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후 생긴 의문의 '분홍 얼룩'… 알고 보니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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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염·표백제 반응·탈색 여부 확인해야

세탁을 마친 흰 티셔츠나 수건에 전에 없던 분홍색 얼룩이 생기면 함께 돌린 빨간 옷부터 의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함께 세탁한 옷에서 빠진 염료가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 같은 분홍색이라도 얼룩이 생긴 과정에 따라 대응 방법은 달라진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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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옷에 비슷한 변색이 생겼다면 이염 의심

세탁한 옷 전체가 옅은 분홍색으로 변했거나 여러 벌에서 비슷한 변색이 나타났다면 다른 옷에서 빠진 염료가 옮았는지 먼저 살펴본다. 세탁 과정에서 색이 진한 옷의 염료가 물에 빠져나온 뒤 흰색이나 밝은색 직물에 달라붙으면서 이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빨강, 자주, 진한 분홍처럼 색이 선명한 옷을 흰옷과 함께 세탁했을 때 눈에 띄기 쉽다. 새 옷은 처음 몇 차례 세탁하는 동안 옷감에 남아 있던 염료가 빠질 수 있어 흰옷이나 밝은색 옷과 따로 빠는 편이 안전하다. 진한 청바지나 짙은색 면 소재 의류도 처음에는 다른 빨래에 이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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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염은 대체로 한곳에 국한되기보다 옷의 넓은 면적에 옅게 번지거나 세탁기에 함께 넣은 여러 벌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빨래를 꺼낸 직후 흰옷 전체가 분홍빛을 띤다면 세탁기에 함께 넣었던 의류 가운데 물 빠짐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이염을 발견했다면 바로 건조기에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높은 열을 가하면 얼룩이 고착될 수 있어 사라졌는지 확인한 다음 말린다. 다시 세탁하거나 이염 제거용 제품을 사용할 때도 의류 안쪽의 세탁 표시를 먼저 확인한다. 흰옷이라도 소재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세제와 표백제가 다르다.

염소계 표백제를 모든 흰옷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울이나 실크처럼 염소계 표백제에 약한 소재가 있고, 혼방 의류도 구성 섬유에 따라 손상될 수 있다. 색이 있는 의류라면 얼룩만 없애려다 원래 색까지 빠질 수 있어 제품의 사용법과 의류의 세탁 표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일부 선크림 성분, 염소계 표백제 만나면 붉은 변색

다른 옷에서 색이 빠질 만한 상황이 없는데도 특정 부위만 분홍색이나 붉은색으로 변했다면 원인이 따로 있을 수 있다. 특히 선크림이 닿은 부분에 염소계 표백제를 사용한 뒤 색이 변했다면 자외선차단제 성분과 표백제의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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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럼대 화학과 연구진은 2025년 국제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Chemical Communications)’에 자외선차단제가 묻은 직물을 가정용 염소계 표백제로 처리했을 때 나타나는 붉은 변색의 원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진이 시중 자외선차단제 여러 제품을 염소계 표백제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과 반응시킨 결과, 붉게 변한 제품에는 디에틸아미노하이드록시벤조일헥실벤조에이트(DHHB)가 공통으로 들어 있었다. DHHB는 UVA를 흡수하는 데 쓰이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다.

순수한 DHHB를 차아염소산나트륨과 반응시켰을 때도 붉은 물질이 만들어졌다. 면과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소재에 DHHB가 들어 있는 자외선차단제를 묻힌 뒤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처리한 실험에서도 직물에 붉은 변색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DHHB가 염소계 표백제와 반응하면서 붉은색을 띠는 물질이 생성됨을 확인했다.

다만 이 결과를 모든 선크림과 모든 옷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제품마다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다르며, 더럼대 연구에서 붉은 변색과 관련해 확인된 성분은 DHHB다.

즉, 해당 변색은 선크림의 DHHB가 염소계 표백제와 반응해 나타난 결과다. 염소계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분홍색 얼룩이 생겼다면 다른 옷의 염료가 옮았거나 화장품이 묻은 경우, 피부 관리 제품에 의해 원래 색이 빠진 경우 등 다른 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선크림이 묻은 옷은 처음부터 염소계 표백제로 처리하기보다 일반 세탁으로 먼저 오염을 제거하는 편이 좋다. 이후 표백이 필요하다면 의류의 세탁 표시에서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표백제에 적힌 희석 방법을 따른다.

수건·베개 커버에 반복되는 분홍 반점은 탈색 가능성

옷이나 수건에 생긴 분홍색 얼룩이 항상 외부 색소가 묻어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직물 자체의 염료가 특정 성분에 의해 손상되면서 색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원인 성분은 여드름 세안제나 피부에 바르는 제품 등에 쓰이는 벤조일퍼옥사이드다. 이 성분은 직물의 염료를 탈색시킬 수 있어, 제품이 남아 있는 피부와 닿는 수건이나 베개 커버, 잠옷, 옷의 목둘레 등에 변색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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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색이라고 해서 반드시 흰색으로만 변하는 것은 아니다. 직물의 바탕색과 사용된 염료에 따라 주황색이나 분홍색, 노란색 반점처럼 보일 수 있다. 짙은 회색이나 남색 수건에서도 붉거나 주황빛 자국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염이나 얼룩과 달리 탈색은 원래 색을 내던 염료가 손상된 상태다. 일반 세제나 얼룩 제거제로 세탁해도 처음 색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비슷한 부위에서 변색이 반복된다면 세탁 과정의 이염만 의심하기보다 평소 사용하는 세안제나 피부 관리 제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수건이나 베개 커버처럼 피부와 자주 닿는 섬유라면 제품에 벤조일퍼옥사이드가 들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벤조일퍼옥사이드가 들어 있는 세안제는 사용 후 피부에 성분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씻어내고, 바르는 제품은 옷이나 침구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화장품·음식물 얼룩은 표백보다 전처리 먼저

분홍색이나 붉은색 자국이 세탁하기 전부터 옷에 있었다면 화장품이나 음식물이 묻은 것일 수 있다. 립스틱이나 틴트, 블러셔처럼 색이 선명한 화장품은 직물에 붉은색이나 분홍색 얼룩을 남긴다.

립스틱처럼 기름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은 겉에 남은 오염물을 조심스럽게 제거한 뒤 액체 세제나 의류용 얼룩 제거제로 오염 부위를 처리하고 세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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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나 체리, 붉은색 음료 같은 음식물도 비슷한 색의 얼룩을 남길 수 있다. 얼룩은 묻은 뒤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고, 덩어리가 남아 있다면 먼저 제거한 뒤 세탁한다. 뜨거운 물을 바로 사용하기보다 의류의 세탁 표시에서 세탁 가능한 온도를 확인한다.

얼룩 생긴 위치와 시점부터 확인해야

분홍색 얼룩을 발견했다면 언제, 어느 부위에 나타났는지부터 살펴본다. 세탁 후 여러 벌에 비슷한 색이 번졌다면 함께 돌린 옷의 물 빠짐 여부를 확인하고, 특정 부위만 붉게 변했다면 그 부분에 닿았던 화장품이나 피부 관리 제품, 표백제 사용 여부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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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크림이 자주 닿는 목이나 소매 부위에 염소계 표백제를 사용한 뒤 붉게 변했다면 자외선차단제 성분과 염소계 표백제의 반응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반면 수건이나 베개처럼 피부와 자주 닿는 섬유에서 비슷한 위치에 변색이 반복된다면 사용하는 세안제나 피부 관리 제품의 성분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세제나 표백제를 사용할 때는 의류의 세탁 표시에서 소재와 표백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처음 사용하는 얼룩 제거제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 소량으로 시험해 색 빠짐이나 섬유 손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 사용한다.

얼룩이 남아 있다면 바로 고온으로 건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외부에서 묻은 얼룩인지 이미 염료가 손상된 탈색인지에 따라 추가 세탁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