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한 줄 알았는데…18호 태풍 ‘사우델’ 부활·진로 ‘U턴’, 한국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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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태풍 '사우델' 재발달·24호 '크로반' 북상…한국 향하나

중국 남쪽 해상에서 거대한 구름 무리가 다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중국 내륙에 상륙한 뒤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던 제18호 태풍 ‘사우델’이 바다로 빠져나와 재발달한 것이다.

제 18호 태풍 사우델(SAUDEL) 2026년 09월 02일 04시 30분 발표 / 기상청
제 18호 태풍 사우델(SAUDEL) 2026년 09월 02일 04시 30분 발표 / 기상청

일반적으로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 수증기 공급이 끊기고 지면과의 마찰이 커지면서 세력이 약해진다. 열대저압부로 내려앉은 뒤 소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우델은 잔재 소용돌이가 따뜻한 바다에서 다시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태풍의 지위를 되찾았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진로다. 부활한 사우델은 방향을 급격히 틀어 대만 서부를 향하고 있다. 같은 시기 제24호 태풍 ‘크로반’도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북상하면서 한반도 주변 기압계와 해상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내륙 훑고 약화…바다에서 되살아난 ‘사우델’

사우델은 지난달 19일 태풍으로 발달한 뒤 같은 달 28일 오전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해안에 상륙했다. 당시 직경이 1000㎞를 넘는 대형 태풍으로 발달해 최대 시속 115㎞의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한 채 중국 내륙을 훑었다.

태풍 '사우델'의 영향으로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 뉴스1
태풍 '사우델'의 영향으로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 뉴스1

중국 기상당국은 태풍과 폭우에 대비해 중대 기상재해 2급 비상 대응을 가동했다. 이후 사우델은 육지를 지나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소멸 수순을 밟는 듯했다.

그러나 사우델의 잔재 소용돌이는 홍콩 방향을 거쳐 다시 중국 남부 해상으로 빠져나왔다.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몸집을 키운 사우델은 전날 오전 3시를 기해 강도 1의 태풍으로 재발달했다.

내륙 상륙 이후 약화한 태풍이 바다에서 다시 세력을 키워 태풍 지위를 회복한 이례적인 사례다. 지난달 19일 발생한 사우델은 보름 넘게 활동을 이어가며 중국과 대만에 또다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델’은 미크로네시아가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 속 추장의 호위병을 뜻한다.

부활하자 진로도 ‘유턴’…대만 서부 향해 북동진

재발달한 사우델은 기존 이동 방향까지 급격히 바꿨다. 중국 남부 해상에서 몸집을 키운 뒤 유턴하듯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만 서부를 향하고 있다.

2일 오전 3시 기준 중국 산터우 남쪽 약 220㎞ 해상에서 북동진 중인 제18호 태풍 ‘사우델’을 표현한 AI 이미지.
2일 오전 3시 기준 중국 산터우 남쪽 약 220㎞ 해상에서 북동진 중인 제18호 태풍 ‘사우델’을 표현한 AI 이미지.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우델은 이날 오전 3시 기준 중국 산터우 남쪽 약 220㎞ 부근 해상에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1m다. 강풍반경은 280㎞이며 강도는 ‘1’ 수준이다.

사우델은 이날 오후 3시 중국 산터우 남남동쪽 약 18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오전 3시에는 산터우 남동쪽 약 140㎞,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산터우 남동쪽 약 90㎞ 부근 해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현재 기상청이 제시한 예상 경로에 한반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우델은 중국 남부와 대만 서부 사이 해상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차례 소멸 단계에 들어갔다가 재발달하고 이동 방향까지 크게 바꾼 만큼 향후 발표되는 진로와 세력 변화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24호 태풍 ‘크로반’도 북상…한국 주변 해상 ‘촉각’

제 24호 태풍 크로반(KROVANH) 2026년 09월 02일 04시 00분 발표 / 기상청
제 24호 태풍 크로반(KROVANH) 2026년 09월 02일 04시 00분 발표 / 기상청

사우델이 부활한 가운데 제24호 태풍 ‘크로반’도 전날 오전 9시 발생해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크로반은 2일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600㎞ 부근 해상에서 북진 중이다. 중심기압은 996hPa, 최대풍속은 초속 20m이며 강풍반경은 240㎞다. 강도는 ‘1’ 수준이다.

크로반은 이날 오후 3시 오키나와 남동쪽 약 540㎞ 부근 해상에 다다른 뒤 3일 오전 3시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380㎞,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오키나와 동쪽 약 22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이동 속도를 늦춘 채 주말 사이 일본 규슈 남쪽 해상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주말쯤 우리나라 태풍 감시구역 경계를 지날 것으로 예상돼 해상을 중심으로 거센 풍랑이 일 가능성이 있다.

태풍 주변에서 불어오는 동풍도 변수다. 동풍의 영향으로 동해안에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크로반의 구체적인 진로와 세력을 살펴야 한다. 현재까지 올해 발생한 태풍 가운데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은 없지만, 크로반은 주변 해상과 동해안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크로반’은 캄보디아가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를 뜻한다.

8월 태풍 10개, 60년 만에 최다…가을 태풍 경계해야

하늘에 뚫린 구멍 / 뉴스1
하늘에 뚫린 구멍 / 뉴스1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태평양 해역 수온 등의 영향으로 태풍이 유독 많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 8월에는 평균 5.6개의 태풍이 발생하지만 올해 8월에는 10개가 만들어졌다. 6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태풍 발생 횟수와 강도가 예년을 크게 웃돌고 있지만 아직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은 없다. 전문가들은 태풍이 북상하는 시기에 한반도를 덮은 이중 열돔이 북상을 막으면서 태풍의 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수축하면 태풍이 지나는 길도 달라진다. 태풍이 이동할 통로와 세력을 키울 해양 에너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강력한 가을 태풍이 국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순서대로 제24호 ‘크로반’, 제25호 ‘두쥐안’, 제26호 ‘수리개’, 제27호 ‘초이완’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당장 2일에는 충청권 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겠다. 일부 지역에는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튜브, 설기의 포효효

소나기 예상 강수량은 대전·세종·충남 남동부와 충북, 전북, 광주·전남이 5~40㎜다. 대구·경북은 5~60㎜, 부산·울산·경남과 제주도는 5~50㎜가 예상된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쏟아질 수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며 무더위도 이어진다. 낮 최고기온은 25~32도로 예보됐으며 남부지방 일부에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다.

서해상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 사우델의 이례적인 재발달과 크로반의 북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육상 기상뿐 아니라 해상 안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