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아니다...국민의힘이 장관 지명 '철회 0순위'로 꼽은 후보자

작성일

검찰개혁 주도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지명의 속내는?
이재명 공소취소 주장자의 장관 지명, 야권 반발 이유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을 지명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형사사법 개혁과 이 대통령 관련 재판 문제로 동시에 쏠리고 있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국회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주도해온 인물인 데다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필요성을 주장해온 의원 모임에도 참여해 왔다는 점에서 야권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57세로 경기 수원 출신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28기를 수료했다. 군법무관으로 복무한 뒤 전주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 판사를 지냈으며, 2009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 인권위원장과 대통령 정무수석실 행정관 등을 거쳐 정치권에 들어왔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경기 수원갑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으며 22대 국회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국회에 들어온 뒤에는 법률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지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쳤다. 특히 민주당 내 검찰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처럼회'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며 검찰개혁 입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 역시 검찰개혁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을 비롯한 형사사법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수장이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검찰이 직접 수사에 관여하는 범위를 줄이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특히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방향의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보완수사권이란 경찰이 수사를 마친 사건에 대해 검사가 추가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김 후보자는 이 권한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와 시정조치 요구, 재수사 요구 등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는 방향의 법 개정을 추진했다. 검찰과 야권에서는 경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이를 바로잡을 장치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김 후보자는 검찰과 경찰의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 형사사법 개혁의 핵심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른 후속 제도 정비와 함께 검찰 조직 개편이 주요 현안이다.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 업무를 맡는 공소청 출범을 준비하고, 중대범죄수사청 등 새로운 수사기관과 경찰·법원 사이의 업무 체계를 정착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한동훈 의원과 악수하는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한동훈 의원과 악수하는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특히 수사기관이 여러 곳으로 나뉘는 과정에서 사건 기록과 증거를 어떻게 관리할지, 경찰 수사의 미흡한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 수사 지연이나 피해자 보호 공백을 어떻게 막을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검찰개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장 큰 쟁점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필요성을 주장해온 의원 모임인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 의원 모임'의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이 모임은 이 대통령 사건의 기소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면서 공소 취소를 요구해왔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활동을 해온 만큼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자 야권으로부터 '대통령 재판을 없애기 위한 인사'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이번 개각의 '지명 철회 0순위'로 지목했다. 김 후보자가 공소취소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관련 특검 추진에도 관여했다는 점을 근거로, 대통령 본인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사법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한 것이 결국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탄용 개각'이라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야권이 김 후보자의 과거 활동을 정치적으로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를 '대장동 변호인'으로 규정하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2015년 남욱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당시 소속 법무법인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비리 본안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며, 사건 초기 한 차례 접견과 법률상담을 한 뒤 2015년 7월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비리 본안 사건의 수사와 재판은 2021년부터 진행됐다는 게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대장동 본안 사건 변호인'이라는 표현은 김 후보자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는 사안이다.

김 후보자 본인도 논란이 커지는 상황을 의식한 모습이다. 지명 직후에는 70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바뀌는 시점인 만큼 새로운 제도를 국민에게 신뢰받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데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공소취소 논란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세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에게는 과거 정치활동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대전 수해 당시 사진 논란이다. 당시 최강욱 전 열린민주당 대표가 공개한 사진에는 황운하 당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이재정·김남국·김승원·김용민 의원 등이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뒤편의 TV 화면에는 대전 지역의 집중호우와 침수 피해를 전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황운하 의원의 지역구가 대전 중구였던 만큼 당시 사진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다만 당시 사진 속 다른 의원들이 수해 상황을 알고 웃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황 의원은 의원 모임에 참석한 것이며 TV에서 수해 뉴스가 나오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후 수해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사진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사과했다. 김 후보자 역시 당시 사진에 함께 등장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같은 과거 행적과 함께 김 후보자의 검찰개혁 구상도 집중적으로 검증될 전망이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특히 공소취소 문제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과 대통령 사건의 이해충돌 여부라는 민감한 문제와 맞물려 있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이미 제기한 공소를 철회하는 절차를 의미하는 만큼, 실제로 어떤 요건과 절차를 거쳐 가능한지, 특정 사건에 적용할 경우 법률상 문제가 없는지 등이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자에게는 검찰개혁을 실제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놓여 있다. 검찰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경찰과 새로운 수사기관의 수사 역량을 어떻게 보완할지, 기관 간 책임 소재를 어떻게 명확하게 할지가 관건이다.

김 후보자의 장관 지명은 단순히 한 명의 정치인을 정부 부처 수장으로 옮기는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해온 판사 출신 정치인이 실제로 법무부를 이끌게 될 경우 이재명 정부의 형사사법 개편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온 인물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점은 야권의 정치적 공세를 피하기 어려운 요소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과 활동에 대해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그리고 법무부 장관이 된 이후 대통령 관련 사건을 포함한 개별 사건에 대해 어떤 원칙을 제시할지가 향후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