이 확인된 것은 없지만 대화 징후는 있다고 봐야 한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6·25전쟁 종식을 위한 당사국 간 논의와 관련해서는 국정원 차원의 별도 접촉은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내부 동향과 관련해서는 노동당 내부 문건과 미사일 설계도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보고했다. 북한이 군 총참모부 산하 정찰총국을 ‘정찰정보총국’으로 확대 개편한 배경에는 방첩 기능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보되는 작전 정보 처리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국내 첨단기술 해외 유출 시도도 차단했다고 밝혔다. 신형 원자로 설계도 유출 시도와 수리온 헬기 엔진 촬영·유출 사례를 적발해 막았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한편 국정원은 12·3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25일부터 대대적인 내부 감찰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운영된 ‘북한 영향력 공작 대응 TF’를 둘러싼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살펴본 뒤 결과에 따라 인사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