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440만원 받을 때 여성 285만원…아직도 '성별' 따라 차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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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임금' 일자리에서 남녀 불균형 심화
한국 남성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여성보다 약 155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약 65% 수준이었으며, 월 3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를 토대로 국내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다. 통계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2024년 기준 1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 439만8000원, 여성 28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월급 액수만 놓고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매달 평균 154만7000원을 더 받은 셈이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을 100으로 놓으면 남성은 약 154% 수준이다.
월평균 임금은 특정 근로자 한 명이 실제로 받는 급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조건에 속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평균 낸 값이다. 따라서 이 수치만으로 동일한 직무와 직급에 있는 남성과 여성이 같은 조건에서 서로 다른 임금을 받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직종과 직급, 근속기간, 근로시간, 고용형태, 사업체 규모, 산업 등의 차이가 평균 임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체 노동시장에서 남녀의 임금 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이번 통계에서 확인됐다.
임금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월 임금 수준을 비교한 결과 월 300만원 미만을 받는 여성의 비율은 57.1%로 집계됐다. 여성 임금근로자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이 월 3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남성은 같은 기준에서 25.1%였다. 여성과 비교하면 월 300만원 미만 임금근로자의 비중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구간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월 500만원 이상을 받는 남성 근로자는 37.2%였지만 여성은 14.5%에 그쳤다. 월 500만원 이상 임금근로자 비중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크게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전체 평균 임금뿐 아니라 임금 분포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균값 하나만 비교했을 때보다 실제 근로자들이 어느 정도의 임금 구간에 분포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업종에 따라서도 남녀 임금 격차의 정도가 크게 달랐다.
성별 월평균 임금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난 업종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이 업종의 남성 월평균 임금은 506만원, 여성은 273만원으로 집계됐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약 54% 수준이었다. 월급 액수로 계산하면 남녀 간 평균 임금 차이는 233만원이다.
다만 이 수치를 두고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같은 일을 하는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506만원과 273만원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업종별 평균임금에는 어떤 직무를 맡고 있는지, 관리직과 일반직 가운데 어느 쪽에 종사하는지, 근로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반영된다.
특히 하나의 산업 안에도 다양한 직업과 직급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산업 전체의 남녀 평균임금만으로 개별 근로자의 임금 결정 구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성별 임금 차이가 가장 작은 업종은 운수·창고업이었다.
이 업종에서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93.3%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에서 나타난 성별 임금 격차와 비교하면 남녀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편이다.
남녀 모두 월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업종은 금융·보험업이었다.
금융·보험업의 남성 월평균 임금은 810만5000원, 여성은 627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7.4% 수준이었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만 놓고 보면 금융·보험업은 조사된 업종 가운데 높은 수준이지만, 같은 업종 안에서도 남녀 간 평균 임금 차이는 존재했다.
이처럼 산업별로 남녀 임금 격차의 크기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노동시장에서 어떤 직종과 직급에 남성과 여성이 각각 많이 분포하는지와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성별 임금 격차를 살펴볼 때는 전체 평균뿐 아니라 산업별·직종별 분포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였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0.1%로,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가 OECD 평균의 약 2.9배에 해당했다.
여기서 성별 임금 격차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 수준을 비교해 나타낸 지표다. 국가별 노동시장 구조와 임금 산정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 비교에서는 같은 기준의 통계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했을 때 성별 임금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면서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를 줄이는 것이 양성평등 정책의 주요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평균임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넘어 저임금과 고임금 구간에 속한 근로자의 비율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월 300만원 미만 구간에서는 여성 비중이 남성보다 높았고, 월 500만원 이상 구간에서는 남성 비중이 여성보다 높았다. 이는 노동시장 내 임금 분포를 살펴볼 때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난다는 의미다.

성별 임금 격차를 해석할 때는 통계가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남성의 월평균 임금이 여성보다 높다는 사실 자체는 통계로 확인되지만, 그 차이가 모두 동일한 업무에서 발생한 임금 차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같은 산업에 근무하더라도 남녀가 맡는 직무가 다를 수 있고, 직급이나 근속연수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주당 근로시간이나 초과근무 여부,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 역시 월평균 임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통계는 국내 노동시장에서 남성과 여성의 평균적인 임금 수준과 임금 분포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이 어느 정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려면 직종·직급·근로시간·고용형태 등을 통제한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성별 임금 격차를 포함한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