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으면 사지도 못한다?… 중고 시장서 4만 원에 거래되는 '이 굿즈'의 정체

작성일

드라이브스루만 판매하는 감튀홀더, 정가의 3배에 거래

차 안 컵홀더에 감자튀김 통을 꽂아 쓰는 아이디어 상품 하나가 중고 시장에서 세 배 넘는 웃돈에 거래되고 있다. 맥도날드가 지난달 27일 선보인 '감튀홀더 세트' 이야기다.

맥도날드 감튀홀더 세트. / 맥도날드 인스타그램.
맥도날드 감튀홀더 세트. / 맥도날드 인스타그램.

빅맥세트에 딸려오는 홀더, 드라이브스루서만 판매

정식 명칭은 '후렌치 후라이 홀더'다. 빅맥 세트를 주문하면 감자튀김을 자동차 컵홀더 자리에 고정해 먹을 수 있는 전용 홀더를 함께 주는 구성으로, 가격은 1만1500원이다. 구매 방법이 까다로운 편이다. 매장 카운터나 키오스크, 모바일 주문(M오더), 배달 서비스로는 살 수 없고 오직 드라이브스루(DT) 매장에서 차량으로 주문해야만 받을 수 있다. 판매 시간도 맥런치 타임인 오전 10시 30분 이후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로 제한돼 있고, 재고는 매장마다 따로 관리돼 같은 날에도 어느 지점은 동나고 어느 지점은 남아 있는 식이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도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출시 직후부터 각지에서 품절 소식이 이어졌고,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는 미개봉 제품이 정가의 세 배가 넘는 4만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자동차가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조건이 오히려 화제성을 키운 모양새다. SNS에는 인근 매장을 돌며 재고를 찾아다니는 후기부터, 차가 없는 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드라이브스루 매장까지 원정을 떠나는 콘텐츠까지 잇따라 올라왔다.

마리오부터 스파이더맨까지…해피밀은 원래 '굿즈 맛집'

이번 감튀홀더로 새삼 주목받았지만, 맥도날드는 원래도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손꼽히는 '굿즈 강자'였다. 어린이 대상 세트 메뉴인 해피밀에 끼워주는 장난감이 대표적인데, 유명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과 협업할 때마다 초등학생은 물론 성인 수집가들까지 매장으로 불러 모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만 해도 3월 '짱구는 못말려', 4월 '슈퍼마리오 갤럭시', 6월 월드컵 관련 캐릭터 인형인 스퀴시멜로우 등 굵직한 협업이 이어졌다.

최근작은 지난달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스파이더맨 백팩 모양 키링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개봉(7월 29일)에 맞춰 나온 이 굿즈는 레드·블루·블랙·핑크는 물론 그린·퍼플, 거미줄 무늬 등 총 10종으로 구성돼 이달 6일 2차 물량까지 순차 출시됐다. 인기 유튜버 '충주씨'와 협업한 옥수수 모양 키링을 함께 내놓아 화제성을 더하기도 했다. 이달 18일에는 헬로키티와 고질라를 결합한 굿즈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과 '원피스'를 엮은 굿즈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월드컵 땐 '손흥민 컵' 열풍

맥도날드발 품절 대란이 낯선 일은 아니다. 지난 6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때도 비슷한 소동이 있었다. 맥도날드는 월드컵을 기념해 베컴과 앙리, 호나우지뉴, 라민 야말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와 캐릭터 '그리머스'가 그려진 리유저블 컵을 랜덤으로 증정하는 '월드컵 세트'를 선보였다. 한국맥도날드도 지난 6월 11일 전국 400여 개 매장에서 빅맥 세트에 컵을 더한 이 상품을 8900원에 출시했다.

맥도날드 FIFA 월드컵 세트 / 맥도날드 제공.
맥도날드 FIFA 월드컵 세트 / 맥도날드 제공.

문제는 정작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그려진 컵이 국내 출시 라인업에서 빠졌다는 점이었다. 손흥민이 당시 메가MGC커피와 도미노피자, 롯데웰푸드 월드콘, 하이트진로 테라 등 국내 여러 식음료 브랜드의 모델로 계약돼 있어, 동종 업계인 맥도날드가 그의 초상을 마케팅에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작 손흥민 컵은 멕시코 현지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를 끌었는데, 한국에서만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역설적으로 관심이 폭발했다.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에는 해외에서 직접 구해온 손흥민 컵이 8만원에서 최대 11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정가 8900원짜리 세트에 딸린 컵 하나에 정가의 10배 넘는 웃돈이 붙은 셈이다. 급기야 해외 매장에서 대신 구매해 달라는 '구매 대행' 요청 글까지 등장할 정도로 품귀 현상이 심화했다.

이번 감튀홀더 사태와 손흥민 컵 사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손흥민 컵은 애초에 한국에 정식 출시조차 되지 않아 해외 직구나 대리구매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었던 반면, 감튀홀더는 국내에서 정식 판매됐는데도 드라이브스루라는 구매 조건의 제약 탓에 품귀가 빚어졌다는 차이가 있다.

버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굿즈 경쟁'

굿즈를 활용한 마케팅은 맥도날드만의 전략이 아니다. 경쟁 버거 브랜드들도 한정판 상품과 캐릭터 협업으로 매장을 찾는 이유를 만들어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단순히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것을 넘어, 희소성 있는 한정판 굿즈가 외국인 관광객까지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