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릭, AI 코딩은 기계 속도인데 인프라 관리는 수동…시드 289억원으로 해법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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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쿼이아 인큐베이팅 엠피릭, 시드 289억원 유치해 독립 출범
장애 예측하는 AI 인프라 에이전트로 데브옵스 병목 해소 나서

엠피릭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엠피릭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이 인큐베이팅한 스타트업 엠피릭(Empirik)이 시드 투자 2,100만달러(약 289억원, 1달러 1,374원 기준)를 유치하며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투자에는 세쿼이아캐피털, S32, 카나피벤처스(Canapi Ventures), 알럼나이벤처스(Alumni Ventures)가 참여했다. 엠피릭은 9월 2일(현지시각)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나며 “업계 최초의 인프라 변경 관리용 AI 에이전트”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회사는 인프라에 변화가 생기기 전에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해 장애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고경영자는 카르틱 찬드라야나(Kartik Chandrayana)가 맡고 있다.

세쿼이아 임원 두 명이 시작한 아이디어

엠피릭은 세쿼이아캐피털 내부 인력이 직접 만든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공동창업자 아본 푸리(Avon Puri)는 2020년 세쿼이아캐피털 최고디지털정보책임자(CDIO)로 합류하기 전 10년 넘게 루브릭(Rubrik)과 VMware에서 인프라 부문을 이끌었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수디어 두르자티(Sudheer Dhurjati) 역시 세쿼이아캐피털 소속 기술 리더다.

두 사람은 3년 전 대형언어모델(LLM)이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할 무렵, AI가 장애 발생 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에 예측하는 방식으로 인프라 엔지니어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구상이 시스템 변경을 추적하고 전체 인프라에 미칠 파급 효과를 추론하는 제품으로 이어졌다. 세쿼이아캐피털은 2023년 이 프로젝트를 사내 인큐베이팅 형태로 시작했고, 올해 초 퀀텀메트릭(Quantum Metric)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세일즈포스(Salesforce) 옵저버빌리티 부문 부사장(VP)을 지낸 찬드라야나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찬드라야나는 세일즈포스에서 30개 이상의 인프라 제품을 운영한 경험도 갖고 있다.

세쿼이아캐피털 파트너 보고밀 발칸스키(Bogomil Balkansky)는 “시스템을 계속 가동시키는 데는 늘 많은 돈이 들어갔다”며 기존 옵저버빌리티(observability, 시스템 관찰·모니터링) 도구 대부분이 복잡한 시스템 간 의존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엠피릭이 거대한 환경 전반의 변경 사항을 추적하는 데 특화된 초기 도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행 전에 결과를 계산한다”…인프라 컴파일러의 작동 방식 / AI 생성 이미지
“실행 전에 결과를 계산한다”…인프라 컴파일러의 작동 방식 / AI 생성 이미지

“실행 전에 결과를 계산한다”…인프라 컴파일러의 작동 방식

엠피릭 플랫폼은 두 가지 아키텍처 개념을 축으로 한다. 첫째, 변경 이벤트(change event)를 실행 전 핵심 신호로 다뤄 문제가 터진 뒤 관찰하는 게 아니라 변경이 적용되기 전에 그 영향을 먼저 평가한다. 둘째, 회사가 자체적으로 “인프라 컴파일러”라 부르는 기술로 온프레미스(자체 서버)와 퍼블릭 클라우드, SaaS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아우르는 실시간 운영 모델을 구축한다. IAM 정책, 접근제어목록(ACL), 라우팅 테이블 같은 가상 인프라 요소까지 1급 인프라 객체로 취급해 하나의 변경이 다른 구성요소에 미칠 관계와 의존성을 지도화한다.

엔지니어나 AI 에이전트가 풀 리퀘스트, 티켓, 파이프라인에서 어떤 조치를 시작하면 엠피릭은 그 의도를 원천에서 포착하고, 실제 운영 환경에 그 변경을 투영해 배포 전에 정확한 영향을 계산한다.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인프라 그래프와 통제된 실행 워크플로를 결합해 팀이 리스크를 평가하고 안전하지 않은 변경을 차단할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발칸스키는 엠피릭을 자율적인 “교통경찰(traffic cop)”에 비유했다. 위험도가 낮은 변경은 통과시키고, 규모가 큰 변경에는 가드레일을 설정하며, 가장 위험한 업데이트는 사람의 검토로 넘긴다는 것이다. 찬드라야나는 “세일즈포스에서 인프라를 운영하며 팀들이 늘 속도와 안정성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며 “AI 코딩 에이전트가 기계 속도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지금, 자율 소프트웨어를 수동 관리 인프라 위에 올려두고 시스템이 버텨줄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트헬스 등 포춘 500대 기업이 이미 도입

엠피릭은 올해 출시 이후 스타트업부터 포춘 500대 기업까지 다양한 고객을 확보했다. 소스별로 언급된 고객사에는 가디언트헬스(Guardant Health), 아바히시스템즈(Avahi Systems), TCB페이(TCBPay), S&P글로벌(S&P Global)이 포함되며, 포춘 50대 소비재(CPG) 기업과 포춘 500대 금융데이터서비스 기업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칸스키는 경쟁 구도에 대해 엠피릭이 현재로선 독자적인 카테고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리솔브(Resolve)나 세쿼이아캐피털이 투자한 트래버설(Traversal) 같은 AI 기반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SRE) 플랫폼과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계층으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엠피릭은 변경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 그 하류 영향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경쟁 도구들은 주로 장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차이가 있다.

AI 코딩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프라 운영

이번 투자와 출시의 배경에는 AI 코딩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 생산 속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현실이 있다. 반면 인프라 운영은 여전히 수동이고 반응적이며, 사람이 속도를 맞추는 변경 검토 위원회와 티켓 대기열에 의존한다. 기계가 전례 없는 속도로 코드를 만들어내는 사이 수동 인프라 거버넌스가 병목으로 작용하고, 심각한 프로덕션 장애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 엠피릭 측 진단이다.

찬드라야나는 “속도와 안정성은 늘 전쟁 중이었지만, 이제 그 역학이 무너지고 있다”며 “코딩 에이전트는 기계 속도로 배포되지만 인프라는 여전히 사람 속도의 수동 검토로 통제된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자율 인프라 엔지니어를 만들기로 했다. 의도를 포착하고, 파급 범위를 계산하며, 변경이 자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지 아니면 사람의 검토가 필요한지 안전하게 판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발칸스키는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대체하며 속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지금, 서비스 티켓과 사람의 승인에 기반한 낡은 변경 관리 방식은 낙후될 것”이라며 “엠피릭은 기계 속도에 맞춘 변경 관리의 새로운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찬드라야나는 “에이전트형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해낸 일을, 엠피릭은 인프라 엔지니어링에서 해내려 한다”며 커서(Cursor)와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개발자 생산성에 가져온 변화를 인프라 엔지니어에게도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다만 엠피릭이 자율적으로 프로덕션 환경을 변경하도록 기업들이 얼마나 신뢰를 보낼지, 통제·감사 체계를 어떻게 증명해 보일지는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